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수학자의 수학의 즐거움
레이먼드 플러드 외 지음, 이윤혜 옮김 / 베이직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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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의 기반이 되고 있는 각종 산업 기술에서 수학은 더 이상 떼어 놓을 수 없는 학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재미없는 학문이란 여김을 받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학창시절에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해야 했다.

과연 수학은 친해지기 어려운 친구와 같은 존재일까? 절대 아니라고 본다.
의외로 수학에는 저녁 인기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많은 이야기가 숨겨져 있다. 인간극장과 같은 감동의 스토리도 들어 있으며, 역사적 비극과 어이없는 이야기, 올림픽 경기와 같은 치열한 경쟁도 담겨있다.

 

그런 많은 이야기를 잘 정리한 책이  "수학의 즐거움"이다.
이 책은 수학사에 나오는 다양한 인물들을 크게 시대별로 다섯 개로 나누고 있다. 고대의 수학, 초기 유럽의 수학, 수학의 자각의 개몽기, 수학의 혁명기, 현대의 수학가 바로 그것이다.

 

첫 단원만 봐도 참 미개했을 거라 생각했을 고대인들의 수학이 지금 배우는 것들이라는 점에 놀라게 될 것이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등의 수학적 생각은 지금의 내가 발가벗고 사냥만 하는 존재로 느껴지게 한다.

그래도 그나마 수학의 혁명기 얘기까지는 들어 본 것도 있고 익숙한 사람도 많았으나, 이후부터 현대 수학까지는 그 이론의 난해함에 바보스런 미소만 짓게 한다. 과학기술의 발달 배경에는 수학의 뒷받침이 없어선 안 된다는 것을 잠시 까먹었다. 수학도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히파티아, 제르맹, 나이팅게일, 뇌터, 로빈슨과 같은 여성 수학자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남녀 차별의 역사 속에서 히파티아의 경우 기독교도의 무지로 끔찍하게 살해도 당한다. 여자라는 이유로 강단에 못 오르게 하고, 논문의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으나, 그렇다고 그들이 수학에 끼친 영향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책에 나온 많은 수학사의 인물 중에 얄미운 사람이 있다.
페르마이다. 그는 변호사였다고 한다. 수학을 취미로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발견한 것들을 증명 없이 기록만 남아서, 많은 수학자가 그가 맞았는지 검증해야만 했다. 그가 좀 친절히 풀이 과정을 남겼다면, 후배 학자들이 고생을 덜했을 것이다.

 

이 책의 큰 장점은 수학의 역사적 흐름을 잘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내용도 있지만, 다 이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보기에 간단한 공식도 그걸 증명하고 이해하기 위해선 여러 권의 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궁금하면 더 자세히 나온 책을 봐야 할 것이다. 반면 이 책의 한가지 아쉬운 점은 오자가 좀 보인다는 것이다. 소설류야 글자가 틀려도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수학의 경우 한 글자만 틀려도 이해에 많은 혼동을 주기에 나중에 오탈자 표가 제공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을 통해 삼국지와 같이 수학에서도 영웅호걸, 천재, 기인과 같은 걸출한 인물을 접할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그들의 각종 이론이나 저술도 볼 수 있고, 뒷이야기나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된다. 근래에 영화화된 앨런 튜링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2차 대전에 암호 해독으로 승리를 이끌던 최고의 수학자가 동성애로 재판 받고 감시 당하다, 독사과로 자살한 그의 비극적인 사실도 접할 수 있다.

 

수학은 더 이상 계산을 위한 학문이 아니다. 이성적 사고방식을 길러주고, 사물을 보는 정확한 눈과 올바른 판단을 돕는 학문이다. 또한 수학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능력도 얻는다. 그러기 때문에 조금이나마 수학과 친구처럼 친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수학의 즐거움"은 수학이란 친구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성장했는지 들려주고 있다. 그래서 수학과 좀 더 잘 알고, 가까워질 수 있게 돕고 있다.

 

누가 아는가?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수학 정리를 보고 빠져들어, 마치 앤드루 와일즈가 어린 시절 도서관에서 우연히 본 수학책에 나온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하게 된 것과 같이 위대한 수학자가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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