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록의 요리 노트
최강록 지음 / 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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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보면, 참 다양한 맛집들을 만나게 된다. 맛집을 가보면, 분명 똑같은 식재료처럼 보이는데, 어찌 그리 맛 수준이 다른지 참 신기하다. 요리에 뭔 마법을 부린 건지 감탄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내가 요리사는 아니지만, 요리에 흥미가 생겨, 이 책, 저 책도 보고, 유튜브 같은 곳에서 올라오는 각종 요리 정보 같은 것들을 보곤 하는데, 전문가의 솜씨는 확실히 넘사벽이다.


그래도 좀 더 요리를 잘하고 싶다. 이왕 만드는 거면, 평범한 라면 한 그릇, 계란 후라이라도 좀 더 맛있게 만들고 싶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그런 내 마음을 잘 알아주는 책이다. 요리 초보, 요린이도 알아 듣기 쉬운 설명으로 각종 요리 지식들을 알려주고 있다. 아울러 보다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팁과 조언을 담고 있다.


최경록 저자는 일본 츠지조리사전문학교에서 공부하고, 현재 서울에서 일식당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그의 이름이 대중에 널리 알려진 계기는 전 국민 요리서바이벌 '마스터셰프 코리아2'를 통해서다. 저자는 거기서 우승까지 한 경력을 가졌다.



요리 책하면 보통은 레시피에 따라 큼직한 사진과 함께 조리 과정이 나오곤 하는데, 이 책은 처음 펼쳐보고 살짝 당황스러웠다. 글만 있고, 그 흔한 요리 사진 한 장 없었다. 그래서 다시 자세히 살펴봤다. 요리 레시피는 있었다. 노란 바탕의 종이에 각종 요리 팁과 함께 레시피도 들어 있었다. 일반 종이에 담긴 내용은 식재료에 대한 설명이 중심이었다. 좀 더 읽어 보니, 이 책을 요리 책이 아닌 요리 에세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저자의 경험, 각종 에피소드들이 요리 지식 속에 편안한 느낌으로 곁들어져 있었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저자가 요리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과정, 요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서 맛을 쉽게 발견하는 방법, 5가지가 나온다. 이것이 가장 먼저 등장한 것을 보면, 그만큼 중요하단 소리다. 그런 5가지 중 그 첫 번째가 소금 간 마스터다. 진짜 음식 간 맞추기 너무 어렵다.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낸 가족도 다 다른 거 같다. 어머니는 싱겁게 먹고, 난 간간한 게 좋다. 볶음밥을 만들면, 일단은 무조건 싱겁게 만들고, 나중에 나 먹을 것만 소금을 더 뿌린다.


그러고 보니, 저자는 곧바로 맛내기 요령을 가르쳐 주지 않고, 맛을 쉽게 발견하는 방법을 가장 먼저 말하고 있었다. 소금 간 맞추기, 제철 알아두기, 귀찮음 감수, 도구 활용, 육수 이용, 5가지 모두 가만 보니 경험을 강조하고 있다. 하면 할수록 요리 실력도 는다. 맛난 요리에 부린 마법은 경험을 통해 최상의 맛을 찾아낸 결과일지도 모르겠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 밥, 라면, 달걀, 채소, 두부, 고기, 생선, 김치, 육수, 기름, 소금과 설탕, 간장과 된장, 식초와 미림, 이렇게 우리가 항상 또는 흔히 접할 수 있는 친숙한 기본 식재료를 중심으로 요리의 기본과 활용 팁, 특별 레시피를 알려준다.



밥 편에서는 냄비밥 잘 짓는 방법이 나온다. 전기밥솥만 써본 사람은 절대 쉽지 않은 게 냄비밥이다. 여차하면 삼층밥 만들기 쉽다. 그래서 실패하지 않게 물 조절, 불 조절, 뜸 들이는 방법이 자세히 나온다. 여기엔 오래 전부터 쌀 불리고, 안 불리고의 차이에 대한 설명도 나온다.


달걀 편에서는 달걀 냄새의 원인, 달걀이 익는 과정처럼 과학과 관련된 내용도 담겨 있다. 달걀 삶기에서는 3, 6, 6, 12분, 시간에 따른 달걀 상태를 알려준다. 노른자가 푸르스름하게 익은 것은 지나키게 익힌 거라고 한다. 온천달걀이나 포치드 에그인 수란을 만드는 방법도 자세히 알려준다. 다들 좋아하는 일식 달걀찜 요리법도 아주 상세히 알려주고 있다.



보관법, 세척법을 알려주는 채소 편도 그렇고, 고기 굽는 법이 나온 고기 편, 육수 편, 식재료 손질 요령, 기름 관리 요령과 냉장고 청소방법 등 요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로 '최강록의 요리 노트'에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렇게 하면 맛있다고 막연한 주장을 강요하지 않는다.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여, 왜 그런지 명확한 이해를 돕고 있으며, 온갖 시행착오를 거쳐 얻어낸 저자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담고 있다. 진짜 맛있는 요리를 만들려고 하는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그렇다고 시험 공부하듯이 머리 싸매고 공부할 필요는 없다. 그저 편안히 읽어 나가면 된다. 이렇게 해도, 의외로 머릿속에 남는 게 많다. '최강록의 요리 노트'에서 알려 준 그대로 고기도 구워보고, 간을 내는데도 참고했다. 생선회 먹을 때는 저자가 알려준 것들을 떠올리며 음미하는 여유를 가져봤다. 전에는 육수 거품은 모두 걷어 내야 한다고 들어서 그저 습관적으로 없앴는데, 책을 보고 여러 가지를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요리할 때, 요리를 즐길 때, 책에서 배운 것을 하나씩 써먹으면 더욱 깊게 머릿속에 각인된다.


난 요리책을 볼 때마다 레시피보다 왜 그렇게 해야하는 지가 더 궁금했다. 방법에 따른 차이가 무엇이며,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그런 것들이 항상 궁금했다. 의외로 이런 것을 담은 책들이 많지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에 나의 다양한 궁금증을 보다 명확히 풀어준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마치 요리 비급서처럼 느껴지기 충분하다. 덕분에 요리에 관해 뭔가 한걸음 나아간 거 같다. 몰라서 생기는 요리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었다. 반대로 살짝 자신감도 붙었다. 조리와 조금 더 친해졌다. 물론 아직 맛을 찾아낼 정도는 아니다. 그건 좀 더 경험이 쌓여야 할 거 같다.


요리에 관심을 가진 모든 분들에게 '최강록의 요리 노트'를 추천한다.

유명 셰프의 각종 노하우가 담긴 노트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참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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