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옷가게 최강 가이드

인터넷 옷가게 절대로 하지 마라 - 대박낼 자신이 없다면
박대윤.김병성.네모도리 지음 / 정보문화사 / 2012년 2월

소자본으로 매장 없이 장사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조건 때문에 인터넷 쇼핑몰에는 많은 신규 사업자들로 넘쳐납니다. 여러 업종 중에 의류 쪽은 참 경쟁이 치열한 분야입니다.

친척 중에 의류 쪽에 계신 분이 있다 보니 특히 더 관심을 끄는 분야이고 저 역시도 뭔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쪽입니다. 그래서 가끔 옷 판매나 디자인, 트랜드 등에 관련된 정보나 책을 보면 꼭 내용을 확인합니다. 대부분 내용들이 대박 이야기만을 들려줍니다. 특히 인터넷과 방송에는 월 매출 얼마 얘기하면서 유명 연예인 뿐만 아니라 생소한 젊은 분까지 그 대열에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보는 사람의 부러움을 사게 만듭니다. '나도 한번 해봐'하는 가슴에서 뭔가 불끈 치오르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그러나 제가 옷은 아니지만 몇 가지 물건을 인터넷으로 팔아봤기에 쇼핑몰이 그렇게 장밋빛만 가득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압니다. 특히 대부분의 쇼핑몰 관련 책들은 좋은 면만을 이야기하고 실제 판매에 필요한 것보다, 상품촬영이나 마켓 사용법 위주로 적어놔서 그다지 도움이 될 내용이 없더군요. 사업 계획을 세우려면 그 업종에 모든 면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장단점을 알아야 제대로 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하니까요. 그냥 맨땅에 헤딩해서는 실패는 뻔한 것이고, 설령 살아남았다고 해도 그 손해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 제목이 "대박 낼 자신이 없다면 인터넷 옷가게 절대로 하지마라"가 된 것이겠죠. 인터넷 옷가게를 창업 노하우를 알려주는 책이지만, 자신 없으면 하지 말라고 역설적인 제목을 가진 것도 철저한 준비 없이는 폐업 쇼핑몰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경고와 각성의 의미가 담긴 것입니다.

처음엔 저도 많은 기대를 안 하고 봤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진짜 다르더군요. 제가 이전부터 궁금했던, 구입처, 옷 제작 방법, 실제 마케팅 전략까지 골고루 다 다루고 있었습니다. 피팅 사진도 찍는 방법도 각 신체 부위에 따른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하나하나 대처 방법까지 같이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실제 의류 유통 정보와도 일치했습니다. 저자들이 몸으로 겪은 그대로를 담았다는 것을 느끼게 합니다. 300페이지 정도 밖에 안 되는 지면에 꼭 알아야 할 용어며 절차까지 다루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글이나 사진이 크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두껍지 않은 책을 만들려고 한 거 같습니다. 예전에 봤던 패션디자이너로 살아남기가 패션 디자이너의 텍스트북이라면, 이 책은 인터넷 옷가게 사업자를 위한 실전 교과서라 생각됩니다.

창업자 98%가 망하는 인터넷 옷가게에서 살아남는 2%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에 기초해서 쓴 책에다, 이번이 완전 개정판이라는 점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한번쯤 인터넷으로 옷장사를 생각하셨던 분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보고 덤빌만하면 과감히 도전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