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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장사의 神 ㅣ 장사의 신
김유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3월
평점 :
주말에는 인사동에 자주 가곤 하는데, 어찌나 사람이 많은지 곳곳에서 사람들과 어깨가 부딪힐 정도다. 그런데 그 길을 쭉 지나다 보면, 길게 줄지어선 점포들을 많이 보게 된다. 여기에는 호떡집에 불 났다는 말이 연상되는 진짜 호떡집도 있고, 지팡이 아이스크림 , 만두 가게, 분식집 등 다양한 가게들이 말 그대로 대박이다.
이런 집들을 보면, 순간 나도 이런 점포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부러움이 솟는다. 심지어는 배가 아프기도 하다. 그냥 이렇게 잠시 부러움만 생기는 사람도 있겠지만, 진지하게 창업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박난 집은 분명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 창업한지 몇 달 만에 쪽박 찬다. 그러므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준비에 좋은 책이 바로 이번에 읽은 "장사의 신"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에는 장사 비결이 푸짐하게 담겨있다. 계절 메뉴 개발, 마진 좋은 아이템 찾기, 상권 분석 방법, 상권이 나쁠 경우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 현수막 홍보 방법, 영업 시간 정하기, 인건비 절감 방법, 직원을 대하는 비법, 블로그 마케팅 등이 도움이 되는 비결이 잔뜩 담겨 있다. 생리 마케팅이라는 생소한 이야기도 볼 수 있고,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파워블로거지 대응법도 나온다. 법적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는 일회용 용기 사용에 따른 손익계산은 재미있었다. 홍보 애드벌룬 사용도 기억에 남는다. 고깃집에서 알루미늄 호일 사용이 얼마나 이득을 주는지 보여주는 셈법을 보면 역시 저자가 최고의 푸드 컨설턴트구나 하게 만든다.
MSG 사용에 관한 그의 견해도 아주 실전적이다. 반드시 써선 안된다가 아니다. 과거 냉면 맛에 대한 기억도 어쩌면 이미 조미료로 맛을 낸 냉면의 기억일 수 있고, 착한 가게가 꼭 맛있는 가게라고 할 수는 없다는 솔직한 얘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쓸 수 밖에 없는 이유와 함께, 그는 '자식에게 먹일 수 있을 만큼만 넣자!'라고 양심적인 MSG 사용 기준을 이야기한다. 내용 전체가 뼈째 먹는 생선과 같이 어느 부분도 버릴 데가 없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보통 창업관련 책을 보면, 하품 나오기 쉽다. 대부분 지역 상권이 어떠니 하면서, 도표와 통계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 책들이 나쁘다고 하진 못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은 자신에 맞는 프랜차이즈를 찾는 방법이나 잘못된 업체를 알아볼 수 있는 꼼수도 알려준다. 맛집 소개서를 보는 재미를 느끼면서 나도 모르는 순간 장사 아이템도 얻고, 장사 수완도 배운다. 너무 자연스럽게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저자와 같이 식사하면서 그와 많은 얘기를 나눈 것 같다는 착각도 든다.
책 중에 저자 김유진이 얼마나 음식들을 맛깔지게 묘사하는지 읽다 보면, 입에 침이 고이고, 배에선 꼬르륵 소리가 난다. 장사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 분명한데, TV에 나오는 맛집 소개 프로를 보는 착각까지들 정도로 재미도 있다. 좀 과장하면 다이어트하는 사람에는 금서 목록에 올려질 거 같다. 그만큼 책 곳곳에 유명한 맛집과 창업에 도움이 되는 많은 음식점이 나온다. 그냥 스쳐가나 했는데, 책 끝 부분에 주소와 전화번호까지 정리되어 있어 찾아 갈 수 있게 해놨다. 창업이나 장사 노하우를 그곳을 탐방해서 배우라는 거다. 식도락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맛집 리스트로 여겨도 될 거 같다.
이 책 장사의 신을 정리해보겠다. 음식점 창업을 고려하고 있거나, 대박난 집들의 장사 비결을 얻고 싶다면, 이 책이 아주 요긴할 것이다. 꼭 창업이 목적이 아니라도 책이 재미있게 되어 있고, 주제가 음식들이라 전혀 이질감 없이 볼 수 있다. 맛집 참고에도 좋을 거 같고, 마케팅에 관심 많은 분에게도 좋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