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5.8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좋은 기회가 생겨 경제지나 시사지 외에 오랜만에 잡지를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월간 샘터라는 이름은 자주 들어봤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본 건 처음이네요. 작고 가벼워서 출퇴근길에 지하철에서 읽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독자가 기고한 미담이 주된 내용인줄 알고 있었는데, 훨씬 다양한 기획기사와 코너가 많아 적잖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는 주로 뉴스를 통해 접하다보니 정작 보통사람들이 가진 생각과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부족한데, 글쓰기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각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명사의 강연이나 강의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동료나 친구 그리고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많은 깨달음을 얻는 것처럼요.


인천공항에서 근무하는 분의 기고글인 <공항24- 화려한, 그러나 가벼운>도 그 중 하나입니다. 저도 최근에 가족을 마중 나가느라 공항에 다녀왔는데 본격적인 휴가철이다 보니 가족 여행객이 참 많았습니다. 글을 쓰신 분은 직장이 직장이니만큼 매일매일 수많은 가족여행 인파를 접할 테고, 또 여러 가지 다양한 느낌의 가족을 만나겠죠.



"그런데 최근에 재밌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가족여행은 가족끼리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건데 실제로 나가면 가족끼리 대화하는 시간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나나 주변 사례를 둘러봐도, 공항에서 대기하는 가족들의 대화에 귀 기울려보아도 뭘 봐야지” “이거 챙겼어?”하고 이런저런 일정이나 상황은 확인하는데, 속내를 나누진 않는다. 바쁘게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가족은 정신없이 일정을 소화하고 빨리빨리 사진을 찍느라, 리조트에 머물며 휴양하는 가족들은 각자 물놀이하거나 마사지를 받거나 하느라 대화할 틈이 없다. 밤에 한 방에 모여도 누구는 TV를 보고, 누구는 밀린 SNS를 확인하고 있고, 누구는 짐을 정리하느라 서로 대화 한마디 없단다.“ (41p)


가족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글입니다. 비단 여행기간만이 아니라 늘 새겨둬야 하는 부분이겠죠.


세계의 옛이야기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위대한 유산> 코너도 눈길이 갔습니다.


"산 자체가 보물창고라는 깨달음이었다. 사람들이 먹고살 바를 가득 간직하고 있는 존재가 자연이다. 산나물과 나무열매, 목재와 석재, 흘러나오는 맑은 물이 모든 게 보물이 아니고 무엇일까...(중략)... 요컨대 이 이야기 속에는 자연에 대한 겸손을 추구하는 생태적 사유가 깃들어 있다. 보이는 모든 것을 금으로 만들려는 미다스의 욕망에 휩싸여 있는 우리에게, 함부로 산을 깎고 강을 파헤치는 사람들에게 정문의 일침을 준다.“ (51p)



실제 인사를 나눈 바 있고, 참 신선한 발상이라고 생각했던 똑똑도서관 김승수관장의 글은 저 또한 제 주변에서 작지만 실천해볼 수 있는 게 있지 않을까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늘 마음은 먹는데 실천이 문제죠. 이제 정말 실천을 해봐야겠습니다.



이 외에도 법륜스님의 참살이 마음공부 , 소설가 성석제의 글, 그리고 상식과 교훈을 주는 많은 글들은 2,500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저렴하다는 생각까지 들게 했습니다. 가족들과 십자말풀이도 같이 풀고 함께 글을 읽고 생각을 나누다보면 <공항24>라는 글에서 애석하게 여겨진 가족 간의 관계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두께를 생각한다면 살림지식총서와 더불어 효율이 극대화되는 작지만 큰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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