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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 - 포토테라피스트 백승휴, 사진으로 소통하다
백승휴 지음 / 끌리는책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포토테라피라는 생소한 단어에 이끌려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아로마테라피, 컬러테라피, 마사지테라피는 들어봤어도 포토테라피는 무척 낯설다.
그냥 그런 게 있나 보다 할 수도 있었지만, 사진을 즐기는 입장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사진으로 어떤 치유를 할 수 있는 걸까? 나름 책을 보기 전에 생각을 해봤지만, 딱 떠오르는 것이 그다지 없었다.
결국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가지고 "외로울 땐 카메라를 들어라"를 봤다. 책 속 사진과 저자 백승휴의 이야기를 들으며 포토테라피의 영역에 가까이 가게 되었다.
사실 책에는 포토테라피란 용어만큼 이에 대한 거창한 이론이나 복잡한 용어가 전혀 없다.
학문적인 것보다는 실제 여러 계층의 사람이 찍은 사진을 통해 이것이 포토테라피의 영역임을 스스로 느끼게 만든다.

포토테라피에는 사진 한 장으로 그 사진을 찍은 사람의 성격이며 그가 사진 찍었을 때의 생각 등을 찾아가는 재미있고 흥미로운 과정이 있다.
뭐랄까 계룡산에서 수도하고 내려온 족집게 점쟁이 같은 과정이다.
미술 전문가가 다빈치의 마지막 만찬에 나오는 사도 모습을 놓고 여러 가지로 분석을 내놓듯이 여기선 사진으로 마음을 분석한다.

사진을 통해 알게 된 마음이나 콤플렉스는 다시 사진으로 치유를 하게 된다.
사랑이 가득 담긴 가족 모습 또는 자신감 넘치는 자신의 외모 사진, 마음을 표현한 사진 등으로 눈으로 확인하고, 뇌에 선명한 자국을 남겨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굳건한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사진이 뇌에 얼마나 강력한 매체인지 새삼 새롭게 알 수 있었다.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책이다.
이상하게도 책을 다 본 후 시간이 지날 수록 책 속의 사진들이 머리에서 불현듯 떠올랐다. 평범한 사진들도 많았는데, 화려한 사진 기술보다, 사진 속에 담겨있는 주제들의 이야기가 더 강렬했던 거 같다.
역시 사진은 마음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만든다.
나도 나의 아픔을 사진으로 치료하고 싶고, 기쁨도 사진으로 남들과 함께하고 싶다.
그게 이 책이 나에게 얘기한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