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
박원갑 지음 / 메이트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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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서적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부족한 것 같고 더 찾게 되어 이번에는 박원갑 박사님의 신작을 읽었다.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 박원갑 님은 이미 국내 언론에 인터뷰도 많이 하시고 여러 군데서 강연도 하시는 편이기 때문에 꽤나 유명하다. 신문기사에 부동산 전문가로 인터뷰한 내용이 상당히 자주 실리는 편이다. 지금은 국민은행 WM 스타 자문단에 부동산수석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가로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라 할 수 있다.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나와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부동산학 석사, 강원대 부동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책 자문 위원이다. 저서가 몇 권 있는데 나는 그중에서도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을 읽었다. 안타깝게도 잘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사서 읽었던 건 아니고 수지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다.

 


참고로 이 책은 부동산 책인 동시에 트렌드를 다루는 책이다. 특정 유망한 단지를 찍어주는 책이 아닌 것이다. 그보다는 왜 사람들이 부동산에 열광하고 왜 가격이 오르는지 트렌드, 사회적인 측면에서 같이 고민하고 생각해 보는 차원의 책이라 할 수 있다. 서두에 이 얘기를 하지 않으면 가격이 상승할 것 같은 단지를 족집게처럼 찍어주는 것으로 오해할까 봐 미리 말해 둔다.

 

아마 내 기억에 전작인 <박원갑의 부동산 투자 원칙>도 그런 자극적인 내용이 없었기에 조금 기억이 흐릿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책은 기본적으로 부동산과 관련된 기술이나 오랜 경력에서 나오는 노하우를 공유한다기보다는 전체적인 트렌드를 같이 읽어보고 생각을 나누는 식이라고 보면 된다.

 

책은 총 6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파트의 제목은 '우리는 왜 부동산으로 울고 웃는가'이다. 당연히 집이 중요해진 최근의 시대상을 그려내고 있다. 폭등한 집값. 그리고 그중에서도 아파트만이 선호되는 세상. 부동산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뿌리 깊이 자리 잡았다.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대한민국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금융자산에 대한 의존도는 매우 낮은 반면, 부동산. 특히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단기간 내에 폭발적으로 급등했다. 저자는 그 원인 중의 하나로 여권 신장과 편리함 등을 내세우는데 많은 면에서 공감이 된다. 한국의 아파트 사랑은 이제 월드클래스 수준이다. 대통령 5년의 임기 동안 부동산 규제책을 20번이 넘게 내놓고, LTV를 단 한 채만 그것도 15억 미만에 한하여 40%. 월드클래스 규제라는 말 외에는 설명을 할 수 없을 것 같다.

 

Part2의 제목은 '달라진 시대, 달라진 부동산 시장 풍경'이다. 부동산 풍경도 마찬가지로 '아파트'. 이 세 글자로 정리된다. 아파트를 다들 너무 선호하니까. 아파트를 사이에 두고 무주택자, 1주택자, 다주택자가 각자의 포지션에 따라 서로 화를 내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는 이 현상에 대해 전문가의 시각에서 리뷰를 했다. 부동산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빚어내는 분노 사회는 언제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그리고 해결책은 없는지에 대해 고민해 본다.

 

강남 아파트의 가격을 계속 오르고 올라 그야말로 넘사벽이 되어 버렸다. 책에서 경제적 해자( Economic Moat)를 설명하는데 주식에서 주로 쓰는 표현이다. 경제적 해자를 가지고 있어 유사 기업이 뛰어들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지켜낼 수 있는 기업. 그런데 어마어마한 가격으로 강남 아파트는 경제적 해자를 갖게 되었다.

 


해자는 그야말로 못인데 마침 저자는 방배동 옆으로 지나가는 8차선 동작대교가 마치 못 역할을 해서 접근을 차단시키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 동작대교 길 건너 사당동에 사는 나로서는 완전 와닿았다. 옆그레이드였던 강남 집값이 어느덧 넘사벽이 되어 버렸으니. 이건 차원이 다른 수준이 되어 버렸다.



또 재미있는 부분은 전세의 빠른 월세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했다. 부쩍 늘어나고 있는 준월세. 내가 생각해도 월세는 늘고 전세는 줄어들 것 같다. 일단 전세라는 것이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이고, 전세 대출 등에 대한 규제 문제도 불거지고 있어 오래 다지는 못할 것 같다. 저자는 월세로 임대를 주기 쉬운 아파트에 투자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데 그건 대개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를 의미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역세권 소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더 커질 것 같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수요가 높은 아파트에 투자하는 편이 좋겠다. 아... 근데 나는 역에서 좀 멀더라도 넓은 새 집에 살고 싶은데.. 쩝.

 

세 번째 파트는 '부동산 시장의 거친 변화에 우리 삶도 조마조마'이다. 여기서 부동산 매매의 타이밍이나 시장에 대해 설명을 한다. 첫 번째 주제의 제목은 '누구나 전문 딜러처럼 타이밍을 재면서 살아야 하는 운명'으로 되어 있지만 이건 조금 과장된 것 같고. 당연한 얘기지만 부동산의 경우 환금성이 높다고 한들 거래비용도 크고 거래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도 상당히 받기 때문에 주식처럼 매매 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질 않는다.

 

이게 부동산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이른바 영끌해서 집을 사고 난 뒤, 시세가 하락하는 모습에 밤새 잠도 못 자고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하는 차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이 책은 정석적이고 안정적인 투자에 대해 조언을 해주고 있어 과도한 레버리지의 사용이나 무리한 투자는 지양하도록 한다. 이 정도 수준이 좋은 것 같다. 특히 지금처럼 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고 본다.



네 번째 파트는 MZ 세대에 대한 설명이다. 의외로 MZ 세대가 부동산 투자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20대 때부터 부동산으로 스터디를 구성해서 열심히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랐다. 임장 스터디도 기차 타고 강원도 구석구석부터 30억이 넘는 반포동까지 선입견을 갖지 않고 정말 호기심과 열정으로 똘똘 뭉쳐 열심히 보러 다닌다. MZ 세대는 이처럼 매사에 적극적이다. 그리고 투자에 있어서도 그 성향을 숨기지 않는다. 지난번에는 부동산 개발에 대한 강의를 들으러 갔는데 옆자리 여성분이 20대 후반쯤 되었을까? 한 달에 토지에 대한 이자로 1500만 원 정도 지출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 대출도 잘 활용하는 MZ 세대다.

 

장점도 있다. 일단 MZ 세대는 온라인과 어플 사용에 밝으니 투자에 있어서도 정보에 밝다. 물론, 아직도 어려운 권리 분석 관계 때문에 원룸 보증금을 날리는 일이 왕왕 발생하는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시세를 제대로 알고 계약하기에 그런 부분에서는 사기를 당하거나 덤탱이를 쓴다거나 하는 일이 잘 없는 것 같다.

 

시골 땅 지분투자 권유도 마찬가지. 이런 사기에 MZ 세대가 걸려들었다는 얘기는 나 역시 못 들어봤다. MZ 세대는 농어촌에서 농사짓는 것을 보면서 큰 사람들이 매우 적다. 그런 부분에서 전원주택을 동경하지도 않고. 또 그래서 더더욱 아파트를 선호한다고 생각된다. 젊은 친구들 중에도 취향이 갈리기는 하지만 기성세대에 비하면 낡고 오래된 재건축 아파트에 실거주하면서 몸 테크를 하겠다는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이 적은 것 같다.



다섯 번째 파트는 뉴노멀 시대의 생존법에 대한 이야기다. 개인적으로 여기도 배울 점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상가에 대한 관심을 떨칠 수가 없었는데 저자는 상가의 전망에 대해 매우 어둡게 보고 있다. 사실 그동안 나 역시 같은 생각이기는 했는데 그래도 저렴하게 매수할 수만 있다면 괜찮지 않을까 했었다. 경매 등을 통해 싸게만 받아올 수 있다면 시세 차익과 월세 수익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을 테니.

 

그런데 역시나 상가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프라인 상가의 수요는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 수요가 늘어나는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마음 편한 투자를 지향하는 내 성격과는 맞지 않는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가에 대해서도 계속 눈여겨보겠다만 저자의 이야기는 틀린 게 없다.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

 

마지막 여섯 번째 파트는 슬기로운 부동산 해법 찾기인데 내가 여기서 느낀 결론은 자극적인 이야기에 흔들리지 말라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부동산 기사나 유튜브에 익숙해지면 오르면 오른다고 호들갑, 내리면 내린다고 호들갑. 오를 때건 내릴 때건, 그리고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 정책이 완전히 단절되는 것도 문제긴 하다.

 

내 생각엔 그렇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는. 그래서 저자가 방법을 제시하는데 아주 심플하다. 단순하게 투자하라는 것이다. 주택 수를 늘리지 말라는 얘기다. 괜히 관리도 되지 않는 주택 수를 여러 채 늘려봤자 머리만 아프다는 얘기다. 가능하면 2채 안에서 끝내라고. 왜 그런 얘기를 하는지는 충분히 이해를 했다. 다만, 집집마다 상황이 다르고 사정이 다르니 일률적으로 정답을 찾기는 어려울 것 같다. 나 역시 계속 공부를 하고 자금을 준비해 가며 시장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오늘은 '박원갑 박사의 부동산 트렌드 수업'을 읽었다. 책에 어려운 내용은 없어서 두 시간 정도 만에 다 읽었다. 자극적인 내용도 없었고 특정 단지를 찍어주지 않아서 가벼운 마음으로 넘길 수 있었다. 원칙에 충실한 책이었지만 그래도 향후 우리 가족이 살 집이라든지, 이사 문제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 보게 되었다.

 

조금씩 절약하고 돈을 모아서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최대한 활용하며 1주택으로 계속 상급지로 파고드는 것과, 주택을 한 채씩 늘려서 다주택의 길을 걷는 것. 궁극적으로 끝은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나, 추구하는 바에 따라 결정이 달라지겠거니.. 정도 생각을 했는데 책을 읽고 더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리하지 않고 기본에 충실한 부동산 투자에 대해 다시 한번 돌이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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