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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 - 플레이어를 몰입시키는 스토리텔링 기술부터 RPG, AOS, VR/AR 게임 기획까지
이진희 지음 / 한빛미디어 / 2024년 9월
평점 :

전혀 다른 쪽 개발 일을 해왔었으나, 게임 개발은 항상 내 관심사다. 그래서 유니티, 로블록스, 리얼 엔진 등 틈나는 대로 관련 책을 보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게임 프로그램 개발 관련해서는 얼추 머릿속에 전반적인 그림은 그려지는 거 같다.
그러나 항상 직면하는 가장 큰 문제는 아이디어다. 도대체 무슨 게임을 만들 건지 그게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오락실 세대다 보니, 떠오르는 건 주로 아케이드 게임 같은 것인데, 이것 역시 구체적으로 생각하려 들면, 그냥 멍한 상태가 된다. 뭘 어떻게 할지 깜깜할 뿐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하는데, 아예 첫 발도 디딜 수가 없었다.
배운 게 도적질이라고, 배운 게 개발이다 보니, 그쪽만 치중한 지식으로 인해, 게임 제작에 보다 중요한 기획이나 시나리오 같은 지식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해서일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게임 개발 시작부터 제대로 알기 위해서 보게 된 책이 바로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이다. 이 책의 이진희 저자는 17년간 게임 업계에서 일해온 게임 기획 전문가로 현재는 게임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분의 이력을 보면, 특이한 점이 있다. 게임 기획자가 되기 위해 게임 학과를 다니다가 프로그래밍 위주의 과정에 실망하여 영화 연출을 전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공감되는 이력이다. 프로그램을 안다고, 게임 기획이나 시나리오를 잘 만들 수는 없는 것이다. 게임 기획과 게임 시나리오 제작은 또 다른 영역의 전문 분야이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을 보면서 더욱 그 차이를 크게 공감할 수 있었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이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보니, 과연 내가 이해할 수 있을까 약간 걱정이 되었다. 문학 그런 이야기 나오면, 꾸벅꾸벅 조는 게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많은 서평을 써왔지만, 문학 쪽은 거의 없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은 전혀 졸지 않고, 오히려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책 전반에 걸쳐 이론적인 내용이 많이 나오지만, 추억 돋는 게임과 영화 등의 다양한 사례와 함께 설명하고 있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게임에서는 학창 시절 기승전결 형태의 문학 구조보다는 구성점, 클라이막스, 엔딩의 3막 구조가 게임에 더 적합하다는 것을 명확히 알게 된다. 크리스토퍼 보글러의 영웅의 여정 12단계가 참 절묘하게 3막 구조에 대응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제작하고자 하는 게임이 가진 훅과 개성 넘치는 각종 캐릭터가 기획된 스토리텔링을 통해 게이머를 유혹하게 되는 것이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을 보면서, 프로그래밍에 패턴이 있듯이 시나리오 제작에도 다양한 패턴이 있음을 알게 된다. 세계관을 설정하는데 필요한 지역, 종족, 시대 등의 각종 요소, 게임 캐릭터 설계 포인트와 설정 양식, 게임 스토리 창작 10단계 등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에 맞춰 게임 시나리오를 한 단계씩 만들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럴듯한 게임 기획을 만들게 된다.
이러한 방법들이 절대적인 것은 아닐지 몰라도, 초보 기획자나 시나리오 작가 입장에서는 엄청난 도움이 된다. 기초 지식 없이 무턱대고 덤비는 것은 나침반 없이 바다를 항해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에 나오는 각종 방법들은 각종 시행착오를 줄여주며, 핵심 포인트를 빠지지 않고 체크할 수 있게 도와준다.

게다가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에서는 개인형 RPG, 수집형 RPG, MMORPG, AR, VR 등의 게임 유형에 따라 달리 적용해야 하는 것들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으며, 문제점 및 앞으로의 방향 같은 것도 제시하고 있다. 물론 모바일 게임에 대한 조언 또한 빼놓지 않았다. 여러 게임을 즐겨왔지만, 같은 RPG 게임이라고 해도, 게임 구조와 스토리 전개가 달라져야 하는 부분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라, 뭔가 깨달음을 얻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게 된다.

이 밖에 이 책을 통해 게임분석 안목을 높일 수 있으며, 캐릭터 네이밍에 대한 조언, 대사와 성우 활용, 기획과 시나리오 제작에 인공지능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좋은 팁을 얻을 수 있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을 다 보고 난 느낌은 세세한 것까지 담고 있는 건축 설계도를 본 것 같았다. 그저 막연하고 깜깜하게만 느껴졌던 게임 시나리오 제작에 밝은 횃불을
건너 받을 수 있었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책 표지 뒷면에 나오는 게임 시나리오 작법 바이블이라는 말이 전혀 과장되게 느껴지지 않는 책이었다. 이 책이 왜 양장본으로 만들어졌는지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위대한 게임의 시작 : 게임 시나리오 작법'은 두고두고 참고하며 보는 책이다. 게임 제작에 관심 있는 분에게 필수교재, 필독교재로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