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눈에 쏙 들어오는 한글 맞춤법 - 원리 중심의 쉬운 설명으로 머릿속에 쏙!
공주영 감수 / 리스컴 / 2022년 9월
평점 :
이번에 읽은 책은 순전히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 읽었다.
몇 가지 생각만 하고 계속 미뤄둔 일이 있었는데 맞춤법 책을 읽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나머지 하나는 글 올릴 때마다 정말 아무런 꾸밈없이 제목에 카드라도 만들고, 사진도 조금 더 예쁘게 찍어서 올릴까도 했지만 난 정말로 그럴 시간이 없다. 깔끔하고 예쁜 사진을 보여 드리지 못해 죄송한데 어쨌든 당분간 그런 건 좀 미뤄야 될 듯하다. 당분간은 글 자체로만 소통을 해야 될 것 같고.

맞춤법은 정말 어렵다. 특히 띄어쓰기가 어렵다. 고 이어령 선생님과 화가인 이우환 선생님이 예전에 나눈 얘기 중에 우리 고전에는 띄어쓰기가 없고, 일본도 구두점만 찍을 뿐이지 서구적인 의미의 띄어쓰기는 없다는 얘기를 나눈 부분이 있다. 맞는 말 같다. 옛날 글에 띄어쓰기가 있다는 얘기는 못 들어봤으니까. 필시 서구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일 것이다. 그리고 조금 더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쉬움'을 포기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렇게 맞춤법에 대한 책을 읽고 조심스레 글을 써도 다 쓰고 난 다음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맞춤법 기능을 이용해 다시 한번 맞춤법을 확인해 보면 또 10군데 이상 틀린 부분이 나올 것이다. 음... 요즘 세상에 대단한 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4년제 정규대학 과정을 잘 마쳤고, 군대에서도 장교로 복무했고, 대학원도 다녔다(수료만 한 건 비밀...). 그런데 이렇게 쓸 때마다 계속 맞춤법 틀리는 부분이 쏟아져서야 조금 곤란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많이 틀리고 나만 틀리는 것도 아니라서 이제는 부끄럽다는 생각도 별로 들지 않는다. 오히려 '의미 전달의 정확함'을 위해 '쉬운 표기'를 포기하는 일이 과연 효율적인 행동이었나 하는 의구심이 남을 정도.
뭐 아무튼.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 이 세상에서 문화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맞춤법을 잘 알아야 사람대접을 받는 것 같다. 재미를 위해 한글을 일부러 틀리는 경우들도 많지만 그리고 그런 행위들 역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무지로 인한 한글의 오용은 우리 사회에서 원시인 취급받기 일쑤이다. 결론은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게 학문적으로 접근하면 참으로 가성비 떨어지는 일이다. 한 권 공부해서 될 일이면 수능 언어영역에 가끔씩 등장하는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시오.:" 문제는 변별력을 잃을 것이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게 우리는 수능을 보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 책은 딱 우리에게 필요한 만큼의 내용으로 차있다. 책의 감수자 공주영 선생님은 교육 회사 독서신문에 우리말을 알려주는 글을 연재하시던 분이다. 책의 날개 부분에 적힌 이 책의 소개에는 어린 학생들이 우리말 맞춤법을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쓰셨다고 하는데 뭐 상관없다. 솔직히 학생들을 위해서 썼다는 것도 다 읽고 나서 알았다. 일단 한 번 생각을 해봅시다.
아무래도 미국 주식이나 부동산 얘기보다는 서평 들을 이웃분들이 많이 읽어주고 있는데 평소에 갖고 있던 생각들을 정리해서 출판사에 전달해 책을 만든다고 가정합시다. 근데 그게 맞춤법이 다 틀려 있어. 아오 상상도 하기 싫다. 책을 쓰게 될지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준비는 잘 해야지.
책은 맞춤법, 띄어쓰기, 혼동하기 쉬운 말, 외래어 표기법, 문장부호, 그리고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 해봐야 200페이지가 되지 않는다. 각각의 목차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할 필요가 없는 책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차라리 책 전반에 대해 소개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일단 심플하다.
가볍고 얇다. 외래어 표기법과 문장 부호 쪽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덜 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놓고 보면 분량이 더 적다고 볼 수 있다. 크게 의미 있는 부분만 발라내면 결국 150 페이지가 채 되지 않는것 같다. 요 정도 시간과 분량을 투자해서 국어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보면 남는 장사 아닌가? 그리고 중간중간 연습문제도 있다. 이런 게 참 중요하다. 나는 모든 어학 책에는 중간에 문제가 들어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타입이라. ㅋ 아. 그리고 연습문제는 우리 생각보다 어려운 편이다. 만만하게 생각하면 큰 코 다침.

모든 원칙에 대해 설명하고 모든 경우에 대해 사례를 전부 다 집어넣으면 그 책 어렵고 힘들어서 볼 수가 없다. 이 책은 쉽고 빠른 이해를 위해 불필요한 부분이나 어려운 부분은 과감하게 쳐낸 부분이 많다. 그래서 더 좋은 책이다. 완벽에 가깝고자 노력할수록 망한 책들이 많은데 이 책은 줄이면 줄일수록 더 좋아진다는 게 뭔지 잘 보여주는 책 같다. 이 책은 내 방 서재 좋은 자리에 두고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볼 생각이다(사실 그래봐야 몇 번 못 읽을 것 같지만...).

그래도 더 좋은 글을 쓰기 위해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별로 없는데 무언가 내 입으로 얘기하기 뭣 하지만 팬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수가 된 느낌이다. 아무튼 결론은 사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