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 한방처방 - 이해하기 쉽다 외우기 간편하다 간단한방 시리즈
니미 마사노리 지음, 권승원 옮김 / 청홍(지상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평소에도 한의학에 관심이 많아, 이해하기 쉬워 보이는 책이 있으면 열심히 보는 편이다.

덕분에 수지침, 지압, 경혈, 기본 한방 원리 등 기본적인 것의 개념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한약 관련해서는 스스로 지어먹는 한약이나, 본초학, 한약 처방과 같은 책을 몇 권 정도 봤지만, 유독 이해가 어려웠다. 한약 이름부터가 쉽지 않았다. 쌍화탕이나 십전대보탕과 같이 많이 들어 본 것은 그나마 알 수 있었으나, 그 밖에 많은 탕약 이름은 외계어라고 생각될 정도로 복잡하고 머리에 와 닿지를 않았다.

그러던 중 큰 기대하지 않고 본 '간단한방처방'이 나에게 한약 이해의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 이해가 책 부제처럼 쉽다. 구성이 납득, 이해, 실전, 학습, 연구의 5단계로 짜임새 있게 되어있다.  무엇보다 독특한 것은 저자가 원래 한의사도 아니다. 혈관외과 전문의이다. 그는 서양의학이 아직 완벽하지 못해, 못 고치는 병들을 치료하기 위한 대안으로 한방에 눈을 돌린 것이다. 그는 한약 치료를 통해 서양의학의 한계를 보완할 수도 있고, 치료 과정을 덜 고통스럽게 또는 더 빠른 치료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저자 니미 마사노리씨는 무조건 한약이 좋다고 하지는 않는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알레르기나 에페드린 성분의 마황 등 한약 복용에 조심해야 할 것들도 꼼꼼히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 양방 의사들이 한방을 너무 불신하는 사람이 많다. 자신도 잘 모르니, 무조건 양약을 먹을 때 한약을 못 먹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한약을 먹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그래서 치료가 늦어진다고 핑계를 대는 의사도 있다. 그러다 보니 양약을 먹을 때는 나도 한약 복용을 피했는데, 이 책을 보면 특정 성분에 문제가 되지 않는 이상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다. 부작용도 심각하지 않으므로 자신에 맞는 약을 찾아가는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한다. 이런 이야기는 기존 한약 책에서도 보지 못 했다. 약의 오남용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그동안 한약을 전문 처방으로만 복용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니까 한약이 더 가깝게 느껴졌다.

 

어려운 한약 이름도 이 책은 쉽게 설명하고 있고, 기본 약재에 대한 설명도 담아 있다. 예상할 수 있는 질문도 꼭 필요한 것들이 들어 있고, 자신의 연구도 담겨있다. 실전편에는 한약의 활용을 써놨고, 학습편에는 한방 공부를 어떻게 더 넓힐 수 있는지, 한방에서 말하는 허증, 실증, 음증, 실증 등 판단이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책 저자가 일본인이라 일본 한약 실정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동시장 같은 약재상에 가서 직접 한약 재료를 사서 다리고 그래야 한다. 이 과정 너무 번거롭기 때문에 일반인이 스스로 한약을 만들어 먹는 게 쉽지 않다. 그런 반면, 일본은 각종 탕약이 액기스 과립으로 번호가 붙어 커피 믹스 먹듯이 쉽게 복용할 수 있다는 거다. 게다가 가격까지 아주 저렴하다. 책 읽는 내내 너무 부럽고 놀라운 아이디어였다.

 

의사들이 하는 소리 중 내가 제일 듣기 싫은 소리가 "최선을 다했습니다"이다. 비싼 진료비, 진단비, 수술비, 입원비 다 받아내고 치료를 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환자 부담만 잔뜩 늘리고 책임 면피를 위해 이런 소리 하는 걸로 들리기 때문이다. 아픈 환자 입장으로는 하얀 가운 입고 있다고 다 의사가 아니라 생각한다. 양의든, 한의든, 아니 무당이라도 자신의 병을 낫게 해주면 그 사람이 의사인 거다. 의사가 못하면 나라도 고쳐야 한다. 그런 면에서 한약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한약을 쉽게 이해는 데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된다. 한방 처방 더 이상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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