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해물질 의문 100 - 생활세제, 의료품, 화장품, 농수산물, 공산품은 얼마나 안전한가
사이토 가쓰히로 지음, 장은정 옮김, 임종한 감수 / 보누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2006년 영국으로 망명한 러시아인 알렉산더 리트비넨코가 폴로늄으로 암살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사극에 자주 나오는 비상, 즉 비소를 이용한 암살도 무척 많다. 간첩하면 떠오르는 독극물 청산가리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참 끔찍한 것들이다. 그런데 이런 무서운 물질이 담배의 성분이라는 것이다. 비록 소량이라고는 하지만, 유해 성분 덩어리인 담배가 분명 몸에 좋을 리는 없을 것이라 쉽게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를 언제 죽일지 모르는 유해물질은 담배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세제, 드라이클리닝, 주택 내장재, 곤충, 식물, 각종 먹거리, 화장품, 심지어 약까지도 우리를 쥐도 새도 모르게 몰래 죽이는 암살범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뭐가 우리를 노리고 있는지 알기 쉽지 않다. 워낙 잘 위장하고 있어서 그 정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데, '유해물질 의문 100'을 보고 그것들의 정체를 알 수 있었고, 어떻게 조심해야 하는지도 함께 배웠다.

예를 들어 염소계 표백제와 산성 세제를 섞으면 제1차 대전에 사용한 염소가스가 발생한다고 한다. 공기 중에 0.003%만 있어도 점막 손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실명, 사망까지도 이르는 맹독 가스이다.
피부 고와지라고 사용하는 입욕제와 세제가 잘못 섞이면 화학작용으로 황화수소가 발생해서 0.1 이상의 농도 면 즉사한다고 한다.
드라이클리닝 후 반드시 세탁에 사용한 용제가 날아가게 비닐 포장을 벗겨야 한다고 한다. 드라이클리닝 용제가 피부 민감한 사람에게는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난 이런 생각도 못하고 드라이클리닝하고 난 후의 냄새를 좋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욕실 타일에 곰팡이 없애기 위해 열심히 곰팡이 제거제를 잔뜩 뿌려 댔는데 이는 단백질을 응고 작용을 하므로 이 역시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즉 가급적 맨살에 닿지 않게 장갑을 끼고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합성감미료, 자외선 차단제, 방부제, 건조제, 살충제 등 우리가 흔히 쓰고 접하는 제품에 관한 내용도 다루고 있고, 독을 가진 식물, 버섯, 어류, 양서류, 파충류와 같은 자연 속에서 접할 수 있는 유해물질 관련 내용도 들어 있다. 즉 이 책에서는 인간이 생활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각종 제품들의 부작용, 그에 따른 환경오염에 따른 문제뿐만 아니라, 자연이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위험 물질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내가 관심 있게 봤던 내용 중에 하나는 불을 끄는 소화기에 관한 것이다. 여러 소화기 중 강화액 소화기 종류는 강한 염기성이므로 피부와 특히 눈에 주의해야 한다고 한다. 심하면 실명까지 이를 수 있고, 맹독 가스 포스겐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고 불 끌 때도 소화용제에 노출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짜 어렸을 때 무한 호기심으로 소화기 터트리고 하얀 가루 맛까지 본 기억이 떠오르는데, 책을 보고는 참 여러모로 내가 위험한 짓을 많이 했구나 생각한다.
이 책에는 참 많은 화학용어와 화학식이 나온다. 분자 구조와 함께 어떤 화학 반응으로 어떻게 변해서 우리에게 문제를 일으키는지 간단히 설명하고 있다. 그만큼 화학 전공자에게는 책 보는 재미가 클 거라 생각이 든다. 물론 비전공자에게는 화학 명칭만 봐도 머리가 아프긴 하다. 하지만 복잡하니까 몰라도 돼 하는 것보다는 대부분 이해는 못한다고 해도 그 변화를 다뤄주니까 전체 내용 이해에는 큰 도움이 되었다. 전부터 궁금했던 건조제의 색깔 변화의 비밀, 활성산소의 변화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화학식을 얘기해서 이 책이 무조건 머리 아플 거라고 오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각 주제별로 각종 역사적 사건이나 사회적 이슈를 불러일으킨 문제, 엽기 살인 사건, 사고까지 같이 얘기해주고 있으므로 그리 딱딱한 책이 아니라 생각한다. 각 주제별로 분량도 3 ~ 5쪽 이내이고, 손 이끌리는 데로 아무 곳이나 펴서 봐도 되는 책이다.

'유해물질 의문 100'을 다 읽고 보니, 이렇게 내 주변에 내 목숨과 건강을 노리는 많은 것들이 있었다니 너무나 놀랍기만 했다. 니코틴이 청산가리보다 독성이 강하고, 다이옥신이 이렇게 엄청난 유해 물질인지 이제야 알게 되었다. 그동안 방송에서 단편적으로 들었던 것들을 한꺼번에 좀 더 상세히 정리해가며 볼 수 있어 좋았다. 생활 속에서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심해야 할 것들을 다루고 있으므로 꼭 한 번쯤은 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이왕이면 그 정보를 혼자만 알지 말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과 같이 공유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