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매직 - 시간을 투자했으면 성과를 내라
리 코커렐 지음, 배윤신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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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는 돌고 있고, 지구가 자전하는 시간이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24시간입니다. 이 시간은 누구에게나 같게 주어지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시간은 상대적입니다. 사람에 따라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어떤 때는 시간이 말 그대로 눈 깜박할 사이에 흘러가고, 어떤 때는 시계가 멈춘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직장인들은 일을 하면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이는 실제로 일이 많아서이기도 합니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을 조사한 결과, 한국인의 연평균 근무시간은 2090시간으로 OECD 평균 1765시간보다 훨씬 높은 수치로 최고 근로시간국가로 기록됐다고 하죠.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일은 많은데 시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관리를 해보려고 연초엔 플래너를 구입해 면밀한 계획을 세우기도하고, 바쁜 시간을 쪼개 서점에 가서 시간관리와 관련된 책도 찾아봅니다.

 

이 책도 시간관리에 관한 책입니다. 저자인 리 코커렐은 힐튼, 메리어트를 거친 후 10년 간 월트디즈니월드 운영 담당 부사장으로 일했고, 퇴직 후에도 리더십, 고객서비스, 시간관리에 관한 세미나와 강연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일반적인 내용도 있고, 저자의 시간관리 방식이 절대적인 건 아니지만 35년간 일하며 다져진 시간관리 철학과 노하우는 충분히 참고할 만 합니다.

 

저자가 ‘데이 타이머’라고 명명한 시간관리 시스템은 철저히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저자도 물론 스마트폰을 사용하긴 하지만 시간관리는 플래너와 펜을 이용하죠. 저자 주변엔 스마트폰 플래너를 사용하는 사람도 많지만 오히려 예전보다 덜 체계적이 되어가는 걸 많이 목격했다고 합니다. 사실 스마트폰에는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어플리케이션도 많고 수시로 울려대는 푸쉬 알림 때문에 오히려 집중을 못하게 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런 폐해는 <유리감옥>이나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에서도 지적된 내용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철저한 시간관리를 하고 있지만 저자가 처음부터 시간관리를 잘한 건 아닙니다. 일반적인 직장인처럼 주말과 휴일에도 자주 일했고 집에서까지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생활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밤낮으로 일은 열심히 하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효율성은 떨어집니다. 일에 매달리다보니 반대로 가족에겐 소홀해지죠. 해결책이 필요했던 저자는 시간관리 세미나를 들으면서 시간관리 시스템을 만들고 습관으로 만들어 갑니다.

 

저자는 시간은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목표와 목적을 이루기 위해 투입하는 자원이라는 거죠. 우리는 모두 시간을 자본으로 하는 경영자와 같습니다. 시간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간관리’가 무엇인지부터 규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관리는 ‘항상 잇달아서 벌어지는 일’을 의미하는 ‘시간’과 ‘일에 대한 통제력’을 의미하는 ‘관리’를 합한 의미로 ‘우리의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스스로 통제하고 조율함으로써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에 이르는 것’이러 규정합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스템을 갖추고 습관화 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일의 우선순위를 구분해 관리해야 하는데요, 저자는 일을 긴급사항, 필수사항, 중요사항으로 나눠 관리합니다. 각자 일을 분류하는 방식이 있겠지만 중요한 점은 계획을 잘 세울수록 일이 빨리 끝난다는 점, 그리고 계획의 부재가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만약 여름휴가로 유럽여행을 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마 매일 정성 들여 계획을 세우고 세심하게 그 계획이 적절할지 검토할 겁니다. 우리가 일을 할 때도 계획이 참 중요한데요, 저자는 매일 적게는 몇 분 길게는 30분 내외의 시간을 투자해 자신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각하라고 조언합니다. 해야 할 일을 우선순위에 맞게 제때 행하는 것이 일을 수월하게 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인데, 계획을 세우면 엄청나게 긴 시간을 아끼면서 정확하고 바람직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거죠. 우선 매일 아침 시간을 투자해 하루를 계획해 보면서 자신만의 시간관리 시스템과 습관을 갖춰 나가야겠습니다.


 

아울러 통제력을 키우는 것과 함께 항상 염두 해야 할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스케줄을 짜는 것 못지않게 스케줄을 비워두는 것도 중요한데요, 갑작스럽게 벌어진 일을 해결하고자 할 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추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잊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거기에만 집중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것이 시간을 제대로 관리하고 성과를 얻게 되는 길이 되죠.

 

저자는 자신이 작성한 실제 플래너 내용을 토대로 '데이 타이머' 시스템을 소개하고 활용 방법을 설명합니다. 여기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에 따라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내용을 작성하는 건데요, 5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에서 2개 파트를 할당해 설명하고 있으니 현재 플래너를 사용 중인데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분들은 저자의 노하우를 참고해 보셔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35년간 습관을 이어온 저자의 실천력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시간관리 관련 책에서 말하는 기본원칙도 거의 비슷하고, 저자보다 플래너를 더 잘 기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35년간 꾸준히 실천했거나 앞으로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책 속에는 시간과 관련된 명언이 많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며 마무리 하겠습니다.

 

 ● 자신이 원하는 삶을 일구는데 시간을 쏟지 않는다면 결국에는 원치 않는 삶을 처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 지금으로부터 1년 후, 당신은 오늘 시작할 걸 그랬다고 후회할지 모른다.

 ●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길 수 없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으면 그 시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

 ● 그대는 인생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라. 시간은 인생을 구성하는 재료이기 때문이다.

 ● 하루의 감사함을 알고 사용하는 사람에게 하루는 영원과도 같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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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의 인문학 - 숲이 인간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박중환 지음 / 한길사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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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라는 단어는 흔히 약간 수동적이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에 사용됩니다. 식물인간이나 식물국회처럼요. 그런데 이는 식물 입장에선 참으로 섭섭한 표현입니다. 식물은 그 어떤 슈퍼컴퓨터보다 정교하고 과학적으로 작동하니까요. 우리 주변에는 많은 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작게는 베란다 한 켠에 놓인 화분부터 도시를 숨쉬게 해주는 가로수는 물론이고 우리의 식탁에도 식물이 빠지지 않죠. 사실 저는 지금까지 식물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키우지도 않았습니다. 식물에 대해 읽은 책도 이 책이 처음인데요, <식물의 인문학>을 읽으며 식물의 놀라운 생존 전략과 함께 인류와 함께 한 여정에서 배우는 자연의 소중함과 교훈,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위해 식물과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 등 여러 가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자는 부산일보와 시사저널에서 22년간 취재기자와 데스크로 일하다 IMF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된 후 우연한 기회로 식물에 매료되어 결국 원예회사까지 창업하게 됩니다. 저자는 식물에서 상생의 미덕과 공존의 조화를 발견했는데요, 이런 식물의 세계를 접할 수 있는 책이 대부분 전공서적이나 외국 번역서라는 점을 아쉬워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런 저자의 생각이 반영된 책이라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식물과 관련된 전문용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구요, 무엇보다 식물이야기를 정치, 경제, 문학, 음악, 영화, 의학, 역사 등 다양한 주제와 버무려 풀어낸 점이 흥미롭습니다. 긴 기자생활로 다져진 지식과 필력 때문이겠죠. 다양한 색의 음식이 어우러진 비빔밥이 재료를 섞은 이후에도 맛깔스러운 것처럼요.

책은 식물을 구성하는 요소인 꽃, 잎, 열매, 뿌리로 장을 구분해 각각 6개의 꼭지를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으며 연신 식물에 대해 너무 모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스트레스 개화 이론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모든 식물은 갑자기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느끼고 생존 위기를 느끼게 됩니다. 이때 꽃대를 올린다고 합니다. 꽃을 피워야 열매를 맺고 후손을 남길 수 있기 때문이죠. 고사 위기에 처한 소나무일수록 작은 솔방울이 많이 맺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합니다. 흔히 집에서 키우는 난에서 꽃을 보기는 쉽지 않은데요, 잘 보살피지 않으면 당연히 그렇겠지만 너무 잘 보살펴도 꽃을 피우지 않는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니 꽃대를 올릴 이유도 없는거죠. 난꽃을 보려면 여름까지는 잘 보살피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홀대하라고 합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에 활력을 주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에너지를 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는데요, 스트레스가 꽃을 피우는데도 영향을 준다는 게 참 흥미롭습니다.


식물의 역사는 기원전 25억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이후 4억 년 전 뿌리식물이 탄생하게 되고 이는 지구가 녹색별로 바뀌는 원인이 됩니다. 그리고 1억 4천만 년 전 속씨식물의 등장은 진화의 다양성을 촉발해 지구 생태계의 다양성을 이끌어 냅니다. 하지만 지구는 많은 질곡을 격죠. 6500만 년 전 소행성과의 충돌로 대기의 먼지가 태양을 가리면서 기온이 급속히 떨어지게 되고, 지구는 대멸종의 암흑기를 맞게 됩니다. 식물의 뛰어난 생명력은 여기서도 빛을 발하는데요, 땅 속 깊숙히 묻혀 있던 현화식물의 씨앗이 적절한 생존환경이 되자 싹을 띄우게 됩니다. 이게 4700만 년 전의 일이니 약 2000만 년에 가까운 세월을 견뎌내며 생명을 지킨 셈입니다.

이런 신기한 일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목격됐습니다. 2009년 경남 함안 성산산성 발굴 작업 중 고려시대의 연꽃 씨앗 세 개가 발견되었는데, 이 씨앗을 심은 뒤 4일 만에 스스로 발아해 이듬해 우아한 연꽃을 피웠다고 합니다. 최적의 환경을 찾아 700년의 시간을 견뎌낸 셈이죠. 지구 생명의 근원을 바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 근원과 아울러 식물의 경이적인 생명력이 함께 했기에 지금의 지구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이죠. 식물은 인류의 문명과도 운명을 함께 합니다. 학창시절에 배운 대로 인류의 4대 문명은 강을 중심으로 발현했습니다. 강이 있어 비옥한 땅이 만들어질 수 있었고, 풍부한 산물과 자연환경이 구축되었기 때문이죠. 저자는 문명의 몰락은 숲을 파괴한 인간의 자업자득이라고 합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인간은 거대하고 아름다운 도시와 신전을 건설했고, 이를 위해 나무를 마구 벤 결과 숲은 황폐화 됩니다. 숲이 사라지면 강은 홍수와 갈수를 반복해 자연 재앙을 부르고 농경지는 황무지로 변하게 됩니다. 미국의 기후과학자 벤자민 쿡은 마야 문명의 몰락도 “숲을 파괴한 자업자득”이라 주장하는데요, 온갖 난개발을 일삼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식물이 미리 알려준 경고일 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 폐해를 이미 많이 겪고 있고 있는 게 사실이죠.

영화 <반지의 제왕: 두 개의 탑>을 보면 숲을 파괴한 사루만에게 분노한 나무수염과 엔트들이 분노해 아이센가드를 초토화 시키는 장면이 나오죠. 우리 주변의 식물은 영화처럼 살아 움직이지는 않지만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줍니다. 1936년 흙폭풍(Black Strom)이 북미 대륙을 덮쳐 2시간 동안 3억톤의 흙먼지를 일으키고, 여름 낮 기온을 46도까지 치솟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상상만이 아니라는 것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는데요, 이는 무분별한 초지 개간이 원인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의 대규모 조림사업을 진행하게 되고 많은 지역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되게 됩니다. 다른 나라 이야기만은 아니죠. 요즘 황사 때문에 고생하는 분이 많이 계십니다. 황사를 일으키는 사막 또한 한때는 초원과 삼림이었지만 생태계의 변화로 불모지가 되었죠. 문제는 지구에서 사막화 되는 지역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겁니다. 다행인 점은 사막녹화 사업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는 건데요, 우리나라도 2001년 이후 ‘아시아산림협력기구’를 통해 사막에 나무를 심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식물을 가까이하면 얻을 수 있는 게 많습니다.

우선 녹색이 주는 시각적 안정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숲은 자연이 만든 안약”이라 불릴 만큼 식물을 보고 있으면 시각적 자극과 뇌활동이 줄면서 안정감을 느끼고 눈의 피로를 풀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인테리어 효과나 실내 공기를 맑게 하는 점은 다들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식물을 보고 만지면 힐링 효과를 주는 뇌파인 알파파가 증가한다고 하니 집안이나 사무실 책상 위에 작은 화분이라도 두신다면 육제척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저자는 사람이 식물을 닮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식물은 경쟁하지만 다투지 않고 타협하고 상생하며 공존합니다. 그래서 식물세계에는 절대 강자도 절대 강자도 없습니다. 그로 인해 식물생태가 풍요롭고, 숲만큼 완벽한 생태계가 없다고 합니다. 과연 사람이 식물을 닮을 수 있을까요?


이 책은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http://bit.ly/1KPUI0t )에도 선정됐다고 하니 믿고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들이 하기 좋은 날씨가 되면 가족과 함께 수목원이나 식물원에 방문해 식물이 주는 힐링 효과를 누려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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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인 척 호랑이
버드폴더 글.그림 / 놀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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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키우다보니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간 책엔 늘 관심이 갑니다. 이번에 읽은 <고양이인 척 호랑이>는 제목부터 독특한 책인데요, 호랑이로 태어났지만 고양이인 척하고 살아가는 호랑이와 고양이로 태어났지만 호랑이인 줄 알고 살아가는 고양이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아주 독특하게 탄생한 책입니다. 책을 쓴 일러스트레이터 버드폴더가 일 년간 트위터에 연재했던 '트윗 동화'를 엮어 만든 그림 에세이입니다. 트위터는 기본적으로 140글자로 제한되는만큼 이 책도 짧은 글과 재치있는 그림이 어우러져 있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콘티를 미리 짜놓고 그린 게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조금씩 살을 붙여 나갔다고 하니 트위터리안의 집단 지성도 출간에 한 몫을 한 셈입니다.

 

깊은 산 속 외딴집에 눈이 어두운 할머니가 홀로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숲 속에서 아기호랑이를 발견하는데 눈이 어둡다 보니 고양이인 줄 착각한 거죠. 할머니는 아기호랑이를 돌보고, 아기호랑이는 커가면서 할머니 대신 집안일을 도맡아 합니다.

 

하지만 호랑이는 어디까지나 호랑이잖아요. 송곳니는 길어지고, 몸은 커지고, 야옹~ 하던 목소리는 어흥!으로 변합니다. 어릴 적 같이 놀던 동물 친구들도 호랑이를 멀리하게 됩니다. 이후 자신이 호랑이임을 감추고 고양이로 살아가려는 눈물겨운 노력이 시작됩니다. 다이어트를 하고, 채식을 하고, 고양이 요가까지 배우죠.

 

그리고 호랑이인 줄 아는 고양이가 있었습니다. 덩치가 크긴 하지만 분명 고양이임에도 어흥!하고 울었죠. 어느 날 호랑이인 줄 고양이가 곤경에 처했을 때 고양이인 척 호랑이가 도와주면서 둘의 우정이 시작됩니다.

 

참 묘한 책입니다. 빠르게 읽으면 출퇴근 지하철에서만 읽어도 하루를 안 넘길 정도지만, 이 책이 지닌 매력은 해석의 다양함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저자인 버드폴더는 이 이야기가 스스로의 한계를 인정하고 관계를 통해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든 이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으면 합니다라고 글을 남겼지만, 그 외 독자의 상상력에 따라 이 이야기가 주는 해석을 여러가지로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일단 재치있는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어른들을 위한 동화로 읽으셔도 되고, 서커스가 등장하는 부분에선 동물들을 학대시키는 인간의 잔인함을 반성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겉모습보다 어떤 내면을 갖추고 어떤 방향으로 재능을 발전시키느냐의 문제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우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쯤 되면 독서토론도 가능한 책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연령에 상관없이 읽을 수 있다는 건데요, 부모님과 자녀와 함께 읽고 생각을 나누기에도 좋은 책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와 함께 사는 고양이도 고양이인 척 호랑이처럼 집안일을 해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상상도 잠시 해봤는데요,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마나 여유를 느끼고 싶은 분이라면 호랑이와 고양이의 특별한 우정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시는 건 어떨까요.



덧붙이는 글

각 챕터 앞에 적힌 명언도 무척 좋은 책입니다. 저는 그 중에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가장 마음에 남네요.

우리는 가지고 있는 열다섯 가지 재능으로 칭찬 받으려 하기보다, 갖고 있지도 않은 한 가지 재능으로 돋보이려 안달한다. _마크 트웨인

 

그리고 http://birdfolder.com/에 가시면 저자의 일러스트를 더 많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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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전통과자 - 나는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꿈꾼다
김규흔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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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시골에 가면 할머니께서 직접 만드신 한과를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약과와 다식을 만들던 판의 모습도 머릿속에 남아 있죠. 그렇지만 어느 순간 한과는 명절 즈음해서 선물을 고를 때 외에는 주변에서 자주 보기 힘든 아이템이자 고급스러움과는 약간 거리가 느껴지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2013년 추석을 앞두고 한 포털사이트에서 추석 명절, 가장 받기 싫은 선물은?’이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건 아니지만 설문결과 받고 싶지 않은 추석 선물 1위는 34.1%를 차지한 샴푸·비누 선물세트가, 2위는 22.6%를 차지한 한과세트였습니다. 명절 때 먹는 한과를 좋아하고 종종 선물도 하곤 했던 저로서는 약간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돌려 생각하면 소비자에게 그동안 한과에 담긴 의미나 영양, 멋스러움을 잘 알리지 못했고, 그 결과 그저 단순한 주전부리로 인식되면서 자연스럽게 대중에게서 멀어진 결과가 담긴 설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국의 전통과자>의 저자인 김규흔 명장은 한과에 34년간 매진한 국내 유일의 한과명장입니다. 긴 세월동안 한과의 최초 낱개 포장, 유통기한 연장, 초코유과 개발, 쌀약과 개발 특허, 기능성 한과 개발 등 많은 성과를 이루어냈죠. 여기에 더해 한과문화박물관을 개관하고 한과문화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우리의 전통한과를 다시 대중과 일상으로 불러오고자, 그리고 한과를 세계화 해 궁극적으로 한과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큰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도 그런 의지를 담아 펴낸 만큼 한과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고 있고, 당연히 책을 읽는 저도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김규흔 명장이 한과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가 재미있습니다. 서울로 올라와 홀로 지내던 중 옆집 아주머니의 주선으로 선을 나가게 됩니다. 결국 둘은 결혼하게 되는데 김규흔 명장의 동서, 즉 아내분의 형부가 당시에 한과공장을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얼마 후 동서의 권유로 한과공장에서 관리 일을 돕게 되고, 이후 한과를 만드는 일까지 관심을 갖게 된 김규흔 명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한과 만드는 방법을 하나하나씩 익혀 결국 198127살의 나이에 자신만의 한과가게를 만들어 독립하게 됩니다. 김규흔 명장의 바람대로 한과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다면 옆집 아주머니께도 큰 공을 돌려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개업한 이후 김규흔 명장이 겪은 시행착오나 온갖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요.

 


이 책은 한과의 역사, 재료, 종류, 한과를 만드는 법까지 다양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도 풍부할 뿐더러 중간 중간 삽입된 한과 사진은 때론 화려하게 때론 단아하게, 눈은 즐겁게 하고 입은 괴롭게 합니다.

 

‘1장 이야기가 있는 한과에서는 한과의 역사와 우리 삶에 깃든 한과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삼국유사>에도 한과에 대한 기록이 나오는데요, 이는 역사에 기록된 한과의 가장 빠른 기록이라고 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임금부터 백성까지 두루 한과를 즐겼다고 합니다. 고려의 19대 왕인 명종과 31대 왕인 공민왕 때는 찹쌀가루로 만든 유밀과의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도 내렸다고 하는데요, 유밀과의 재료인 곡물, , 기름 등의 물가가 올라 민생에 해가 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당시 한과의 인기를 반증하는 기록이라 할 수 있죠.

조선시대에는 왕의 밥상에도 6종류의 한과가 올랐다고 합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세시풍속을 살펴보면 명절 외에도 정월대보름, 단오, 동지 등 각종 행사에 한과가 함께 했습니다. 국가의 중요한 연회나 제례, 불교 의례는 물론이요, 혼례, 차례, 제사, 회갑례, 회혼례 등 사람들의 희노애락과 함께 한 음식이 바로 한과입니다.

아울러 지역마다 음식이 다른 것처럼 한과도 지역별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강원도에서는 논이 아닌 밭에서 나는 작물로 한과를 많이 만들었고, 경상도는 제철과일을 이용한 한과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제주에서는 닭고기, 꿩고기, 돼지고기까지 재료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한과가 보다 대중화되면 전국 각지에서 지역별 특산품 못지않게 지역 특산 한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됩니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한과의 재료를 다룹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해 다양한 농수산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한과에 사용되는 재료도 다양하죠. 게다가 한과는 인공적인 첨가물을 물론 인공색소나 방부제도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우리 땅에서 자고 나라는 천연재료를 사용하고, 색이 필요하면 자연의 방법으로 얻습니다.

한과의 주재료는 크게 곡류, 씨앗, 콩류, 견과류, 과실류, 채소류로 분류합니다. 무엇보다 이 파트를 읽으면서 한과가 그냥 맛있는 과자가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고 영양을 가득 담은 웰빙 먹을거리라는 점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이 부분은 특히 한과 재료에 대한 지식을 떠나 우리가 평소 건강을 위해 어떤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부가정보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책에서 소개하는 재료마다 워낙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어 제가 다 옮기기가 벅찰 정도로요. 우리의 조상들이 맛 뿐 아니라 영양과 효능을 고려해 한과를 만든 지식과 지혜를 엿볼 수 있고, 그동안 한과를 단순한 과자로 생각했던 게 반성될 정도였습니다.

 

김규흔 명장은 한과가 자연을 말하고 있다고 합니다. 자연을 존중한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고, 자연의 미를 표현하며,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을 전하고 있다는 거죠. 말씀 드린대로 한과에는 인공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과의 맛과 멋을 더해주는 색, 향을 내는 재료도 모두 자연에서 가져옵니다. 3장에서는 한과의 색, , 향을 내기 위한 재료를 소개하는데요, 인삼이나 생강처럼 강한 맛을 내는 재료마저도 다른 재료와 어우러져 순하고 조화된 맛을 내도록 만드는 선조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과에 색을 입히는 이유는 첫째로 보기에 좋고 식욕을 증진시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색을 내는 재료의 효능으로 한과의 신선도를 유지하고 저장성을 늘리기 위해서도 사용한다고 하는군요. 아울러 한과는 제조과정에서 발효를 거치는데요, 발효 덕분에 방부제 없이도 저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한과의 마지막 제조과정인 즙청에 꿀을 이용하는 이유도 맛도 맛이지만, 꿀의 방부효과로 방부제를 넣지 않아도 저장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니 그 지혜에 다시한번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렇게 맛과 지혜가 담긴 한과는 재료가 다양한 만큼 그 종류도 무궁무진한데요, 크게 유밀과, 유과, 숙실과, 다식, 과편, 정과, 엿강정 등 7가지로 분류합니다. 옛 문헌을 토대로 살펴보면 약 250여 종의 다양한 한과가 전해진다고 하는데 그 다양성은 가히 대단합니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분들은 5장과 6장을 눈여겨보시면 좋습니다. 5장에서는 한과를 만들기 위한 기초지식을 소개하고 6장에는 한과 레시피가 담겨 있습니다. 모든 음식이 마찬가지지만 한과도 보통 정성으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하지만 친절하게 레시피가 공개되어 있으니 도전해 보셔도 좋지 않을까 싶네요.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아이들에겐 건강한 간식을, 주변 사람들에겐 요리 솜씨를 뽐낼 수 있는 기회니까요.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세계의 전통과자가 소개됩니다. 프랑스의 마카롱, 중국의 월병, 일본의 와가시, 미국의 브라우니, 독일의 슈니발렌, 스웨덴의 페파카코르 사진이 입맛을 돋우는데요, 이 책을 읽고 나니 한과가 세계 각국의 전통과자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단지 팔은 안으로 굽기 때문이 아닙니다. 한과에는 자연이 있고, 건강이 있고, 과학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고,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혹은 평소 선물을 고르기 어려울 때 한과와 이 책을 함께 선물해 보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선물을 받는 분도 한과의 매력에 푹 빠지지 않을까요?

 

김치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무형문화유산입니다. 유네스코는 김치를 담는 김장 문화에서 가족 및 이웃과 함께하고 나누는 우리의 오래된 전통을 높이 평가해 김치와 김장 문화를 묶어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한과 역시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고, 명절이나 관혼상제 등 우리의 오래된 전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유네스코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스스로가 한과를 얼마나 아끼고 있느냐가 문제겠죠. 보다 많은 분들이 한과의 진정한 매력을 느꼈으면 합니다. 그리고 김치에 이어 한과도 유네스코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는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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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 티의 기적 - 코카콜라가 감동한
세스 골드먼 & 배리 네일버프 지음, 이유영 옮김, 최성윤 그림 / 부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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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정직한 기업, 어니스트 티

어니스트 티에서 제로라는 음료 판매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상표 인쇄까지 들어간 상태에서 뒤늦게 음료 한 병에 3.5칼로리의 영양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미국 식품의약국 기준 상 5칼로리 이하 음료는 제로 칼로리로 광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니스티 티는 역시 정직했습니다. 그들에게 3.5는 제로가 아니었죠. 그들은 결국 제로를 버리고 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 출시합니다.

 

최근 읽었던 책에 소개된 어니스트 티의 일화입니다. 이후 어니스트 티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자 이 책을 읽게 됐습니다.

 

어니스트 티는 우리에겐 생소한 기업이지만, 이미 미국에서는 큰 성공을 거둬 코카콜라에 인수되고 이제는 코카콜라의 대표 브랜드가 된 유기농·공정무역 음료회사입니다. 차 음료를 파는 회사라 공동창업자인 세스 골드먼의 직책도 CEO가 아닌 TEA-EO입니다.

 

이 책은 어니스트 티의 여정을 창업기, 시련기, 성장기로 나눠 만화 형식으로 만든 책입니다. 그래서 일단 읽기 쉽죠. 그리고 각 시기별 뒷부분에는 그 시기를 겪으면서 얻은 교훈을 소개하고 있으니 이 부분은 읽으실 때는 앞에 나온 부분을 곱씹으면서 조금은 천천히 읽으시는 게 좋습니다. 책의 핵심이니까요. 어니스트 티의 창업자 세스와 베리는 좌충우돌이라 할 정도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는데요, “이 같은 시행착오를 보고 (예비)창업자와 기업가들이 도움을 얻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어니스트 티의 창업부터 성장까지

창업 당시 세스는 하버드대와 예일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후 투자회사에서 일하고 있었고, 베리는 예일대 경영대학원 교수로 재직중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시중에 파는 음료가 너무 달거나 인공재료 범벅이라는 점, 그리고 품질 좋은 차로 음료를 만들어도 재료비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서 창업을 결심합니다. 특히 투자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세스에게는 더욱 큰 도전이었죠.


매년 미국 음료업계에서는 300여 개의 새 브랜드와 1000개 이상의 신제품이 나온다고 합니다. 더구나 어니스트 티가 사업을 시작할 무렵에는 코카콜라와 펩시가 미국 음료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둘은 건강한 차를 원하는 틈새 시장을 목표로 단맛이 거의 없는 음료를 만들어 시장을 공략합니다.


자본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대적인 홍보는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시음회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을 기반으로 유명한 유기농 제품 매장인 홀푸즈 입점에 성공하면서 차츰 성장해 갑니다. 1998년 부엌에서 차를 우려내 보온병에 담은 시제품으로 시작한 사업은 첫해 매출 25만 달러를 기록합니다. 이후 1999년에는 세계 최초 유기농 차음료를 출시해 11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게 되죠. 2003년에는 최초의 공정무역 차음료를 출시합니다. 2004년에는 전 제품에 미 농무부 유기농 인증을 받게 되죠. 2008년에는 코카콜라에서 지분 40%4300만 달러에 인수해 더 큰 시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합니다. 2011년에는 코카콜라에서 모든 지분을 인수하고, 2013년에는 매출 11000만 달러를 올리게 되죠. 세스 골드먼은 여전히 어니스트 티의 TEA-CO를 맡고 있습니다.

 

위기와 행운

이들에게도 시련은 있었습니다. 자금은 늘 부족했고, 유통업체를 찾기 어려워 베이글 유통업체, 과자 유통업체, 목탄 유통업체와 계약을 맺기도 합니다.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보틀링 공장을 인수하지만 결과적으로는 경영을 더 복잡하게 하는 요인이 됩니다. 매장들의 요청에 따라 티백 제품에 도전하지만 수많은 시행착오만 겪습니다.


2003년에는 홀푸즈 매장에 납품한 제품에서 유리조각이 발견돼 매출 손실, 이미지 손상, 홀푸즈 입점 취소(홀푸즈 삼진아웃제도)의 위기를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니스티 티는 불량품이 발견된 매장 뿐 아니라 전 매장에 깔린 제품을 회수합니다. 1982'존슨 앤드 존슨'사의 타이레놀 리콜 사례처럼요. 참고로 당시 같은 문제를 겪은 다른 회사는 제품을 회수하지 않았고 얼마 후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물론 이와 달리 행운이 작용한 적도 있습니다. 세스는 2007년에 시카고행 비행기에서 우연히 오바마 상원의원(당시)을 만나게 됩니다. 오바마는 평소 어니스트 티를 즐겨 마셨는데요, 2008년 대선 캠페인 때는 어니스트 티를 둘러싸고 공화당과 오바마 간에 말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어니스트 티의 홍보효과는 말할 것도 없죠. 베리는 한 요가 교실에서 우연히 오프라 윈프리를 만납니다. 평소 늘 차를 가지고 다니던 베리는 오프라 인프리에게 차를 선물했고, 이것은 오프라 윈프리의 잡지 <오 매거진>에 어니스트 티를 추천하는 것으로 연결됩니다. 행운은 준비된 사람에게 온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입니다.

 

정직, 정직 그리고 정직

이들은 생존의 열쇠로 우선은 당신이 내놓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기존에 비해 현격히 다르고 좋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당연한 말이죠. 아무리 표방하는 가치가 뛰어나다고 해도 소비자는 질이 떨어지는 제품을 지속적으로 구매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열쇠로 자본을 갖추는 일을 강조합니다. 특히 돈도 중요하지만 평판자본을 특히 강조하는데요, 평판이 구축되어 있으면 기회를 다시 얻을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서 어니스트 티의 정직이 효력을 발휘합니다. 재료에서부터 판매되는 순간까지 어니스트 티는 정직을 유지했고, 정직지수(Honesty Index)를 실험해 사회적으로 정직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우기도 했습니다. 참고로 정직지수 캠페인은 미국 50개 주에 무인판매대를 설치하고 어니스트 티 한 병에 1달러를 받는 행사였는데요, 그 결과 앨라배마와 하와이가 100%를 기록했고 미국 전체 평균은 92%였다고 합니다.

 

어니스트 티는 정직한 건강 음료를 만들어 사람들 건강에 도움이 되자는 미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티가 아닌 어니스트를 사업의 핵심으로 삼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니스트 티는 공정무역 차 생산지에 35만 달러 이상을 환원했고, 페트병을 개량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22% 줄였습니다. 어니스트 키즈라는 제품이 출시되면서 경쟁제품인 카프리썬 파우치도 칼로리를 100에서 60으로 줄여 어린이의 건강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냈습니다. 창업자의 미션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3P의 기업가 정신, 그리고 세스와 베리가 말하는 혁신적 기업가의 십계명

세스는 3P의 기업가 정신이 있었기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기업가의 3P = 열정(Passion), 끈질김(Persistence), 인내력(Perseverance)

 

그리고 혁신적 기업가를 위한 십계명을 제시합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을 키워라. 이것이 바로 위대한 브랜드를 키우는 첫걸음이다.

10% 개선을 목표로 삼지 마라. 완전히 다르고 월등하게 좋은 것을 만들어라.

모방당할 것을 대비하라. 모방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마라.

불운과 실수를 이겨낼 에너지와 여유자금을 축적하라.

절대로, 결탄코, 경영권을 포기하지 마라. 매각하기 전까지는.

중요한 문제에는 타협하지 마라. 그 외의 모든 것은 타협해도 좋다.

제한된 예산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법을 짜내라. 그 뒤 예산을 다시 절반으로 줄여라.

사업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마라톤이다.

가족과 자신, 그리고 정신의 건강을 지켜라. 자주 웃고 있지 않다면 자신을 재정비하라.

영원히 자기 것이라는 마음으로 기업과 브랜드를 키워라.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얄팍한 속임수를 쓰는 곳이 많습니다하지만 소비자의 수준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니 점차 마라톤에서 중도 탈락하는 기업이 많아지리라 생각합니다창업에 도전하시는 분들이라면 특히 정직이라는 가치에 유념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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