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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아이 ㅣ 로빈의 그림책장
안드레스 칼라우스키 지음, 무리엘 미란다.후고 코바루비아스 연출, 주하선 옮김 / 안녕로빈 / 2025년 9월
평점 :
[안녕로빈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아이와 함께 읽어 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
안녕하세요,
아이들과 함께 책 읽는
사랑해우리딸들입니다.
오늘은 그동안 만나본 적 없는
조금 특별한 책
연극 작품을 원작으로 한 감성 동화
《보이지 않는 아이》 를 소개해보려 합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독특하게도
연극 대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동화책이에요.
그래서인지 일반 동화책보다
대사 중심의 문체와 상징적인 표현이
많고,
전체적인 분위기는 어딘가
쓸쓸하고 깊은 여운이
깃들어
있습니다.
책이 도착하자마자 언제나처럼
저보다 먼저 책을 뜯어보는
예비 초등 둘째가 먼저 읽었어요.
그런데 아이가 책을 덮으며
“엄마, 이 책은 좀 어려워” 하더라고요.
그 말처럼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라기보다
짧은 문장 안에 깊은 감정과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었어요.
동화책과 함께 동봉된 희곡 대본을
읽고
나니
이야기의 흐름이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왔고,
아이도 그제야 책 속 이야기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이야기 속 주인공 막스와 펠리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갑작스럽게 잃은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면 안 돼요.”
그 한 문장이 제 마음을 오래 붙잡았어요.
어릴 적, 초등학교 4학년이었던 저도
지금 제 딸과 같은 나이에
가장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의 저는, 그리고 가족들은
서로의 슬픔을 감추고
‘그 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던’
시간들 속에 있었죠.
수십 년이 지나 이제는 담담히 말할 수 있지만,
그 당시엔 너무 어려웠고,
누구의 아픔이 더 클지 몰라
감히 꺼내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막스와 펠리페의 대사를 읽으며
그들의 마음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어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를 키우며 내가 놓치고
지나쳤던 순간들이 스쳐갔어요.
“아니야, 엄마.”
“아무것도 아니에요.”
라고 말하던 아이들의 모습이 떠올랐죠.
그때마다 바쁘다는 이유로,
사소하다는 이유로
아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제 자신이 떠올라
조금은 마음이 아려왔습니다.
책 속에서 펠리페의 존재가
점점 ‘보이지 않게’ 되는 장면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어쩌면 관심받지 못하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 것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아이 곁에 어른이 있지만
정작 아이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던 그 장면이
가장 슬프고도 중요한 메시지처럼 느껴졌어요.
그런 아이들 앞에 나타난 한 할아버지.
그의 등장은 이야기 속 빛이자 위로였어요.
어두웠던 집 안을 벗어나
햇살이 내리쬐는 정원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면은
제 마음까지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마지막 장면은
초반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와 대조적이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조용한 안도와 평안을 느끼게 했어요.
그 순간, 저는 제 아이들과의 시간을 떠올렸고
지금 이 순간을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습니다.
‘보이지 않는 아이’는
겉으로는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이지만,
사실은 어른을 위한 이야기 같아요.
잃어버린 마음을 되돌아보게 하고,
무심히 지나쳤던 아이의 말 한마디에
담긴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거든요.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보이지 않는다는 건 어떤 걸까?”
“우리가 서로의 마음을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누며 감정과 공감에 대해
대화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