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필요 없다 (리커버 특별판)
제리 카플란 지음, 신동숙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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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암산 잘하는 아이가 쓱 쳐다만 보고도 바로 답을 말하는 장면을 다들 한 번쯤은 봤을 것이다. 계산기보다 빠르다며, 인간 능력의 우월함을 찬양한다. 하지만, 그 정도의 암산 능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가성비에서 최악인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계산기도 잘 안 쓰는 상황이다. 마트 가면 포스로 다하고, 회사에서는 엑셀로 처리한다. 체스와 바둑도 더 이상 인간은 기계의 상대가 안 된다. 최근에 등장한 #챗GPT 와 관련 #인공지능 서비스들을 인간 능력 최후의 보루라 믿었던 창조의 영역까지 넘어서고 있다.


처음에는 인공지능이 인류에게 많은 편리함을 가져다줄 것으로 만 생각했으나, 인공지능의 엄청난 능력으로 인해, 지금은 점점 두려운 존재가 되고 있다. 나 역시도 개발자이기에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있는데, 알면 알수록 터미네이터의 스카이넷이 떠오르며, 인간이 점점 쓸모 없어져 간다는 생각에 빠진다. 인간 존재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까지 들었다.


그런데 딱 내 생각과 같은 주제의 책을 보게 되었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석학 제리 카플란 교수가 쓴 '인간은 필요 없다'라는 책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직면한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하고, 준비하지 못했던 것들을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시각으로 고민하고 있는 책이다.



#인간은필요없다 초반부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인공지능 발전 과정을 여러 에피소드와 함께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인공지능 발전 초기인 1960년 즈음부터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뺏을 거라는 불안감이 존재했다고 한다. IBM 컴퓨터가 언젠가는 관리자들의 일자리를 위협할지 모른다고 염려했고, 그 때문에 IBM 내부에서는 인공지능 연구를 중단하고 팀을 해체해야 한다고 제안까지 했다. 그리고 실제 해체됐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은 막을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의 IBM은 오히려 인공지능 연구에 많은 투자를 쏟고 있다. 제퍼디 퀴즈쇼에도 나가고, 각종 의료 관련 인공지능도 개발 중에 있다. 알만한 기업들 모두 인공지능 개발에 혈안이 되어 있다.



문제는 1960년 걱정했던 #일자리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장마다 자동화가 확대되고 있으며, 작은 점포에도 로봇이 보급되고 있다. 주문도 키오스크로 대체되고 있다. 버스, 택시, 수송선, 비행기 등 각종 운송 수단들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실제 내가 개발 건으로 갔었던 기업은 초기 방문 때에는 많은 아줌마들이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대부분 사라지고, 장비 운영 관리 인력만 소수 있을 뿐이다. 나와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기계와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들 일자리를 잃게 했다고 밖에 할 수 없었다.


'인간은 필요 없다'에서 염려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인조지능, #인조노동자 이런 것들이 보급되고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단순노동자, 운전사, 일반 사무직원, 상담원 등 그들이 설자리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반면, 자동화나 인공지능 관련 일자리는 늘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고용 인원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인조지능, 인조노동자를 쓰는 이유 자체가 인건비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10명 줄였는데, 10명의 다른 일자리가 생길 리 없다. 고작 1, 2명 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일자리는 고급 교육, 고급 스킬을 가진 사람이 차지할 것이다. 즉 교육에 문제가 생긴다.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관련 교육이나 정부 지원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현 교육제도는 효율성이 떨어지고,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기업이 예비 직원에게 보증서고, 그 비용을 국가가 대출 해주는 직업대출? 그런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건 말 그대로 대출 개념이 들어가 있어서, 어차피 기술 교육에 쓰일 돈이라면, 차라리 우리의 내일배움카드 그런 게 더 낫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기업 내 직업학교 그런 것이 돈 없는 사람에게는 더 도움이 될 거 같다.


사회 형태가 변하고, 일자리가 줄어드는 문제는 결국 부의 불평등을 낳게 된다. 날이 갈수록 #양극화 는 심화되고 있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있고, 중산층은 몰락해서 빈곤층으로 밀려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간은 필요 없다'는 법인세 얘기도 한다. 공익성이 높은 기업, 노동자 친화 기업에 법인세를 크게 깎아 주는 것이다. 아울러 이윤은 공익 주식 그런 형태로 같이 나누자는 것이다. 좋은 생각이다. 하지만,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로봇세도 반대하는 이윤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렇게 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너무 비관적일지 모르나, 전 세계적인 거센 저항이 있지 않은 한, 그들은 자신의 부를 절대 나누려 들지 않을 것이다.


부는 공정성과도 관련 있다. 신상이나 희귀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전날부터 매장 앞에 줄 서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런데 구매자가 직접 줄 안 서고, 대행 서비스로 다른 사람이 돈 받고 대신 서주는 경우가 많다. 공연 티켓의 경우 매크로를 사용하는 경우도 생긴다. 우리나라 휴양림 예약도 비슷하다. 주식 거래에 있어 정보의 중요성은 막강하다. 그런데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면, 개미들은 감히 넘볼 수 없게 된다. 게다가 중요한 순간에 인간이 따라가지 못할 빠른 속도로 거래도 가능하다. 주차 시간제한이 있을 경우, 자율주행차가 인공지능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바꾸는 것도 그렇다. 이 경우 공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뭔 잘못인가 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사회는 #도덕 적이고 #공정 한 사회가 맞나?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로봇이 모르고 범죄를 일으키거나, 가담되었을 때, 이것에 대한 법률적 처벌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 쉽지 않은 문제들이라 책에는 심지어 노예제도 당시의 판결까지 나온다. 노예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므로 주인은 죄가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럼 인공지능 로봇이 죄를 지으면, 교도소에 가둬야 할까? 아니면 폐기해야 하나? 강제 노역을 시켜야 하나?


이렇게 '인간은 필요 없다'에서는 구체적인 예를 통해, 우리 모두 고민이 필요한 많은 화두를 던진다.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얘기하듯이 우리는 아직 인공지능과 자연스럽게 공존할 준비가 안 되어 있다. 그렇지만, 늦추거나 막을 방법도 없다. 전문가들이 제기하는 각종 문제에 모두가 귀 기울여 적극적인 논의를 할 때라 생각한다. 책 마지막에 저자가 얘기한 거처럼 주객이 전도되어, 인간이 인조지능에 감시받고 사육되는 동물이 되는 암울한 세상을 피해야 한다. '준비하지 않는 것은 실패를 준비하는 것이다.'라는 벤저민 프랭클린의 말이 있다. 인류가 두려움 없이 인공지능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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