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의 물리학 -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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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인터스텔라의 광풍이 지난 , 물리학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 전에는 아무도 거들떠보지도 않는 과학 책들이 많은 인기를 얻어 읽히고 있다. 어려운 물리 현상이나 법칙을 재미나고 쉽게 풀어쓰고 있지만, 그것도 벅차하는 분도 많다. 쉽게 풀어 얘기해주는 책이 있었으면 하는 분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한정된 주제를 다루는 책도 많다 보니, 다른 주제의 책들과 연결 지어 생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 현대 물리학의 흐름을 쉽게 이야기하듯이 훑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생각에 들어 맞는 책이 바로 '모든 순간의 물리학'이다. 우주론의 대가인 카를로 로벨리가 일간지 솔레 24 오레의 부록 도메니카에 시리즈로 발표한 강의를 엮은 책이다.  7 강의로 현대 물리학을 전체적으로 훑어보고, 중요 개념들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복잡한 수식이나 공식도 없다. 공식이 하나 나오기는 하는데, 이것도 공간과 장을 얼마나 간단한 식으로 표현할 있는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게다가 분량도 140 밖에 된다. 마음만 먹으면 시간 만에 있다

처음부터 등장하는 것은 역시 아인슈타인이다. 저자가 아인슈타인의 이론을 이해하기 시작한 학창 시절의 이야기와 함께 뉴턴의 공간에 패러데이와 맥스웰이 추가한 전자기장, 리만 곡면이 아인슈타인의 중력장에 어떤 영감이 되었으며, 중력이 곳은 시간도 천천히 흐르고, 블랙홀의 개념과 빅뱅을 예측한 이야기, 중력파 등을 마치 흐르듯이 설명한다.

 

 


두 번째 강의는 양자역학으로 첫째 강의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받으며, 양자역학의 태동을 이야기하며,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과 양자 역학의 발전에 빼놓을 없는 아인슈타인과 보어의 아름다운 논쟁을 이야기하고 있다. 보어가 세상을 떠날 그의 사무실 칠판에 쓰여있던 아인슈타인의 '빛이 가득한 상자' 사고 실험 사진은 이상하게도 나를 짜릿하게 울린다


뒤이은 강의는 우주를 얘기한다. 평평한 지구에서 천동설, 지동설로, 그리고 은하계 , 팽창하는 우주 지구의 존재를 말하고 있다. 이야기는 크기가 반대인 작은 입자 이야기로 이어진다. 힉스입자, 암흑물질, 입자의 표준모형에 대한 현재 상황도 거론하고 있다. 그리고 공간도 일종의 알갱이, 공간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는 루프양자중력이론을 통해, 공간 원자가 고리 루프 형태로 다른 것들과 연결되어 있으며, 네트워크를 형성한다는 이론을 말하고 있다. 시간과도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이론을 통해 다시 우주로 시선을 돌려, 블랙홀 설명으로 이어지고, 우주가 폭발하고, 확장하고, 다시 수축했다, 다시 폭발하는 반복적인 우주 이론도 이야기한다.  


결국 그의 강의는 시간에 대한 개념까지 도착한다. 사실 강의가 쉽게 설명한 책이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었다.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기존의 시간 개념과 다르기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말할 있다. 통계학과 열역학이 시간의 흐름을 나타낼 있다는 말은 재미있으면서 합당하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시간에 관련된 다른 책을 적이 있었는데, 역시 시간의 개념은 어려웠다. 다만 개인적으론 열역학도 좋지만, 그냥 공간 입자와 같이 시간 입자도 존재해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중력이 강한 곳에선 시간 입자가 천천히 움직이고, 중력이 약한 곳에선 시간 입자가 활성 되는 그런 생각이다

 

 

책은 인간 존재에 대한 저자의 생각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의 얘기 중에는 내가 전부터 입버릇처럼 말했던 말과 비슷한 생각의 글이 있었다. "우리는 다른 사물들과 똑같이 가루로 만들어졌다" 것이다. 그렇다 그저 인간과 모든 만물은 자연의 일부분으로 법칙에 따라 생기고 없어진다고 본다.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는 거처럼, 우린 별에서 태어나 죽어서 다시 별이 되는 것뿐이다. 여기에 신이니 내세를 얘기하는 것은 그냥 인간의 욕심에 의한 조작이고, 군더더기 일뿐이다.


'모든 순간의 물리학' 가볍게 읽을 있는 책이지만, 읽은 시간 이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물리학이 많은 수학공식과 실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지만, 바탕은 깊은 사고에 있다. 책은 사고를 열어주는 책이다. 하늘을 보고, 별을 보게 해주고, 바닥의 먼지를 세심히 들여다보게 한다.


결국 이런 카를로 로벨리의 강물 흐름 같고 사고하게 하는 강의에 많은 분들이 틀림없이 반할 것이다. 나도 그에게 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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