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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 정신과 의사의 다정한 마음 처방
전지현 지음 / 시원북스 / 2026년 8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내가 평소에 마냥 밝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우울증', 이 단어는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다양한 문제를 겪으면서, 어느 순간 내가 우울증의 한 가운데 있게 되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전지현의 '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 부르기로 했어요'는 바로 우울증을 다룬 책이다.
이 책은 '우울기록'이라는 소단원 시작 부분에 만화가 나온다.
만화를 통해 이어질 자세한 내용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돕는다.
여자 주인공과 우울증이 의인화된 우울이가 나와 여러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다.

책 속에 우울이가 주인공에게 갑자기 찾아왔듯이, 나 역시 우울증이라는 걸 갑자기 인지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그냥 내가 상황이 안 좋아, 슬프기도 하고, 의기소침해진 거라 생각했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아침에 일어나면서 오늘도 살아 있다는 것이 저주처럼 느껴지고, 욕으로 시작하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 부르기로 했어요'에 나오는 이야기 거의 대부분이 내 이야기였다.
슬픈 노래나 슬픈 장면에 쉽게 반응되었다.
어느 날은 통곡을 하듯이 울기도 하고, 며칠에 걸쳐 자꾸 눈물이 그치지 않기도 했다.
단순히 나이 먹어 생기는 갱년기는 아니었다.
불규칙한 수면 습관. 어떤 날은 두세 시간밖에 못 자고,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잠에 들기도 한다.
자려고 하는데, 무언가 생각이 들어 꼬리에 꼬리를 물면, 결국 잠을 포기해야만 했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기억력 또한 떨어졌다.
항상 피곤한 상태다.
내가 왜 폰을 들고 있지? 내가 왜 여기 서 있지? 하는 일이 자꾸 생겼다.
예전에는 너무나 쉽게 할 수 있었던 것들이, 지금은 시작하는 것부터 너무 힘들다.
자신감도 없고, 시작 자체가 힘들다.
정리정돈은 뒷전이 되어간다.
남이 보면, 게을러서 그렇다는 소리 듣기 딱이다.
사람 만나기도 귀찮고, 나가는 것도 어쩔 수 없을 때만 나가게 된다.
내 탓이 계속 늘어간다.
가족이 내뱉은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뇌리에 박혀 점점 썩어 들어간다.
안 좋은 생각을 하루에도 수 십 번을 하게 되고,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본다.
이렇게 내 이야기를 했는데, 이 모든 게 '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 부르기로 했어요'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이다.

이 책은 치료 방법을 다룬 의학 서적이 아니다.
우울증을 이해하고, 우울증을 어떻게 대할지,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등을 우울증 걸린 사람과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책이다.
아울러 책에서는 '우울과 멀어지는 작은 루틴'이란 코너를 통해 우울증에 도움이 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 준다.

우울증을 아는 사람들은 우울증이 있는 사람을 바로 알아본다.
심각성을 잘 알고 있어서 치료를 적극 권한다.
책에서도 어떤 치료 방법이 있고,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알려준다.
치료를 중도에 끊었을 때 다시 찾아오는 우울이 이야기에 잘 나와 있다.
우울증을 야기한 근본 원인들이 하루아침에 해결될 가능성이 거의 대부분 없기에 우울증이 저절로 나아질 가능성도 마찬가지로 거의 없다 생각한다.
결국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책을 통해 스스로 우울증을 인정하고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나 역시도 이 책을 보며, 하루하루 버틸 힘을 얻고 있다.
'우리는 그걸 우울증이라 부르기로 했어요'는 아무런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울증에 관해 차분하고 누구나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런 만큼 현재 마음이 힘든 분 또는 주변에 그런 분이 있는 지인과 가족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