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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여행 1 - 두근두근 혼자 떠나는 일본 여행
다카기 나오코 글.그림, 윤지은 옮김 / 살림 / 2014년 8월
평점 :

혼자 여행을 떠나봤는가?
사실 홀로 여행은 쉽지 않다.
해외 배낭 여행족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혼자 어딘가 떠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해외보다 국내를 혼자 다니는 게 오히려 더 어려운 거 같다. 뭐랄까 괜히 쑥스럽고, 누군가 나를 이상하게 보는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특히 연인이 많이 오는 장소는 더욱 어색해지게 된다.
놀이공원을 좋아하는 내가 일본에서 다 연인들이 들어가는 신비의 터널 같은 곳을 오래 줄 서있다가 내 차례쯤에서 포기하고 자리를 떴던 기억도 난다. 남자 혼자서 거길 가는 것도 이상해 보일 거고, 앞에 간 연인들 분위기 망치는 건 아닐까? 직원이나 줄 선 다른 사람의 시선도 저 사람 뭐냐? 하는 것 같았다. 결국 다른 건 다 타고 놀았는데, 그곳은 끝내 못 들어갔다.
이번 책 '나홀로 여행1'을 보며 저자도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나와 같은 경험을 많이 했구나 알 수 있었다. 그녀의 첫 나홀로 여행지인 닛코 기누가와의 배 여행도 내 놀이 공원 경험처럼 눈치 보였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유명한 맛집을 찾아 가놓고도 바로 못 들어가고 주변을 배회하는 모습도 나와 별반 차이 없었다. 지금도 혼자 뭘 먹으러 갈 때면, 괜히 혼잣말을 하며 밀려드는 쑥스러움을 잊곤 한다.
책 여러 장면이 과거 나의 여행 장면과 오버랩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남자인 나도 킥킥거리며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역시 남자나 여자나 홀로 여행은 쉽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은 일단 보는 것과 같이 만화로 되어있다.
작가가 일러스트레이터이니 자신의 재주를 살려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화로 여행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어째 자꾸 마루코는 아홉살의 분위기가 연상된다. 물론 그림체는 완전히 다르지만 말이다.
책에는 크게 닛코 기누가와, 가마쿠라, 나가노 젠코지, 하나마키 온천, 미에, 교토, 오키나와, 하카타 이렇게 여덟 지역의 여행 이야기가 들어 있다.
보통 여행 안내 책자와는 크게 다른 것은 일본인이 쓴 일본 여행 이야기라서, 외국인이 자주 찾는 곳보다는 내국인이 좋아하는 여정을 다루었다. 사실 우리도 외국인들이 자주 가는 식당이나 여행지가 꼭 한국인이 선호하는 곳은 아닐 때가 많으니 차이가 있는 게 당연할 것이다.
기존 일본 여행 코스가 식상하고 맘에 안 든다면, 지은이가 다녀온 곳을 따라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만화로 되어 있지만, 가격이며, 서비스, 그곳의 분위기를 그대로 잘 옮겨 그려서 자신만의 여행 코스를 짜기에도 좋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책 중에 나오는 하카다는 나도 다녀왔던 곳이다.
그 때도 혼자 여행을 다녔었다. 앞에서 혼자 다니는 쑥스러움을 얘기했지만, 반면 내 맘대로 다닐 수 있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캐널시티를 누비며, 어떤 라멘을 먹을까 고민할 수도 있고, 야경도 즐기며, 마리존 해변을 다리가 아플 정도로 맘 껏 걸을 수도 있다.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일정에 억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찍을 수 있다. 국내에서 사진 출사 모임 몇 번 가봤지만, 사진은 혼자 찍어야 제대로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들이 바로 나홀로 여행의 장점들인 것이다.
혼자 여행을 해본 적 없다면, 더 이상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처음은 뭐든 쉬운 것이 없는 것이다. 어차피 다들 이 책에 나오는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혼자 다니는 여행의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경험을 주변 사람에게 들려주며, 아름다운 수채화 되어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