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타임 - 한 박자 늦게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람들
와이즈맵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대 때는 지금보다 가진 것이며 아는 것도 없었으나, 뻔뻔하고 무모할 만큼 자신감만은 충만했었다. 그러나 이제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많던 자신감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많은 부분 위축됨을 느낀다. 특히 성공한 지인을 만나거나 동기가 TV에 등장하는 모습을 보면, 반가움 보다, 난 나이만 먹고, 그동안 뭘 했나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그러나 50 중반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고, 뭔가 한다는 게 부질 없는 짓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패배주의에 물들어 잠식되어 가는 나를 보는 나 역시도 마음이 편치 않다. 패배주의를 씻어 낼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보게 된 책이 자기계발 분야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톰 버틀러 보던의 '피크타임'인데, 이 책의 부제, '한 박자 늦게 잠재력을 폭발시킨 사람들'이 읽게 만든 트리거 역할을 했다. 


보통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를 그려보라면, 자신만만해 하는 활기찬 30대 또는 40대를 많이 떠올릴 것이다. 머리 허옇고 주름진 얼굴의 나이 든 사람을 떠올리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어릴 적 읽었던 많은 위인 전기를 보면, 위인 대부분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보였음을 적고 있다. 사회적으로도 젊은 천재에 대해서 대서특필하여 이슈화 한다. 나이든 사람의 성공이나 업적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다. 그러다 보니, 성공 관련 이미지가 편향되게 각인되었을지 모른다.


실제로 '피크타임'에서는 성공, 인생 절정의 순간이 나이와 무관함을 말하고 있다. 책에는 유명 배우, 가수, 작가, 기업인, 학자, 과학자, 예술가, 종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나오는데, 그들 모두 늦은 나이에 빛을 발한 사람들이다. 내가 알았던 젊은 천재들의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영역에 큰 발자국을 남겼음을 알 수 있었다.



젊어 성공한 사람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성공의 열쇠는 보다 이른 나이가 아니라, 성공을 하기 위해 얼마만큼 자신의 실력을 쌓았는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피크타임'에서 말하는 리드타임이 그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해리슨 포드, 폴 고갱, 테오도르 루소 등은 많은 시간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도 성공에 필요한 내공을 꾸준히 쌓았던 것이다. 맥도날드 제국을 만든 레이 크록은 50대가 되기까지 종이컵, 멀티믹서 관련 일을 하면서 갈고 닦은 역량을 통해, 맥도날드 형제의 햄버거의 가치를 알아 볼 수 있었고, 그것을 크게 키울 수도 있었다.


다들 천재 신동으로 알고 있는 모차르트 역시 5살부터 작곡을 하며 아버지의 훈련을 받았다. 그의 곡이 주목을 받은 건 21년의 경력을 쌓고 나서부터였다. 남보다 일찍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타고난 재능 때문이나, 모차르트가 그것만 믿고 음악을 게을리 했다면, 역사에 남는 음악가는 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인물이 하나 있다. 강태공, 태공망으로 잘 알려진 강상이다. 70세까지 관직에 나가지 않고 공부만 하다, 주나라 문왕에 중용되어 재상이되고, 제나라 왕까지 된다. 대기만성이란 말을 많이 하지만, 그저 시간만 흐른다고 피크타임이 오는 것은 아니다. 10년, 20년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나처럼 나이 탓만 하는 사람들은 '피크타임'에 나온 "천재는 끈기다."라고 한 19세기 박물학자 뷔퐁이나 "현명하게 천천히. 빨리 달리는 사람은 넘어지기 마련이다."라는 셰익스피어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피크타임'은 나이가 들어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지, 나이 들어야 성공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보다 긴 안목을 가지고 자신의 피크타임을 설계하라 조언하고, 중장년 나이 든 사람들에게는 절대 늦지 않았음을 일깨우고 마음 다질 용기를 선사한다. 지금 처지가 안 좋다 해도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다면, 인생 성공 절정의 순간, 피크타임은 언제든 다가올 수 있다 말한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엄습하고, 패배주의적인 생각이 가득해진다면, '피크타임'이 나쁜 생각을 지워주는 지우개가 되어 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