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망상
루퍼트 셸드레이크 지음, 하창수 옮김 / 김영사 / 2016년 4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있었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프로 바둑 기사 이세돌과의 바둑 대국이란 역사적 사건을 통해 한동안 각종 방송에서 인공지능과 함께 뇌과학, 로봇 등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다. 이러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와 같이 사람들이 기계에 점령 되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육백만 불의 사나이나, 은하철도 999 같이 인간들이 기계화의 길을 걷는 것이 아닌가 하며 사람들에게 막연한 공포심까지 일게 했다

공포심의 배경에는 오랫동안 만물의 영장이라 자부하며, 지구를 지배해왔던 인간의 지위가 한낱 기계 수준으로까지 몰락하는 데에 따른 불안감에 있다고 본다. 이는 인간만이 영혼을 가져서, 신과 소통할 알고, 천사보다 우주보다 존귀한 존재라고 배워왔던 종교 사상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많은 시간을 이어온 각종 사상의 근간이 흔들리게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생물학자이자, 정신과학 연구자 루퍼트 셸드레이크의 , '과학의 망상' 이런 과도기적 혼란의 중심에 우주 모든 것이 본질적으로 기계적이라 생각하는 유물론적 과학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물질은 모두 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물질과 에너지의 총량이 일정하다, 자연의 법칙은 고정되어 있다, 자연은 목적을 가지지 않다, 모든 생물적 유전은 물질적이며 DNA 같은 유전물질이 관여한다, 정신과 기억은 안에 있으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텔레파시처럼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은 환각이다 등의 주장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들을 크게 가지로 나누었고, 과거부터 최근에 이르는 유명한 철학자, 과학자, 수학자 등의 주장들과 과학적 사례들을 통해 유물론 과학계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사실 책을 읽고 저자가 주장하는 것은 한마디로 신을 부정하지 말라 아닌가 생각한다. 예를 들어 성경에 빛이 있으라 해서 세상이 창조되었다는 것부터가 옳다는 것이다. 이는 가톨릭 사제 조르주 르메트르의 우주 생성 가설이 처음엔 유물론 과학자들에 의해 배척을 당했으나 지금엔 빅뱅이론의 기원으로 우주 생성의 정설이 되어가는 것을 보면, 그러하다는 것이다. 인도의 힌두교나 외의 종교도 비슷한 우주관이 있으며 이는 요즘 거론되고 있는 새로운 천체물리학의 학설과도 부합하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외에도 곳곳에 신학적 이야기나 성경 구절이 언급되는 것을 보며 그의 마음을 저절로 있었다. 다만 과학을 비판하는데, 신학을 거론하기엔 스스로도 적절하지 않다 생각했는지 자제했을 뿐이다

종교에 빼놓을 없는 것이 바로 사람의 정신세계이다. 그러다 보니 기억이나 감정 인간의 정신세계를 단순히 뇌과학이나 유전공학에서 말하는 호르몬과 전류의 기계적 메커니즘으로만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한다. DNA 프로그래밍된 정보 이상의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시선을 느낀다든가, 살의를 느끼고, 동물들이 지진을 예고하는 사례, 애완동물이 주인이 오기도 전에 미리 것을 맞추는 것들을 어떻게 설명할 거냐는 것이다. 텔레파시와 같은 현상 역시도 과학계에서 우연의 일치 정도로 보지만, 너무 많은 사례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들은 사실 설명하기 어렵고 예민한 부분이다. 역시도 오컬트적인 서적들을 좋아하고, 무술이나, 종교에도 빠져도 봤기에 얼마든지 이런 주장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한의학이 분명 치료는 되지만, 메커니즘이 과학적으로 완벽히 설명되지 못하는 것과 같이 일리가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과학에 대한 반론은 과학적이어야 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자신도 증명 못하는 신의 존재를 단지 이런 현상이 있으니 있는 거고, 없다는 증명을 과학적으로 하라고 한다면 이것은 주장 자체가 오류인 것이다. 과학적 논쟁은 과학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논쟁도 그저 자기주장만 하는 말다툼이 아니었다. 상대의 이론을 자기가 검증해보고 틀린 부분을 파고들어 다시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적인 것이었다. 이것이 제대로 논쟁인 것이다

저자가 옳다고 여기는 우주론 역시도 단지 가설일 뿐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지구의 과학 수준으로는 우주의 끝이 있는 없는지도 관측하지 못하고 있는데, 시간을 거슬러 우주 탄생까지 가는 것은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지금의 빅뱅 이론이 어느 정도 타당하다 여겨지는 것은 성서적인 주장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저자가 유물론이라 비판하고  있는 지극히 기계적인 각종 과학적 이론과 장비에 의한 측정에 이뤄졌다는 것이다. 과학은 한계를 알기에 한계를 깨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는 것이다. 지금 설명 못한다고 틀렸다고 봐서는 되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니 저자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 되었지만, 분명 그의 주장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아직 설명 못하는 많은 현상들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의 일이 아직도 많다. 또한 과제는 과학자들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다. 사상가, 종교인, 인문학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알아내야 일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기술 발달에 의한 인간들의 막연한 두려움이나 공포를 덜어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부터가 앞으로 다가올 고도로 발달된 기계문명의 세상이 어떻게 펼쳐질지 너무나 불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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