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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는 약 모르고 먹는 약 - 아파도 다쳐도 걱정 없는 안전한 약 선택법은 따로 있다!
김정환 지음 / 다온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아무리 건강한 사람도 평생에 약을 한 번도 안 먹어 본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가족 모두가 다 건강한 집도 드물죠. 비타민류도 안 먹어 봤다는 사람은 아예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는 약과 태어나서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렇지만, 약에 대한 지식은 그리 많지 않은 거 같습니다. 알고 있다고 해도 아주 극히 일부분이죠. 그러다 보니 많은 문제를 야기합니다. 바로 약에 대한 오남용이죠. 나이 드신 분들 경우 무척 심하죠. 조금만 감기 기운이 느껴져도 판xx을 찾고, 마치 음료수처럼 마십니다. 소화제를 달고 사는 분도 있고, 진통제를 비타민처럼 드시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약은 만병통치 명약이 되기도 합니다. 이건 진짜 너무 위험한 일이죠.
'알고 먹는 약 모르고 먹는 약'은 이런 잘못된 약의 사용을 막아주는 책입니다.
전 제목만 보고, 요즘 유행하는 "약 먹지 마라"류의 책이 아닌가 추측했는데, 아니었습니다.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쓰게 될 수 있는 약들에 관해 제대로 된 사용법을 알려주는 사용설명서와 같은 책이었습니다.
감기, 소화불량, 설사, 치통, 두통, 근육통, 벌레 물린데, 화상, 가려움증과 같이 누구나 경험하는 질환뿐만 아니라, 불면증, 간기능 저하, 전립선 질환, 치질, 결석 등의 다소 드물지만 주변에 흔히 걸릴 수도 있는 병에 관해서도 다루고 있습니다. 보통은 약이라고 생각 안 하고 먹는 비타민에 관한 정확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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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록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약을 별도로 다루고 있어서 아이가 있는 집은 꼭 한번 읽어보고 필요한 상비약을 준비해두면 갑작스러운 발병에도 대처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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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구성은 예를 들어 감기면, 감기에 관련된 약 설명과 성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이어 노란 인쇄된 곳에 자주 사용되는 약들이 직접적으로 거론되고 사용에 대한 안내와 정보가 나옵니다. 말도 어려운 전문적인 성분이나 용어가 나오긴 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만 책에 나와 있는 약 중에는 시중에 구하기 힘들거나 현재 정상적인 유통이 안 되는 약도 있더군요. 몇 가지 저에게 도움이 될만한 약을 구하러 동네 크고 작은 약국을 다 돌아다녀 봤는데, 구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약들은 저자가 다시 조사해서 다음 판본에 반영해줬으면 좋겠네요.
이 책을 보다 보면, 내가 살아오면서 참 많은 병에 걸렸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진짜 죽을 병만 안 걸렸을 뿐이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양한 병 경험이 있었더군요. 저는 어렸을 때 약 부작용으로 입술이 거무죽죽하게 변한 일이 있은 뒤로 항상 약을 사면 설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편입니다. 그런데도 이 책을 보니 병원까지 가지 않고 대충 습관적으로 약국에서 무심코 산 약들 경우,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물파스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과거 벌레 물리면 다들 물파스 바르라고 해서 써봤는데, 이상하게 별 효과가 없어서 그냥 나랑 안 맞나 보다 했었습니다. 그런데 책을 보니 물파스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나와 있더군요. 물파스는 통증을 가라앉히는 소염 진통제지 벌레 물렸을 때 바르는 약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죠. 저 뿐만 아니라, 우리 식구, 다른 분들까지도…
그래서 요즘 모기가 자꾸 물기도 해서 관련 내용 바로 뒤에 나오는 추천 약을 사서 발라 봤는데, 너무 잘 듣더군요. 물파스 바르면, 좀 가라앉는 거 같다가 다음날 다시 간지럽고 부었는데, 그런 거 없이 잘 나았습니다.
이런 비슷한 오용 사례는 두통이나 감기 약, 소화제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설명서 보며 조심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제대로 알고 있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요즘 인터넷에 각종 의학적 지식이 넘쳐나고 있지만, 이것을 그대로 무조건 신뢰해서는 안 됩니다. 모든 내용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한두 가지 증상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감기인 줄 알았는데, 뇌수막염일 수도 있습니다. 잘못 판단하면 죽을 수도 있는 거죠. 병원에서 다양한 정밀 검사를 하는 것도 이런 연유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진단 진료 없이 무조건 인터넷 정보로 판단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아예 정상적인 진료를 받고, 그에 대한 더 상세한 지식을 얻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겠지만, 병원에서 의사가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고. 약에 대한 설명은 더 듣기 힘듭니다. 특히 부작용에 관해선 아주아주 심각한 경우 외에는 더더욱 잘 말을 안 해주죠. 전문약이 어쩔 수 없다지만, 흔히 걸리는 질병은 이런 책을 통해 기본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가족 건강이나 본인 건강을 위해서 무척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알고 먹는 약 모르고 먹는 약'을 다 보고 나서 상비약, 구급약과 함께 두면 가장 좋을 거 같습니다. 그만큼 가족이나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상비약과 같은 책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