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과 함께 살기 - 사진책 도서관 '함께살기' 지킴이 최종규의 사진 읽기 삶 읽기
최종규 지음 / 포토넷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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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매번 찍을 때마다 느끼지만, 사진은 아무리 화사한 꽃을 찍어도 회색 빛이 난다는 것이다. 분명 컬러로 찍었는데 사진의 감성은 흑백의 느낌이다. 항상 뭔가 부족하다. 부족한 뭔가를 메꾸기 위해, 장비도 바꿔보고 다른 촬영 기법을 적용해 보지만, 결과는 차이 없었다. 결국 능력 탓으로 돌릴 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눈을 돌리게 것이 남의 사진을 보는 것이었다. 동네 도서관에 가면, 사진집을 꺼내서 보기 시작했다. , 보다 보니, 내가 부족한 것이 뭔지를 저절로 있게 되었다. 사진엔 감정이 없었다.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데 너무나 서툴렀다.

 

'사진책과 함께 살기' 바로 이런 깨달음을 이야기한 책이다. 글을 쓰기 위해선 많은 책을 본다. 당연한 상식이다. 그럼 사진을 찍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이 바로 나온다. 사진을 많이 봐야 한다. 이것이 바로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다.

 

처음 책을 보면서 저자의 단어 쓰임새가 남달라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보던 우리말이 여러 곳에 나와서 사전을 봐야 했다. 한국사람이 우리말을 몰라 사전을 봐야 한다니, 창피했다. 그리고 책을 읽어가며 가슴 아프게 창피한 것이 있었다. 전국민이 좋든 나쁘던 디카 하나는 있는 지금, 정작 우리의 모습을 찍은 사진집이 드물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우리의 모습을 많은 일본 작가들이 찍어 왔다는 점에선 자존심까지 상했다. 아무리 과거에 우리보다 사는 일본이니 그렇다고 핑계 있지만, 어느 정도 살게 지금 우리의 사진집 출판은 과거나 그다지 별다르지 않은 같다. 사진집이 팔리는 책이 아니지만, 우리 처지가 정도인지 '사진책과 함께 살기' 보기 전엔 전혀 몰랐다.

 

그러다 보니 일본 작가의 사진책 소개가 많을 밖에 없었다. 일본이 싫어도 일본은 사진 대국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본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상대가 진짜 싫어도 배우고 받을 것은 해야 한다. 우리가 하면, 자리는 그들이 다시 채우려고 것이다. 우리 학생의 모습, 권투선수의 모습, 군인, 우리 골목길의 모습들이 말이다.

 

 

내용은 저자가 헌책방을 통해 구입한 국내외 사진집에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진책에 대한 소개나 설명이 아니다. 글쓴이의 사진론이라 말할 수도 있고, 과거에 대한 향수 글이기도 하다. 물론 핵심은 사진읽기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많은 우리만의 사진책이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내용 중에 자꾸 뇌신경에 장난치는 것이 있는데, '가면 대구' 사진책에 나온 전국 제전을 치를 못살고, 지저분한 동네라 여겨 높은 울타리로 가린 사진이다. 이것이 뇌를 건드리냐면, 지난 베이찡 올림픽에서 이와 똑같은 모습이 보도된 것을 봤기 때문이다. 기사 덧글에 많은 사람들이 중국을 욕했는데, 우리도 똑같은 짓을 했던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 우린 개구리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선거철이라 그런지 대통령비서실에서 , 국토보존 사진집도 눈에 들어왔다. 새마을운동으로 우리가 살아졌다고 한다. 긍정적인 면도 분명 있다. 하지만, 무차별적인 주택개량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하는 저자의 의문에는 나도 같은 마음이다.

 

 

 

편해문님의 소꿉이라는 아이들의 놀이를 찍은 사진책을 보며, 요즘 아이들이 불쌍했다. 어릴적 나는 그다지 활발한 아이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기억에 종묘 매표소 앞에서 친구들과 비석치기, 자치기하며 놀았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나무젓가락과 아이스케키 막대로 만든 멋진 고무줄 총을 가진 친구를 부러워했고,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잡기도 하며, 전봇대와 사이에 누가 높이 올라가나 놀이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애들 노는 모습 보는 것이 어렵다. 아파트 놀이터에도 애들이 보인다. 연예인 얘기나 게임기만이 그들의 놀거리다. 소꿉이라는 책이 소중한지 저절로 느끼게 한다.

 

사진 찍을 , 보통 더럽거나, 지저분한 것은 다들 피한다. 자신의 주변을 찍기 꺼려하기도 한다. 오로지 밝고 예쁜 것만을 담고자 노력한다. 나부터도 집안 모습 찍기를 꺼린다.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걱정도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모습을 부정한다고, 현재가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게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사진감도 넓어질 테니까 말이다.

 

'사진책과 함께 살기' 보며, 마음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과거의 향수보다는 안타까움이 넘쳐났다. 또한 ' 따위로 사진찍니!' 하는 질책을 받는 기분이었다. 사진읽기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보며, 사진책 구입도 망설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돈이 부족하면 저자가 알려준 좋은 중고 서점도 방문해서 생각이다. 그리고 나처럼 자신의 사진에 뭔가 불만이 있다면, 책을 봤으면 한다. 분명 얻어가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책은 여러 사진을 담고 있다. 그래서 특수 제본으로 사진 보기 좋게 만들었다. 출판사 포토넷의 센스에 감사함을 보낸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생각과 같이, 지금의 책상을 담아봤다. 지저분하지만, 이게 지금의 모습이며, 장의 사진에 많은 얘기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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