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란 무엇인가 - 하버드대 최고의 심리학 명강의
브라이언 리틀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는 살아가면서 성격을 자주 이야기합니다. 합리적인가 아닌가의 문제를 떠나서 혈액형별 성격은 사람들의 대화에 자주 오르내리는 단골메뉴이고, 대법원 통계에 따르면 이혼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성격차이(47.2%)’라고 합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상대방의 성격을 비교적 쉽게 단정 짓고 어떤 행동의 원인을 그 성격 탓으로 결론내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성격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 걸까요? ‘많이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대방, 그리고 자기 자신의 성격을 정의내릴 만큼 성격에 대해 알고 있는 걸까요? 어딘가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이력서와 함께 자기소개서를 제출해야 하고, 자기소개서에 반드시 포함되는 항목 중 하나가 성격에 대해 쓰는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 항목을 작성하는 게 늘 쉽지 않았습니다. 우선 저도 제 성격을 몇 가지 문장으로 정의하는 게 쉽지 않았고, 당연한 것이지만 남들이 선호하는 성격으로 보이고자 하는 마음이 강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진짜 제 성격은 무엇일까요?



그동안 심리학에 대한 책은 몇 권 읽었지만 성격에 대해선 많이 알지 못하는 상황에 제 지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하버드대 강의를 기반으로 한 점과, ‘~무엇인가라는 책 제목에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떠올리기도 했는데요, 이 책을 다 읽는다고 성격에 대해 통달할 수는 없지만 제 두뇌가 허락하는 선에서 성격에 대한 지적 욕구를 채워주기에는 충분한 책이었습니다.


겉모습이나 행동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해 주관적으로 해석해 구성한 정보를 개인 구성개념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우리가 말하는 다른 사람의 성격이 대부분 개인 구성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자는 우리가 타인을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 삶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타인을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나 잣대가 다양할수록 여러 상황을 이해하기 좋다. 구성개념이 너무 적거나 유효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을 때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빠르게 돌아가는 삶을 이해할 때라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때 우리는 구성개념에 갇힐 수 있고, 그러면 삶이 삐걱거릴 수 있다.” (19p)


사람들은 보통 타인의 행동을 설명할 때 성격에서 원인을 찾는 반면에 자신의 행동은 자신이 처한 상황으로 설명하려 한다고 하는데, 이런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도 타인을 해석하는 다양한 방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총 10개의 챕터로 나뉘어 성격의 특성부터 성격과 건강의 상관관계, 성격과 장소의 궁합까지 성격의 다양한 측면을 다룹니다. 비교적 수월하게 읽을 수 있는 건 성격이란 주제 자체가 독자 스스로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지만 독자를 끌어들이는 구성도 한 몫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 중간 중간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는 테스트가 나옵니다. 그 테스트를 통해 100% 정확하진 않더라도 자신의 성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고, 해당 주제와 이어지는 설명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줍니다. 또한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되는 점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성격과 삶의 질을 고민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해, 독자들이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개인 구성개념의 폭을 넓히고 거기서 기쁨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선 성격은 좋고 나쁨의 개념을 적용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 ‘개인 구성개념을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으니 저자가 충분히 만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챕터2에서는 성격의 다양한 측면을 성실성, 친화성, 신경성, 경험 개방성, 외향성(Conscientiousness, Agreeableness, Neuroticism, Openness, Extraversion)이라는 다섯 가지 요소로 나누는 5대 특성 검사를 다룹니다. 그리고 저자는 5대 특성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고, 그 특성에 얽매이지 말자고 조언합니다. 이 말이 정답인 것 같습니다. 자유의지를 가지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개인 구성개념의 폭을 넓힐 때 이 책의 원제 중 일부인 ‘the Art of Well-Being'에도 한 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행복을 인터뷰하다
김진세 지음 / 샘터사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행복하냐는 질문은 어쩌면 상당히 어리석은 질문인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마다 살아온 나날과 살아갈 나날이 다르고, 행복에 대한 기준도 다르니까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부탄이 자주 거론됩니다. 국민 97%가 자신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과연 다른 사람이 부탄에 간다고 행복해질까요? 그건 아니겠죠. 국가나 사회가 가진 기반도 중요하지만, 행복에 대해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나 관점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행복해지는 게 스스로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건 아니죠. 사회나 국가에서 지원해줘야 할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실패의 책임을 개인의 긍정성 부족으로 돌리는 사회분위기를 꼬집는 <긍정의 배신>(바버라 에런라이크 , 2010)이라는 책을 읽으며 많은 성찰을 하기도 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고, 개인이 속한 조직, 사회, 국가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수레의 양쪽 바퀴라고 하면 맞을까요? 즉 분명 개인이 책임질 수 없는 영역에 대한 요구는 정당하지만, 그렇다고 스스로가 노력하지 않고 행복해지려고 하는 것도 상당히 모순적인 태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도 한쪽 수레바퀴를 잘 정비하고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관점에서 읽어 보신다면 내가 현재 행복을 위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고 행동하고 있는지에 대해 분명 많은 깨달음과 성찰을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저자는 이미 많은 책을 저술한 글 쓰는 정신과 의사입니다. 인터뷰 형식의 책도 많고, 행복이나 긍정에 대한 책도 많지만 정신과 의사가 진행하는 인터뷰라 더욱 많은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저자는 2009년부터 36명을 인터뷰하며 행복하세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지요?”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책은 36명과 가진 인터뷰 중 앞쪽 3년간의 인터뷰를 기초로 한 책으로 15명의 인터뷰이와 함께 행복,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저자가 중요시하는)긍정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터뷰이 15명의 면면이 다양합니다. 가수 이소은부터 아나운서 윤영미,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이외수, 배우 권오중, 핸드볼 감독 임오경 등 많이 알려진 사람들이긴 한데 행복이나 긍정과는 바로 연결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인터뷰 형태의 책이 가진 특징 그대로 술술 책장을 넘기다보면 TV프로그램인 <힐링캠프>를 보는 느낌도 살짝 들고, 왜 저자가 이 사람들을 만나고 인터뷰했는지 충분히 이해됩니다.



정신과 의사가 가진 특징일까요? 인터뷰이들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과정을 읽다보니 역시 모든 게 평탄한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TV에서 보는 얼굴은 웃고 있을지언정 그 이면엔 역시 많은 시련과 고민이 함께 했습니다. 가난이나 가족사로 인한 아픔, 인정받지 못하는 좌절감 등. 그런데 지금 이렇게 행복과 긍정을 논할 수 있는 공통점은 비교하지 않는 자세노력이었습니다. 남과 비교하지 않으며 상황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쌓여 각자 나름대로 행복과 긍정에 대한 해법이 된 거겠죠. 그런데 그런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짧게 압축된 행복의 해법을 자신에게 적용하려고 하는 건 어쩌면 욕심 같습니다. 뭔가 갖춰진 상태로 출발한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저보다 더 많은 시련을 안고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오히려 반성이 될 정도였습니다.


우리 모두의 인생이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마주 앉아 얘기해보면 사연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이 책에 실린 인터뷰처럼 과거에 내가 힘들었을 때 나는 어떤 방식으로 상황을 극복했는지, 어떤 마음가짐이 힘을 줬는지 회상해보면 스스로도 깨닫지 못했던 행복의 근원과 해법을 발견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참 많은 책입니다. 평소 제가 가진 사고방식과 유사한 부분도 많았구요. 다 나열하기엔 양이 많으니 몇 가지만 뽑아봅니다. 그리고 매 인터뷰 뒷부분에 있는 긍정 처방전도 내용을 잘 갈무리할 수 있게 정리되어 있으니 찬찬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우린 항상 커다란 뭔가를 바라면서 기회를 기다려요. 그런데 사실 기회는 우리가 무시할 정도의 자그마한 순간이나 관계들 속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자기를 비우고 겸손한 마음으로 어느 순간에 시작해도 상관없을 만큼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떠한 상황이 닥치더라도 최고를 보여 줄 수 있는 정신적인 스탠바이(Standby)가 되어 있는 게 중요해요. (69p)


행복이나 성공의 기준은, 상대적인 게 아니잖아요. 본인이 행복을 느끼면 행복한 거고, 본인이 성공했다고 느끼면 성공한 거 아닌가요? (85p)


중요한 것은 가장 인정받아야 할 대상은 타인이 아니고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 인정하는 삶이야말로 행복한 삶이다. (89p)


무엇보다 행동이 중요하다. 움직이고 실천해야 이루어진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인간을, 세상을 바꾼다. 게으른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당장 하나라도 시작해 보자. (93p)


진정한 행복에는 거스를 수 없는 원칙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행복을 주고 싶다면, 우선 나부터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113p)



행복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합니다. 윤영미는 날마다 성장하는 나를 보는 것!”이라 했고, 최정원은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라 했고, 엄홍길은 노력하는 것, 만들어 가는 것이라 했습니다. 저는 제가 지금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행복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뭐라고 대답할지는 조금 더 정리를 해봐야겠습니다. 저 스스로를 위해서라도요.


연애시대라는 드라마에서 주인공 은호(손예진)에게 아버지(김갑수)가 했던 대사가 참 좋아서 오래전에 본 드라마임에도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호야! 최선을 다해 노력하지 않으면 행복해질 수 없다. 네가 행복해져야만 이 세상도 행복해진다.”


많은 분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인터뷰하다>는 행복해지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합니다.


행복하세요?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지요?”라는 질문에 대한 여러분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오늘, 행복하신가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독일 교육 두 번째 이야기 - 꼴찌도 행복한 교실
박성숙 지음 / 21세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육은 한 개인의 미래는 물론이고 사회와 국가의 미래와도 연결되는 큰 과제입니다. 흔히 교육을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할만큼 장기적인 안목으로 조급함 보다는 신중함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이나 정책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의문입니다. 저는 학부모가 아니라 그나마 덜하지만 자녀가 학교에 다니는 지인들을 만날 때마다 그분들의 한숨소리를 꼭 듣게 됩니다.


저자인 박성숙은 이미 <꼴찌도 행복한 교실>, <독일 교육 이야기> 등 독일 교육과 관련된 책을 저술한 바 있는 독일 교육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이 책은 <꼴찌도 행복한 교실>의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교육과 관련된 책이지만 학술적으로 딱딱하게 정리된 책은 아닙니다. 실제로 두 자녀를 독일에서 교육시키고 있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쓰인, 일반적인 에세이처럼 책장을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는 큰아이와의 대화 부분은 티격태격하지만 화목한 가족이야기를 보는 것 같고, 결국엔 한국 엄마인 저자가 독일인들에게 간혹 느끼는 괴리감(?)은 소소한 재미를 줍니다.



간혹 다른 나라(특히 유럽)의 교육시스템이 소개되는 방송이나 기사를 보면, 마치 저 나라는 이해관계자가 모두 행복한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우리도 빨리 저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들이 독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도 없이 절대 진리인양 확언하는 것에 우려합니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분들께서도 독일 교육이 정답이라는 단순한 생각보다는 자녀 교육에 대한 독일인의 사고방식과 가치관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인지를 먼저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주 장기적으로 독일 교육 시스템에서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을 주변분들과 나누다보면 우리나라의 교육도 조금씩 변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주 서서히.


물론 독일 교육에도 어두운 면은 존재합니다. 독일 교육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있고, 독일에서 정신과 치료를 가장 많이 받는 직업군이 교사라고 합니다. 기간제 교사에 대한 처우도 문제입니다. 한 기간제 교사는 부족한 임금 때문에 밤에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학교 폭력 문제도 있고, 왕따 문제는 독일에서도 심각한 문제입니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에서도 독일이 낮은 점수를 받다보니 독일 내에서도 독일 교육이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점만 살펴보자면 독일도 만만치 않은데, 과연 독일 교육이 가진 힘은 무엇일까요? 직업교육이 잘 이루어져 있고, 독일을 대학 못 가도 성공하는 나라로 불리게 하는 마이스터를 위한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독일 대학은 학비를 내지 않음에도 진학률이 40%라는 것 자체가 대학 외에도 인생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이 많다는 반증입니다. 또한 저는 독일 교육 시스템 자체의 힘보다 독일인들이 교육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에서 더 많은 힘을 느꼈습니다. 학교 생활의 목적이 공부만이 아닌, 학생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전체적으로 독일 교육은 청소년들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자기행동에 대해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존재로 여기며 향후 사회의 구성원으로 잘 성장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우리나라는 학생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고, 아직 스스로 판단하기엔 부족한 존재라는 인식이 큰 것 같습니다. 쉽게 비교하자면 우리나라는 고등학생까지는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하기 어려운 나이로 보다가 대학생이 되는 순간 자기 인생은 스스로 책임져야 한다는 단계로 한순간에 바뀐다면, 독일은 교육과정 속에서 그 단계 변화를 잘 녹여낸다고 할까요?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 학교법을 예로 들자면, 독일은 학생이 종교적인 의식이나 정치 단체, 혹은 정당이나 노동조합에서 개최하는 세미나 등에 참석하기 위해 최대 일주일간의 결석을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14세부터는 정당에 소속된 청년회에 가입할 수 있고, 16세부터는 정식으로 정당의 당원으로도 활동할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나라 학생들보다는 활동의 자율성이 높고 또 그만큼 가치관 형성이나 행동에 대한 책임감 또한 클 거라 생각합니다. 11학년부터 기존의 학급이 없어지고 각자 선택한 심화 과정 중심으로 운영되는 점도 흥미로웠습니다. 학생의 선택권을 높임과 동시에 대학 시스템에도 잘 적응할 수 있는 제도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아래와 같은 학교법에서는 성적과 평가가 최우선이 아니며, 무엇보다 학생의 권리를 존중하려고 노력한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숙제는 개별 학생의 수준에 적절해야 하며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토요일과 일요일 주말에는 숙제를 내주어서는 안 된다. 숙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 내줄 수 있다.”


시험은 일주일에 두 과목 이상, 하루에 한 과목 이상은 볼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정부든 교육청이든 우리의 정책들은 속전속결, 당장 빠른 결과를 기대하는 조급함에서 벗어나지 못 한다. 그에 반해 독일의 방안들을 보면 밑에서부터 차근히 다져간다는 느낌이 든다.는 저자의 메시지는 저도 동의하는 바이며,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한 부분입니다. 물론 우리나라 교육 관계자들도 많은 노력을 할테고,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시스템이 나라의 발전에 기여한 바도 클 것입니다. 독일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기에 지금과 같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겠죠.


속전속결과 조급함을 버려야 하는 만큼 다른 나라의 교육 시스템이 좋다고 무분별하게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매년 바뀌는 입시제도처럼 교육 당사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일도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저는 요즘 교육을 보면서, 차라리 이미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난 제 세대는 행운아라는 생각까지 하곤 합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행복해지는 교육은 언제쯤 가능할까요? 독일 교육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며 교육이 본질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독일 교육은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지만, 그 본질엔 학생의 행복이 우선이라는 가치가 담겨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독일 교육의 힘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좋은 기회가 생겨 경제지나 시사지 외에 오랜만에 잡지를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월간 샘터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건 처음이네요. 작고 가벼워서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독자가 기고한 미담이 주된 내용인줄 알고 있었는데, 훨씬 다양한 기획기사와 코너가 많아 적잖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주로 뉴스를 통해 접하다보니 정작 보통사람들이 가진 생각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부족한데,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각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명사의 강연이나 강의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동료나 친구 그리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요.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분의 기고글인 <공항24- 화려한, 그러나 가벼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도 최근에 가족을 마중 나가느라 공항에 다녀왔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보니 가족 여행객이 참 많았습니다. 글을 쓰신 분은 직장이 직장이니만큼 매일매일 수많은 가족여행 인파를 접할 테고, 또 여러 가지 다양한 느낌의 가족을 만나겠죠.



"그런데 최근에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여행은 가족끼리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건데 실제로 나가면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나 주변 사례를 둘러봐도, 공항에서 대기하는 가족들의 대화에 귀 기울려보아도 뭘 봐야지” “이거 챙겼어?”하고 이런저런 일정이나 상황은 확인하는데, 속내를 나누진 않는다. 바쁘게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가족은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빨리빨리 사진을 찍느라, 리조트에 머물며 휴양하는 가족들은 각자 물놀이하거나 마사지를 받거나 하느라 대화할 틈이 없다. 밤에 한 방에 모여도 누구는 TV를 보고, 누구는 밀린 SNS를 확인하고 있고, 누구는 짐을 정리하느라 서로 대화 한마디 없단다.“ (41p)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비단 여행기간만이 아니라 늘 새겨둬야 하는 부분이겠죠.


세계의 옛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유산> 코너도 눈길이 갔습니다.


"산 자체가 보물창고라는 깨달음이었다. 사람들이 먹고살 바를 가득 간직하고 있는 존재가 자연이다. 산나물과 나무열매, 목재와 석재,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모든 게 보물이 아니고 무엇일까...(중략)... 요컨대 이 이야기 속에는 자연에 대한 겸손을 추구하는 생태적 사유가 깃들어 있다. 보이는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려는 미다스의 욕망에 휩싸여 있는 우리에게, 함부로 산을 깎고 강을 파헤치는 사람들에게 정문의 일침을 준다.“ (51p)



실제 인사를 나눈 바 있고, 참 신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던 똑똑도서관 김승수관장의 글은 저 또한 제 주변에서 작지만 실천해볼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늘 마음은 먹는데 실천이 문제죠. 이제 정말 실천을 해봐야겠습니다.



이 외에도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 , 소설가 성석제의 글, 그리고 상식과 교훈을 주는 많은 글들은 2,5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가족들과 십자말풀이도 같이 풀고 함께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다보면 <공항24>라는 글에서 애석하게 여겨진 가족 간의 관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두께를 생각한다면 살림지식총서와 더불어 효율이 극대화되는 작지만 큰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랑에 독해져라 - 현실에 흔들리는 남녀관계를 위한 김진애 박사의 사랑 훈련법
김진애 지음 / 다산북스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에 독해져라. 참으로 강렬한 제목입니다. 달콤함으로 가득해도 부족함을 느낄 수도 있는 사랑에 대해 독해지라고 말하는 책입니다. 갈수록 퍽퍽해지는 삶의 무게 속에서 이젠 사랑까지 독해져야 하나 싶겠지만,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긴 지금 왜 저자가 독해져야 한다고 했는지 충분히 공감되는 책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우리 대부분은 사랑에 대한 별다른 학습 없이 사랑이라는 상황을 맞게 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로망이지만, 사랑하기는 현실이다고 지적합니다. 생각해보면 사랑만큼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게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서의 대인관계를 위한 책은 읽어볼지언정 사랑에 대해서는 학습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성에게 호감을 얻기 위한 방법은 고민하지만 결혼 이후에는 무관심해진다고 할까요?



책을 읽는 내내 저자의 사고방식과 제 사고방식에 유사한 부분이 많아서 처음 가진 기대감보다 훨씬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설령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해도 얻어갈 부분이 많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바닥선(bottom line)'이라는 개념이 많이 와 닿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상, 최고, 최적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절대적으로 따져봐야 할 것은 최소한의 기본이다. ’바닥이 어디인지 알아야 하고 기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고 바탕이 어떤 모양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왜 그런가? 첫째, 그 바닥선 아래로 더 떨어지지 않을 거라 기대할 수 있다. 둘째, 그 바닥선은 시작하는 출발선은 될 수 있다. 셋째, 그 바닥선부터는 더 올라갈 일밖에 없다. 넷째, 사람은 끊임없이 변하지만 바닥선만큼은 잘 변하지 않는다.” (76p)


상대방에 대해서도 또한 자신에 대해서도 바닥선에 대해 생각하고, 파악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분별하고, 종합하고, 결론을 내리는 이성적 과정을 밟아나가야 좋은 남녀관계에 이를 수 있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 제시하는 여덟 가지 기준이 섹스, 스킨십, , 살림, , 지혜, 시간, 공간입니다. 마치 박웅현이 쓴 <여덟 단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제 생각과 저자의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도 많아 더욱 책장이 술술 넘어가기도 했고,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은 실제로 깊게 대화를 나눠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또한 결혼을 했고 앞으로도 근사하게 사랑하며 살고 싶으니까요.



생각해보면 사랑은 정말 거대한 장기 프로젝트 같습니다. 변수도 많고, 사건사고도 많고, 충분히 시뮬레이션을 해도 실전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교육에서도 평생학습 개념이 중요해지는 것처럼 사랑에도 평생에 걸친 노력이 필요함을 되새기게 됩니다. 아래 문장처럼요.


남녀관계란 서로 길들이고 길들여지는 관계다. 남녀관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뭔가 통해야 하고, 계속 통하려면 통할 것을 만들어야 한다.” (185p)



사랑은 끝나지 않는 주제이고, 사랑하기란 끝나지 않을 과제다. 어떤 드라마를 쓸지는 온전히 당신의 몫이다.” (282p)


사랑에는 정답이 없을 겁니다. 저자가 전하는 바도 정답은 아니겠죠. 사랑에 대한 고민을 지인들에게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듯 이 책도 그런 마음으로 접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행복해지고자 사랑을 하고 그 사랑이 아름답게 지속되어야 행복 또한 늘 함께 하니까요.


저자의 마지막 메시지가 참 좋아서 필사하는 기분으로 옮겨 봅니다. 기적이 함께하기를...


사랑으로 성장하라! 사랑의 기운은 우리를 부쩍 자라게 해 준다. 사랑의 순간은 기적과 같은 끌림으로 시작되지만 절대적인 노력으로 이루는 사랑의 지속 역시 기적이다. 처음 빠졌던 사랑의 순간에 느꼈던 그 기쁨을 잊지 마라. 사랑을 지속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에 인색하지 마라. 인생의 다른 그 어떤 것과 마찬가지로, 사랑에도 훈련이 필요하다. 사랑의 훈련을 통해 사람은 훌쩍 큰다. 사랑에 대한 로망을 잃지 마라. 온갖 괴로움과 고통 속에서도 사랑은 여전히 기적이다. 사랑하라, 당신의 현실 속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