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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AI, 실전으로 뛰어든 3년의 기록 - 공공기관 팀장이 전하는 AI 정책·기획·활용의 시간
심형섭 지음 / 프리렉 / 2025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얼마 전 법원에 낼 서류가 있어서 AI를 통해 알아봤다. 해당 사이트에 가서도 확인을 하고 서류 제출하러 가기 바로 전 다시 확인차 인공지능에 물었는데, 전에는 말 없던 서류가 하나 더 추가되었다. 이거 필요 없는데 왜 가져가라고 하나 했더니, 어쩌고저쩌고 하면서 꼭 필요하다고 고집을 부렸다. 찜찜한 것보다는 확실한 게 좋아서 일단 급하게 준비해서 법원 갔는데, 담당자가 그 서류 필요 없다고 바로 빼버렸다. 인공지능에 제대로 당한 것이다. 할루시네이션인지 모르지만, 틀린 정보를 알려줬다. 이것만 봐도 인공지능이 절대적인 존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AI도 모든 걸 알아서 해주지 못하며, 완벽하지도 않다. 사람이 개입해야 할 부분이 무척 많다. 여기엔 인사가 만사라는 말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 이전에 사람과의 관계 자체가 먼저이며 가장 중요하다. 사람이 빠지고, 인공지능 기술만 생각한다면, 그 인공지능 비즈니스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서점가에는 생성형 AI의 사용법, 활용법, 프롬프트 최적화 같은 주로 매뉴얼 성격의 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AI 툴들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이런 책들도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책을 읽다 보면, 저절로 궁금해지는 것이 과연 이런 AI를 실제 비즈니스에선 어떻게 기획하고 활용하며, 정책 측면에서는 어떤 관점을 보고 계획을 세우는가 하는 것이다.
내 경우 개발자이다 보니, LLM 같은 인공지능 기술만 파고들고 있고, 활용 방법도 프로그램 개발 측면만 떠올린다. 그런데 이것들은 실행 단계로 기획이나 도입 한참 뒤에 과정이다. 솔직히 앞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른다. 공공기관에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어떻게 처리되며, 어떤 점을 높게 보는지 전혀 모른다.

그런데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어쩌다 AI, 실전으로 뛰어든 3년의 기록'라는 책이 나왔다. 이 책의 심형섭 저자는 인도에서 3년을 거주하고 10년 넘게 인도를 공부한 인도 전문가다. IT 비전공자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현재는 IT 공공기관에서 각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역시 우리나라는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일을 해서 문제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을 보면 절대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저자 스스로도 겸손하게 전문가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책 내용의 깊이를 보면, 확실한 전문가이고, 그것도 실전을 겸비한 프로 전문가다.
'어쩌다 AI, 실전으로 뛰어든 3년의 기록'이 더욱 도움이 되었던 것도 저자가 비전공자라서 개발자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어서다. 폐기된 프로젝트의 이유며, 인공지능에 대한 잘못된 장밋빛 환상, 법적 제한, 다른 기업과의 균형과 경쟁, 공공조달, 한국만이 가진 워드 데이터 특성 등 실제 현장에 만나게 되는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중반부를 보면, 기술적 구현보다 사람과 조직의 관성이 더 큰 장벽이 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인공지능 하면 떠오르는 기대치와 실제 결과 사이에는 크나큰 괴리가 있는데 이것들을 채워가는 것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란 인공지능 활용의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업무적인 것도 새로웠지만, '어쩌다 AI, 실전으로 뛰어든 3년의 기록'에 특히 눈길을 끈 내용은 생활화된 인공지능 활용 방법이다. 나도 인공지능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고 있지만, 저자처럼 각종 정보를 데이터로 관리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 좋아하는 위스키도 분석하고, 읽어 온 책도 데이터화했다. 심지어 행복까지 AI를 활용해서 행복 만들기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있다. 이러니 내가 저자를 AI 프로 전문가라 하는 거다. 후반부에 나오는 저자가 선택한 PPT 만드는 과정도 도움 되는 팁이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저자가 프롤로그에 말한 AI 시대의 현명한 활용자가 되는 방법을 '어쩌다 AI, 실전으로 뛰어든 3년의 기록'에 잘 녹여 내고 있었다.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는 책인데 저자의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치기도 하고, 조곤조곤 자세히 설명해 주고 있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 이 책은 환상을 걷어낸 현장 전문가의 실전 활용 이야기인 만큼, AI 기술을 접목을 염두에 둔 실무자, 공공 AI 기획자, AI 비즈니스 설계자 등 현장을 직시하고 팁을 얻기 원하는 모든 분들에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