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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물리 이야기 ㅣ 재밌밤 시리즈
사마키 다케오 지음, 김정환 옮김, 정성헌 감수 / 더숲 / 2013년 6월
평점 :

이 세상은 다양한 물리적 현상과 원리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만큼 물리는 아주 중요한 학문입니다. 그런데 전 물리학자를 연상하면 바로 떠오르는 것이 아인슈타인의 헝클어진 머리와 복잡한 수학 공식으로 가득한 칠판입니다. 재미있을 거 같지만, 뭔가 만만한 학문이 아니라는 거죠. 지금도 F=ma, v=at 등 학창 시절 배웠던 몇몇 공식이 떠오르지만, 암기와 문제 풀이 위주로 공부했기에, 그 공식이 가지고 있는 실제 의미는 잘 모릅니다. 사실 공식보다는 물리 현상이 더 중요한데 말이죠.

"재밌어서 밤새읽는 물리이야기"는 바로 그 중요한 이해를 위한 책입니다. 교과서처럼 딱딱한 설명 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봤을 듯한 재미난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내용에 사용된 수학이라고 해봤자, 대부분 나누기와 곱하기, 더하기 정도입니다. 그림 설명도 잘 되어 있으므로, 내용 이해만 가능하다면, 초등학교 고학년도 읽을 수 있는 난이도입니다. 그렇다고 성인이 보기에 시시한 수준도 아닙니다. 솔직히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알고는 있었지만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도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투명인간이 왜 있을 수 없나 하는 이야기 편은 전에 TV 방송에서 있을 수 없는 이유를 들은 적이 있는데, 대충 굴절 어쩌고 정도로 이해했었죠.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빛의 굴절율에 대한 것도 확실히 할 수 있었고 정확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알게 되었습니다. 부수적으로 물고기는 어떻게 볼 수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밖에 코끼리 발보다 하이힐에 밟혔을 때 더 아프다에선 계산을 통한 증명도 하고, 이 주제를 확장해서 설피를 신고 눈 위를 어떻게 걸을 수 있는지, 못으로 가득한 바닥을 어떤 원리로 걸을 수 있는지도 알게 됩니다. 일거양득 이상의 응용력을 기르게 됩니다. 피사의 사탑 실험도 이와 같이 이 실험에 얽힌 진실 설명과 함께 구름이 떠다닐 수 있는 이유, 비에 맞아 죽지 않는 이야기, 높은 곳에서 떨어졌을 때 살수 있는 경우 등 연이은 호기심도 쉽게 해결해줍니다.
마지막쯤에 나오는 영구기관 이야기는 아직도 이런 엉뚱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들에게 시간 낭비하지 않게 해줄 수 있을 거 같더군요. 예전에 친구가 비슷한 소리를 해서 제가 영구기관이 말이 안 되는 이유를 하나 하나 설명해준 기억도 나네요.
이 책을 읽어보니, 책의 가장 큰 장점이 책 제목에 그대로 나와 있다고 봅니다. '재밌어서 밤새읽는'가 바로 그것입니다. 진짜 재미있고, 쉽게 이해 되므로 그저 쭉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 눈이 벌게 지도록 자꾸 책장을 넘기게 됩니다. 그렇다고 밤 샐 필요는 없습니다. 화장실이든 차 안에서 한 주제씩 보면 되니까요. 그리고 학생입장에선 지루한 교과서를 떠나 다른 시각으로 물리를 접할 수 있어서 학습에 동기부여도 될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