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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렌조 미키히코 지음, 모세종.송수진 옮김 / 어문학사 / 2011년 1월
평점 :
어문학사에서 소리소문없이 나온 렌조 미키히코의 미녀를 읽었습니다.
8개의 단편작을 엮은 단편집입니다.
2011년을 열은 첫번째 일본 미스터리라서 꼭 읽으려고 했고, 또한 예전에 빨간 고양이라는 일본 미스터리 단편집 모음책에서
돌아오는 강의 정사가 인상 깊어서 이렇게 만나기를 기다려왔었습니다.
올해 2월에 시공사에서 회귀천 정사가 나올 예정이고, 7월에는 폴라북스에서 백광이 나올 예정은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은 정말 깜짝 등장이네요.
8편의 내용은 대부분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제목인 미녀와 잘 어울리는 소재네요.
물론 제목이 미녀인것은 마지막편에 미녀라는 단편이 실려있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아름다운 얼굴과 달콤한 말로 유혹을 한 뒤, 뒤에 숨긴 칼을 꺼내드는 느낌의 작품이었습니다.
아내가 남편 살인을 시도했는데 그녀를 미워할 수 없는 아름답고도 슬픈이야기도 있고요.
애거서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가 살짝 생각나는 단편도 있습니다.
또 서슬퍼런 사랑을 보여주는 으스스한 이야기도 있어요.
8가지가 모두 각기 다른 매력을 풍기지만, 역시 뼈대는 사랑이라서 그런지 비슷한 느낌도 듭니다.
그러나 하나같이 정상적인 사랑은 없었어요.
하긴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바로 그래야 제맛이지요.
소재가 그래선지 러브씬이 심심치 않게 나옵니다.
묘사가 살육에 이르는 병 처럼 자세히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불륜이나 비틀린 사랑 등이 소재이기에 관계이야기가 잦습니다.
머, 전 다 큰 성인이니까 거리낌없지만 청소년들에게는 약간 자극적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첫편인 야광의 입술이라는 단편은 나머지 7편이 어떤식일지, 어떤 분위기인지 짐작해보게 합니다. 약간 블랙유머의 느낌도 들고요.
하지만 두번째 편인 희극 여배우편에서는 완전 다른 형태의 이야기입니다. 8편중 가장 특이합니다. 생각보다 집중을 요하기도 하고요.
세번째 편 밤의 살갗은 너무 감동적이었네요. 진정한 미스터리 로맨스랄까요? 으흑
네번째 타인들 편은 확실히 이 중 느낌이 이질적입니다. 다섯번째 밤의 오른편부터는 다시 본래의 느낌이 들고, 여섯번 째 모래유희에서 초단편으로 잠깐 쉬는 느낌이 들고(가장 어렵기도;; 기분탓?;;), 일곱번 째 밤의 제곱에서 다시 올리고, 여덟번 째 미녀에서 정점을 찍는 느낌이었습니다.
참 복잡하게 말했지만,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마디로 말씀드리자면 질리지 않게끄름 단편들의 배치가 좋습니다.
어찌보면 비슷한 분위기와 소재라 차칫 질릴수도 있는 것을 ABAB 패턴으로 극복시켰습니다.
재미도를 평가하자면 취향이 아닌 단편은 개인차라 어쩔수 없고요. 일단 렌조 미키히코가 어떤 유형의 작품을 쓰는 작가인지 알 수 있는 좋은 책이고,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