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사의 기술 - 전문가로 거듭나는 실전 가이드
손재환 지음 / 라온북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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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에는 워낙 눈이 좋아, 난 평생 안경 쓸 일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오만한 착각이었다. 하루 종일 컴퓨터만 쳐다보고 그랬더니 노안이 빨리 와서 이젠 안경 없이는 책 보기가 힘들다. 그래서 주로 돋보기와 누진 다초점 렌즈 안경을 사용하고 있다. 


안경을 맞추기 위해 안경원에서 다양한 눈 검사도 받고, 다양한 종류의 안경들을 접하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안경에 대한 호기심도 높아졌다. 그래서 전에 안경 초보를 위한 책도 봤는데, 이제 좀 더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내용도 알고 싶어서 이번에 '안경사의 기술'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안경사의 기술'은 30년 넘게 안경원을 운영하고, 안경아카데미 설립자이자 안경 전문 회사 지앤디 경영자인 손재환 안경사가 쓴 책이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안경사의 역량을 높일 수 있는 노하우와 함께 안경원 오픈과 운영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침과 컨설팅 같은 것을 담고 있다.


주요 내용만 놓고 보면, 안경사에게나 필요한 책이라 생각될 수 있다. '안경사의 기술'이 분명 안경사에게 더욱 도움이 되는 책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안경 쓰는 소비자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참 많다.


전에는 그냥 안경사가 안내하는 데로 검사 받고, 안경테만 고르는 수동적인 소비자였다면, 책을 읽고 나서는 어떻게 하면 보다 더 내 눈에 맞는 안경을 맞출 수 있는지, 이때 어떤 점을 알려주면 도움이 되고, 어떤 것들을 요구할 수 있는 지 알게 된다. 보다 능동적이고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안경을 맞출 때, 기존에 쓰던 안경을 가져가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것을 기준으로 불편했던 점이나 좋았던 점을 안경사에게 얘기하면 보다 자신의 눈에 맞는 안경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안경원에 가면 쓰던 안경 가져오셨냐고 자주 들었는데, 그 이유가 다 있었다. 전에 맞춘 안경사나 안경원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난 안경원에 좋은 검사 장비가 가득한데 왜 전에 쓰던 것을 가져와야 했는데, 그 역시도 내가 잘 몰랐던 것이었다.


안경테를 선물 받았거나, 온라인으로 샀을 때 보면, 안경테에 플라스틱 가짜 렌즈가 달려 있는데, 난 이게 그냥 안경테 멋지게 보이게 하려고 달려 있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데모 렌즈라고 불리는 이것은 안경테에 맞는 안경 렌즈를 가공할 때 쓰이기도 한다고 한다. 안경 맞출 때, 굳이 데모렌즈 빼내고 줄 필요 없는 것이다.


이렇게 '안경사의 기술'을 보고 나니 오해하고 있는 것도 풀 수 있었고, 안경원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었다.



물론 이 책은 전문가인 안경사에 더 도움이 되는 책이다. 책 곳곳에 저자가 안경원을 운영하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 운영 팁, 검안이나 안경 제각 노하우가 잔뜩 들어 있다. 챕터 3 조제 및 가공은 옥습기라는 처음 들어보는 장비도 나오고, 안경테 재질에 따른 가공 노하우가 나오다 보니 안경사가 아닌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지는 않았다. 그래도 테에 따라 가공에 차이가 있다는 정도는 알 수 있었고, 이어지는 피팅 파트에서는 내 안경을 어떤 기준으로 피팅 해야 할지 알 수 있어 도움이 되었다. 


'안경사의 기술'은 올 컬러로 다양한 사진과 화면, 각종 도표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QR 코드를 이용하여 유튜브를 통해 동영상으로 더욱 자세히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은 단지 안경 만드는 기술만 담은 것이 아니다. 안경원 운영을 위한 기본 지침,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앞에서 말한 안경점 운영 컨설팅과 같은 내용도 들어 있다. 



그 내용이 무척 구체적이다. 안경사로서 용모 복장, 일반응대, 전화응대, 매장 청결 등 체크 포인트를 제시하고 있다. 부록에서는 고객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과 같이 보다 보강된 내용들이 나온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 내용들은 안경원에만 국한된 내용이 아니다. 서비스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꼭 새겨둘 내용들이며, 장사를 하지 않더라도, 사람과의 관계에 기본이 되는 중요한 내용들이라서, 여러 상황을 떠올리며, 반성도 하고 명심할 부분도 체크하며 자세히 읽었다.


내가 안경사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보니, 안경사 입장에서 '안경사의 기술'이란 책이 어떠하다고 딱 결론 지어 말할 순 없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안경을 써야 할 안경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검안부터 안경 제조, 피팅까지 다양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내 눈에 맞는 안경을 맞추는 데 두고두고 도움이 될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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