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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 - 우물쭈물 기웃대는 당신을 위한 마법의 주문
샬롯 리드 지음, 최고은 옮김 / 샨티 / 2015년 3월
평점 :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건 좋은 겁니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지나치게 긍정을 강요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미국의 사회비평가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저서 <긍정의 배신>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은 면만 보고, 너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긍정주의의 메시지가 불편한 사회 현실을 외면하고 개인의 책임을 가혹하게 강요하는 긍정의 이면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강조하는 부분에서는 이 책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도 다를 바 없습니다만, 다른 책에서 논하는 긍정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등장하는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기 위해 필요한 긍정 에너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더 열심히 자신을 달련시키라는 식의 긍정 에너지를 강조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자기 자신에 대한 사랑과 자기에 대한 친절, 자신에 대한 믿음이 우리 안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즉, 한마디로 나 자신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저자의 이력과 출간 과정에 더 눈길이 갔습니다.
저자인 샬롯 리드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으며 무기력증에 빠져 항우울제로 삶을 버텨가던 중 자연스러운 치료법에 도전하게 됩니다. 친구들을 만나고 운동을 하고 식습관을 바꿉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행복하고 긍정적인 생각들을 매일 적어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기 시작합니다. 2년간 꾸준히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다 보니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생기고, 그녀의 친구들은 페이스북에만 남겨놓기 아깝다며 책을 제작해 보라고 권유합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다시 시련이 찾아옵니다. 만성건초염이 발병해 결국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됩니다. 그때 책에 대한 생각을 다시 떠올리게 되고 자신의 생각과 느낌, 깨달음을 종이에 손글씨와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물론 출판사에서 정식으로 출간할 수는 없었죠. 200부를 직접 만들어 주변 지인에게 판매하기도 하고, 런던 노팅힐의 포토벨로 마켓에서 좌판을 펼치기도 합니다. 책을 본 사람들로 인해 소문은 점점 퍼져나가고 판매 첫해 2,000부가 팔리게 되는데, 책을 본 사람 중 한명이 베스트셀러 저자인 샤 워스문드였고, 샤 워스문드는 이 책을 세계적인 유명 출판사인 헤이하우스에 연결해 줍니다. 정식 출간이 되면서 수천 권이 팔려나갔고, 해외 여러 나라에서도 판매되기 시작합니다. 이 모든 과정 자체가 드라마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책의 원 제목인 <May the thoughts be with you>는 스타워즈의 명대사인 “포스가 너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에서 따왔습니다. 제목부터 뭔가 발랄한 느낌이죠. 그 느낌 그대로 진실학과 교수, 영리한 고양이, 신발을 신지 않는 구루, 지혜로운 지렁이, 깨달은 부엉이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115개의 긍정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그림과 어우러진 짧은 글이다보니 마음먹기에 따라 아주 짧은 시간에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의 번역자인 싱어송라이터 최고은은 책을 느리게 읽기를 권하고 자유분방하게 읽기를 권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밝고 친절한 이야기가 담긴 책인 것 같지만, 작가는 웃음과 희망 이전에 경험한 아픔과 슬픔이 담긴 느린 태도로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느리게 읽기를 권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기승전결 형태로 쓰인 책이 아닌만큼 어느 페이지의 어떤 이야기를 읽어도 그 나름대로 충분히 음미할 수 있기 때문에 자유분방함을 권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책을 빠르게 읽으며 특히 마음에 드는 페이지는 별도로 표시해 둔 후, 나중에 그 페이지의 글만 천천히 다시 한번 읽었습니다. 아마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짧은 글과는 달리 더해지는 생각이 더 많아지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제가 별도로 표시해 둔 몇가지 문장입니다. 참고로 첨부한 이미지는 영문판 이미지입니다.
● 만약 네가 그 과정을 즐기지 않는다면, 목표를 이룬다 해도 무의미할 거야. (19p)
● 내가 아는 한 말이야. 사람들한테 다정하고 친절하고 다가가기 편하게 구는 건 하나도 나쁠 게 없어. 예의바르고 진심 어린 태도로 상대방을 대하는 건, 그건 결국 네 자신을 잘 대하는 것과 같거든. (21p)
● 행복이란 운 좋은 사람들이 받는 어떤 축복 같은 게 아니야. 너 스스로 선택하고 만들어가는 마음의 상태라고나 할까? 그러니까 행복이 너를 선택하는 건 아니란 말이지. (29p)
● 무언가 가치있는 것을 배웠다면, 잊지 말고 그 배운 것을 사람들과 나누며 살자. (35p)
● 우리 삶은 문제들로 가득한 게 아니라 배울 기회들로 가득한 거야. (47p)
● 삶을 가장 크게, 멋지게 변화시켜 주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다. 몇 걸음도 안 되는 가까운 곳에 있는. (55p)
● 마음이 닫힌 사람들에겐 커다란 행운이나 기회가 좀처럼 주어지지 않아. (73p)
● 우리는 자기 파괴나 자기 비판 같은 행동으로 마음속의 회피 바이러스를 정말 감쪽같이 감춘다. (85p)
● 역사가 반복되는 데는 이유가 있어. 그 안에 뭔가 더 담겨 있거나 더 배울 게 있기 때문이야. (87p)
● 원치 않는 걸 거절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겠어? (109p)
● 네가 너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에 더 신경을 써봐. 남들이 널 어떻게 보는지 신경 쓰지 말고. (125p)
● 가장 진심어린 말은 귀로 들리지 않는다. 그런 말은 가슴으로 느껴진다. (157p)
저자는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aythethoughtsbewithyou )에 가면 새로운 이야기와 그림이 정기적으로 올라옵니다. 물론 영어로 올라오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어려운 문장은 아니니 영어공부를 겸해 살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스타워즈의 제다이들에게 포스가 함께 한 것처럼 여러분께는 행복하고 긍정적인 생각이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책을 출간한 출판사인 ‘샨티’는 산스크리트어로 ‘평화’를 뜻한다고 하는데, <우주는 네가 시작하기만 기다리고 있어>는 출판사 이름과 참 잘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되네요. 선물하기에도 좋은 책이구요.

저자가 주는 메시지 중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한 열 가지 아이디어’가 있는데요, 이 부분은 특히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남들과 비교해서 나의 목표를 정하는 건 행복하지 않을 일이죠. 어제와 나와 비교해 더 나아진 나를 만들기 위한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됩니다.
1. 너에게 진실된 삶을 살아라, 다른 누가 아닌.
2. 가능한 한 늘 진심으로 웃어라.
3. 우정을 소중히 해라.(친구들은 너를 지지해 줄 네트워크이다.)
4. 바보스러운 행동을 삶 속에 초대해라.
5. 창조해라!(그게 너의 영혼을 행복하게 할 거다.)
6. 열심히 일해라, 하지만 너무 열심히는 하지 마라.
7. 네가 사랑하는 사람(것)들과 시간을 보내라.
8. 용감해져라. 너의 재능으로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어라.
9. 사람들(낯선 이라도)에게 친절하고 너그럽게 행동하도록 노력하라.
10. 아이의 시선을 가져라. 나이가 든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