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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모빌리티 - 탈것의 혁신에서 공간의 혁명으로
차두원.이슬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2년 6월
평점 :
또 책 하나 강력 추천한다.
오늘의 책은 포스트 모빌리티. 전기차에 투자하거나 UAM 등 탈것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 그동안 전기차 부분과 테슬라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멀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EV 분야에 대한 지식이 정말 미미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아직도 앞으로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 음... 읽어야 할 책들이 정말 많은데 이 책도 두고두고 계속해서 읽어야 할 것 같다.
최근 들어서 '탈 것'을 주제로 책들이 조금씩 출판되고 있는데 일부는 나도 읽은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좀 차원이 많이 다르다. 생각보다 진짜 깊이 들어가고 정말 넓게 다룬다. 읽으면서 놀랐다. 제목이 포스트 모빌리티라서 정확히 뭘 얼마나 다루는지 감이 안 오실 수도 있는데 말 그대로 전부 다 다룬다. 자율주행부터 UAM, 로봇산업, 커넥티드카 등등 작은 부분까지 정말 놓치지 않고 다 다룬 것 같다. 나 역시 미국 주식을 하면서 공부 차원에서 여러 EV 또는 라이다 관련된 기업의 주식을 1,2주씩 사고팔아 봤는데 그 과정에서 잠깐이나마 해당 주식들에 대해 애착을 갖고 관심을 가지며 지켜보았다(대부분 실패했지만).
테슬라같이 거대한 기업에 대한 정보도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끝이 없는데 작은 스몰캡 기업들은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들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찾기 어려웠다. 아니 그냥 해당 부문에 대한 공부만이라도 뭘 참고하면서 할 수 있었으면 했는데 그러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이 책을 통해 그런 갈증을 많이 채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다시 강조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 더 깊이 있게 주제들을 다룬다. 일부 파트의 경우 관심이 없다면 살짝 지루할 수는 있겠으나 결코 다루는 내용이 얄팍하지는 않다.
이 책은 두 명의 저자가 같이 썼는데 차두원 님은 아주대학교 산업공학과에서 자동차 인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인간공학 기술사로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업무를 경험했다. 과학기술유공 표창, 과학기술발전 공로 국회 사무총장상 등을 수상했다. <이동의 미래>, <잡 킬러> 등의 책을 집필한 바 있다.
이슬아 님은 한양대학교에서 경제금융을 공부한 뒤, 미국 럿거스대학교에서 교통 및 토지이용 전공으로 도시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남가주대학교에서 도시계획 및 발전학을 공부 중이다. 2020년 럿거스대학교에서 모텐슨 부어히그 교통 전공 최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게 단순히 외신 뉴스를 열심히 참고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대학에서 수업을 열심히 듣는다고 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는데 해당 기술에 대해 깊이 이해도 하는 동시에 관련된 분야의 기업들에 대해 평소에 어느 정도 지식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최신 정보와 산업 동향, 기술에 대한 이해가 모두 바탕이 되어야만 쓸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제1장의 제목은 '탈것의 혁신에서 공간의 혁명 시대로'이다. '포스트 모빌리티'라는 이 책의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장이다. 머릿속에서 떠올릴 수 있는 같이 모빌리티 산업 전체의 현황을 훑고 이 분야가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큰 그림을 한 번 그려보는 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면서 머나먼 미래의 얘기를 하겠거니 생각하면 오산이다. 오히려 첫 번째 장부터 개별 기업에 대한 디테일한 현황과 계획까지 파고 들어서 다소 놀랐다. 1장인데 내가 잘 모르는 기업이나 기술은 둘째치고 아예 처음 들어본 용어나 기업 이름도 흔히 보였다. 내 생각보다 모빌리티 기술이 깊이 있고 그 범주도 상당히 넒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모든 디바이스가 안전하게 공존하며 이동할 수 있는 진화하는 도로라든지 스마트시티로 집결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같은 내용은 처음 보는 것들이었다. 보통 처음 읽는 부분에 대해서는 흥미를 갖고 열심히 살피는 편인데 내용이 그렇게 쉽고 캐쥬얼하지는 않았다. 사실 굉장히 광범위한 내용의 주제라서 몇 페이지로 축약하는 게 오히려 더 어려웠을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내용을 중심으로 잘 녹여낸 것 같아서 만족스러웠다. 새로운 개념에 대해 이해를 높일 수 있어 좋았다.

제2장은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모빌리티 기업들'이다. 2장의 내용은 아주아주 축약하고 축약하면 UAM, 로봇, 에너지로 정의된다. UAM은 나도 기존에 책을 몇 권 읽어서 좀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다른 책들보다 한 꺼풀 더 들어갔다. 사실 이 책의 주된 수요층이 '탈 것'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일 텐데 가볍게 공부하는 수준보다는 조금 더 파고들었다. 우리나라 UAM 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나마 가능할 수 있었다.
다음은 로봇이다. 로봇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관심이 많다. 테슬라도 휴머노이드 로봇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고 현대자동차도 최근에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했으니까. 아무래도 기업을 중심으로 설명하면 나도 알아듣기가 훨씬 수월하다. 물론 아는 기업일 때 얘기긴 하지만. 로봇 산업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그에 대해 리뷰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도 거론한다.
흥미로웠던 부분은 역시 수소에너지다. 일론 머스크가 수소에 대해서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고 나 역시 수소에너지에 대해서는 매우 회의적이다. 이게 상용화되려면 정말 한참 걸릴 것 같다. 그 와중에 중국이 수소연료전지차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중국 기업에는 더 이상 투자할 생각이 아니라서 관심이 없어 그랬는지... 아무튼 여전히 수소에너지에 대해 비관적이지만 그래도 재미있는 사실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제3장과 제4장은 둘 다 자율주행에 관련된 부분이다. 사실 1장과 2장은 다소 생소한 얘기들이 많이 나왔지만 자율주행은 나도 열심히 공부를 계속하고 있었기에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자율주행의 레벨이라든지 하는 부분은 이미 외우다시피 하고 있었다.
그래도 여기서 새로 배운 부분도 많았는데 국가/시장 별로 자율주행을 대하는 태도가 다른 부분이 국가별 법률관계로 인한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걸 설명해야 하니 국가별로 레벨 3를 보험과 관련하여 법률적으로 담아내는 데 있어 그 차이도 정리를 해서 부여 주었다. 또 그걸 기반으로 개발을 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계획에 대해서도 보여주고. 재미있었다.

제4장은 자율주행과 관련된 연관 기술을 설명하는 장인데 여기서는 라이다에 꽂혔다. 전에도 라이다에 꽂혀서 루미나에 투자했었다. 루미나를 중심으로 라이다 시장이 정리될 줄 알았다. 여전히 루미나는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어쨌든 주가 면에서는 그렇게 재미를 못 봤다. 나머지 벨로다인이나 모빌아이도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안다.
사실 라이다가 자율주행의 필수적인 부품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이 많았는데 책을 읽으며 생각이 많아졌다. 테슬라가 라이다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비용 문제도 있지만 인간과 마찬가지로 시각적인 정보에만 의존하고자 한다는 부분도 흥미로운 동시에 이걸 이제야 알았다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5장은 '제2의 혁명을 준비하는 전기차'가 제목이다. 여기서는 제일 먼저 테슬라의 메가캐스팅이 눈에 들어왔다. 내가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내가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도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나 역시 엔지니어 친구들이 많다. 기본적으로 금형은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상대적으로 자동차보다 훨씬 작은 물건을 만들어내는데 금형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테슬라 같이 커다란 차를 메가캐스팅을 통해 큰 틀로 찍어내는 거 보면 신기하다. 중국의 니오, 샤오펑도 이런 식으로 다이캐스팅 프레스를 활용하겠다고 하는데 지켜볼 일이다.
그리고 다이슨. 다이슨이 7억 달러 투자하고 500명 넘는 인원 투입했다가 전기차 개발을 포기한 것도 처음 알았다. 그의 책에 이런 내용 다 나와 있다고 하는데 고민하다 안 읽어서 그런 사실이 있었던걸 몰랐다.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들로 인하여 포기했겠지만 노력 하나만큼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뒤이어 중국의 니오, 샤오평, 리오토 등 중국의 EV 업체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얼마 전에도 애플에서 기술유출을 시도하다 발각된 사건이 있었다. 중국은 지금 물불 안 가리는 것 같다. 배터리 업체 CATL도 있으니 단기간에 빠른 속도로 발전할 수 있으리라 본다. 근데 니오는 왜 내가 보유하고 있었을 때는 그렇게 주가가 지지부진했나...
6장은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에 대해 논하는 장인데 그 양이 다른 장에 비해 매우 작다. 여기서는 컴퓨터나 다름없는 자동차. 그리고 제일 관심을 가지고 본 부분은 운영체제 전쟁에 대한 부분이다. 서로 너도나도 독자적인 OS를 먹으려고 싸우고 있는데 글쎄 이게 될까 모르겠다. 테슬라가 나서서 독자적으로 OS를 빨리 내놓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IOS와 안드로이드로 그냥 양분되고 나머지 오토 메이커들이 내놓은 OS는 그냥 다 폭망할것 같은데. 물론 책에는 이런 얘기까지는 나와있지 않다. OS에 대한 부분은 아주아주 중요한 부분이니 계속해서 지켜봐야 될 것 같다.
마지막 제7장은 우리나라 모빌리티 산업의 현황과 주안점이다. 국내 기업은 자율주행이라든지 모빌리티 산업에 그렇게 관여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전 세계 순위권에 현대, 기아 자동차가 포진해 있는데 그럴 리가 있나. 현대, 기아차를 필두로 다양한 관련 시업들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걸 다양한 자료로 보고 있으니 신기했다. 우리나라도 모빌리티 산업에서 적어도 변방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이나 커넥티드 카 관련 시장은 생각만큼 발달하지는 않았다. 이게 사실 진짜 돈이 되는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아쉽군. 이어 각 기업들의 조직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주었다. 사실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조직 정비도 시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애플, 토요타, 포드 등 기업들의 생존을 위한 적응기 부분도 재미가 있었다.
오늘은 이렇게 '포스트 모빌리티'를 리뷰해 보았다.
아 이게 공부를 하면 할수록 새로운 게 계속 나온다. 역시 세상에 쉬운 게 없다. 책의 내용이 상당히 방대했고 전문적인 부분도 다루고 있어 지루하기도 했지만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테슬라와 관련된 내용은 작은 부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썼다. 테슬라라는 뛰어난 선두 업체가 여전히 미친 듯이 연구개발을 해나가고 있고, 그걸 뒤집겠다고 수많은 기업들이 테슬라에 도전하고 있다.
테슬라라는 기업이 여기까지 온 것도 대단하지만 그 목표는 단순히 여기까지 오는 데서 멈추지 않고 산업 전체를 송두리째 흔드는 데 있다. 아직 테슬라가 영원할지 기존 완성차 제조사들이 다시 시장을 주도할지, 전혀 다른 제3의 기업이 선두를 가져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을 통해 다양한 기업에 대해 공부하고 또 그 기업들의 현황과 주가를 꾸준히 추적하며 새로운 미래를 그려보는 데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전기차에 투자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마지막으로 25,000원이라는 가격이 조금 부담스러우실 수도 있겠지만 분량도 그렇고 책에 사용된 종이와 사진의 퀄리티도 굉장히 뛰어나다. 제대로 읽고 공부하실 분이라면 이 정도 책값은 아끼지 말고 투자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만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