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대생을 위한 수학 특강 - 학부생과 예비대학생의 전공 수업 마스터 비법
박석재 지음 / 보누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수학은 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에서도 학생들을 많이 괴롭히는 과목이다.
수학 수업시간을 수면 시간으로 보낸 사람도 많다.
학교 졸업하고 나면, 쓸모없는 과목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죽으라고 공식만 외우고 시험을 위한 풀이만 하다 보니 더 그런 것이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특히 이공대생은 수학을 모르면 내용을 이해할 수 없는 과목이 많다. 어쩔 수 없이 큰 사전만한 두꺼운 공업수학과 친해져야 한다. 그런데 공업수학을 보면 진짜 재미없다. 그나마 남은 의욕마저 꺾는다.

 

반면 이번에 본 '이공대생을 위한 수학특강'의 경우 재미있었다.
수학특강이라 되어 있는데, 이 책은 수학 공식과 풀이만 나열된 책이 아니다. 수학, 물리, 천문학 내용이 하나가 되어 있는 책이다. 수학 공부하면서 물리 공부도 하고, 천문학도 알게 되는 책이다. 많은 수학 공식을 실제 각종 물리 이론에 적용하기 때문에 그 활용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수학특강은 초급, 중급, 고급으로 수학적 난이도에 따라 3단계로 나눠져 있다.
초급의 경우 고등학교 수학을 열심히 했던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수학노트라는 파트를 통해 잊었던 공식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중급부터는 좀 어려워진다. 내용이 편미분과 삼각형을 거꾸로 한 델이란 벡터 연산자가 중심이 되어 천체 물리학의 기초를 배우고, 전기 전자과라면 다 익숙한 물리전자, 전자기학의 내용이 나온다. 또한 열역학, 유체역학도 다룬다.

 

 

그리고 고급과정에서는 좀 더 심오한 주제를 다루는데, 양자 물리학과 함께 상대성이론, 별의 진화, 암흑물질, 우주의 진화 등 요즘 영화 인터스텔라로 주목받고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상대성이론의 경우, 기존에 나온 많은 책들이 수학적인 설명을 대부분 빼놓고 있는데 반해 이 책은 처음부터 수학적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다. 갈릴레이 변환과 로렌츠 변환을 비교하여 풀어나가는데 다른 책들의 어떠한 장황한 설명보다도 이해하기 쉬웠다. 

 

전체적으로 각 과정이 단계적으로 아주 잘 나눠져 있어서, 강의 진도에 따라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가면 어느 순간 양자역학을 거쳐 블랙홀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책을 보다 보니 과학은 단순히 수학적 해석만 맞는다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학은 어디까지나 과학자가 자신의 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언어적 도구이며, 그 식이 실제 물리 현상에도 맞는지 검증하는 단계도 필수 조건이라는 것이다. 실제 아인슈타인의 이론들 역시 이런 과정을 거쳐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 책에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책 이름 밑에 나온 '학점위기에 빠진 이공대생을 구하라'라는 문구 때문에 이 책이 수학 점수를 단숨에 올릴 수 있는 비결이 적힌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학문에는 왕도가 없다. 수학에도 지름길은 없다. 최소 내 경험 상, 수학은 눈으로 소설 보듯이 읽어서는 안 된다. 볼 때는 이해한 것 같지만, 실제 식을 손으로 유도해보면 대부분 풀지 못한다. 직접 손으로 수식을 써보고 식을 음미해야 내 것이 된다. 이 책도 그렇다. 최소 3번은 봐야 자기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600페이지가 안 되는 지면에 수학, 물리, 천문학 내용을 담다 보니, 일부 식의 유도과정에서 스타트랙의 공간이동과 같이 갑자기 넘어가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많지는 않지만, 오탈자도 보인다. 진짜 이해가 안 된다면, 에듀캐스트 사이트를 통해 유료지만 동영상 강의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난 이 책 '이공대생을 위한 수학특강'이 재미있다고 느낀다. 더 이상 수학을 위한 지루한 수학 공부가 아니다. 추리 소설의 탐정 주인공이 된 기분으로 사건을 풀 수 있고, 그 추리를 설명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학창시절 무조건 암기했던 각종 물리 공식들을 이 책을 통해 어떻게 그 식이 유도됐으며, 어떤 의미를 나타내는지 전에는 몰랐던 새로운 것들을 알게 되었다. 제대로 문제를 풀었을 때의 수학적 뿌듯함, 쾌감이 바로 이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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