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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 - 일상의 오류가 보이기 시작하는 과학적 사고 습관
데이비드 헬펀드 지음, 노태복 옮김 / 더퀘스트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 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거짓 정보, 거짓 뉴스가 넘쳐나고 있다. 지금처럼 각종 정보망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어떤 사실에 대하여 나름 검증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과 같은 통신의 발달로 매일 250경 바이트, 책으로 5조 권의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보니, 강력한 집단지성의 힘으로도 주목받는 정보 외에는 검증이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뭐가 진실인고 거짓인지 날이 갈수록 분별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진실이 거짓 같고, 거짓이 진실 같은 경우가 자꾸 늘어나며, 나쁜 목적을 가진 집단들이 진실을 왜곡하여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는데 이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국정원 같은 국가 단체까지도 말이다.
결국 이들에게 손 놓고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개개인 모두가 논리적 사고 능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어떤 정보 대해 무조건적인 긍정이 아니라, 진짜 이게 맞나 하는 회의적 사고를 통해 그 정보에 오류가 없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그런데 논리적 사고를 어떻게 기르겠다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것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천문학자 데이비드 헬펀드의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에서는 책 제목과 같이 과학자처럼 과학적으로 사고하는 방법을 기르라고 하고 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숫자에 친해지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궁금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식을 세워 냅킨이나 봉투 뒤에 간단히 계산해가는 습관을 가지라고 한다.
식을 세우고, 계산한다고 하니 듣는 순간부터 머리 아프겠구나 할 수 있다. 당연히 처음부터 하기 힘들다. 그래서 책에서는 일단 10가지 과학의 속성을 얘기하며, 왜 과학자처럼 생각해야 하는지, 왜 그게 옳은 방법인지 말하고 있다. 또한 수에 대한 크기 감각을 익힐 수 있게 태양계 행성, 머리카락, 원자들을 공간적으로 비교하고 있고 시간의 크기를 이해하기 위해 빅뱅 후 지금까지를 1년으로 계산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수적 감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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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러 비교를 통해 숫자에 대한 감각을 익히면, 이어 어떤 정보에 숫자를 대입하여 생각하는 추론을 배우게 된다. 뉴욕시에 안에 피아노 조율사가 몇 명인지 과학적 추론을 해보는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이 부분이 책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어떤 문제에 어떤 식을 대입할지, 어떤 정보를 이용할지 생각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소위 알고리즘을 도출하는 과정으로 구글의 입사 면접에서 많이 나오는 질문이기도 하다. 중요한 만큼 책 부록에 '과학적 사고습관 연습하기'로 좀 더 자세히 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예전에 방송 알쓸신잡에서 나온 이순신 장군의 숨결을 지금도 느낄 수 있는가 하는 이야기가 떠오른다. 이런 추론은 아주 중요하다. 추론 시 알고리즘이 얼마든지 틀릴 수 있다. 적용 자료나 수치가 틀릴 수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문제 해결과 검증의 토대를 만들고 얼마든지 피드백을 통해 보정할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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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다른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그래프 보는 법에 관해서도 자세히 설명하고 있고,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통계와 확률 핵심도 다루는데, 잘못된 통계나 잘못된 상관관계에 대한 부분도 같이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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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곳곳에 계산이 나오는데, 대부분 중고등학교에서 배운 정도의 수준이다. 다만 단위가 좀 클뿐이다. 더 자세히 알아야 할 내용은 곳곳에 유효숫자의 정의나 반올림의 올바른 방법과 같이 별도 박스 내용으로 다루고 있고, 맨 뒤에 주석으로 해당 사이트나, 자료를 볼 수 있게 첨부되어 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또 달리 재미있는 부분은 과학이 아닌 것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한창 화두가 되었던 창조과학도 거론하고 있고, 점성술, 침술, 동종요법, 잘못된 실험과 논문 등이 그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과학은 반증할 수 있는가인데, 거론된 분야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내 개인적으론 다른 것은 모르겠고 침술은 그가 이해가 적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며, 그가 말한 침술로 인한 의료 사고 얘기는 앞에서 무시되었던 사망자 통계 이야기와 반대되는 모순된 주장이며, 서양 의학에서 발생하는 의료 사고와 비교가 필요했던 부분이다. 즉 이는 어디까지나 그의 개인적 생각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부분도 천체 물리학적인 관점과 과거 사실에 대한 기록에 따라 기후학자들이 거론하고 있는 문제들이 너무 과장되었다는 주장을 보이는데, 이 역시도 많은 이견이 있는 부분으며 다양한 요소가 반영되어야 할 부분이므로 몇 개의 반증으로 확정 지을 수 없는 주제이다. 과학적 사고를 얘기하면서도 저자도 도박사의 오류와 같이 일부 편향된 사고의 실수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디까지나 그는 천문학자이지 의학자나 기후학자가 아니므로 일부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해서 이 책의 가치가 손상되지 않는다고 본다. 과학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며, 틀린 것이 확인되면 그것을 버리고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이는 아주 유연한 존재다.
'생각한다면 과학자처럼"은 분명 논리적 사고를 키우는데 무척 도움이 되는 훌륭한 책이다. 앞으로 공학도, 과학도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며, 일반인이나 인문학도 역시도 거짓 정보나 생각의 오류를 범하지 않는 논리적 사고를 돕기 위해서 읽어 봤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