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 - 거상 치질수술의 이론과 실제
양형규 지음 / 양병원출판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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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하면, 과거에 워낙 개그나 우스개 이야기 소재로 자주 등장하다 보니, 뭔가 미묘하고 재미있는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치질 걸린 사람 입장에서는 절대 재미있거나 웃기는 상황이 아니다. 어릴 적 똥침 장난을 당해봤다면, 그런 고통을 의자에 앉거나 배변할 때 지속적으로 겪는다고 상상하면, 그 고통이 어떨지 조금이나마 이해가 될 것이다. #항문 #통증 외에도 피가 나오기도 하고, 간지럼 증도 생기기도 한다. 분비물로 속옷을 더럽히기도 한다. 치질은 평범한 일상생활에서 말 못 하는 고통을 겪어야 하고, 삶의 질을 확 떨어트리는 질병인 것이다.


그런데 의외로 치질에 걸린 사람들이 많은 거 같다. 가족이나 친구, 지인을 보면, 정도 차이는 있으나 치질을 겪은 사람이 많았다.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위의 질병이다 보니, 속으로만 끙끙 않고 말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테니 실제 치질로 고생하는 사람은 의외로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고 용품 거래에서도 치질 관련 용품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도 치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추측하게 한다.


치질을 겪는 사람들에게 있어 무엇보다 고민되고 겁나는 것은 수술일 것이다. 인터넷을 보면, 치질 수술 오래 안 걸리고, 쉽다고 많이들 나오는데, 반대로 부작용 얘기도 볼 수 있고,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고 해도 살을 자르고 꿰 메는 데, 그게 안 아프다면, 더 이상한 거다. 그러니 겁도 나는 게 당연지사다. 여기에 수술 비용은 어느 정도 필요하고, 어떤 과정을 거치고, 완치까지 기간, 수술 후 어떤 관리가 필요한지도 궁금해진다. 이런 많은 것들을 인터넷으로 정보를 얻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카페고 블로그고 올라온 정보들 보면, 명확하지 않고, 치질 수기를 가장한 치질 용품 광고가 많다. 지식인에 답변하는 의사들도 답변 같지 않은 답변들이 너무 많다.



인터넷 정보에 실망하던 차에 대장항문외과 전문의로 현재 양병원 원장이신 양형규 의학박사의 '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을 보게 되었다. 솔직히 출판사가 양병원출판부라서 이거 병원 홍보나 의사 홍보 책이 아닌가 의심을 했다. 전에 자기 자랑만 하고,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던 이름만 의학 책에 몇 번 덴 적이 있어서다. 그런데 '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은 그런 책이 아니었다. 내가 알고 싶었던 모든 것들을 자세하면서도 쉽게 담고 있었다. 물론 맨 뒤에 한 페이지 병원 안내 정도는 나오고, 저자가 어떻게 거상 치질수술을 개발하게 되었는지는 나오지만, 홍보라고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어떻게 이런 수술 방법이 나왔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치질해방거상치질수술 은 보통의 치질 책과는 순서가 다르게 #거상 #치질수술 방법이 어떤 것인지 소개하면서 시작한다. 이런 책을 보는 사람이라면, 일단 치질을 가졌고, 치질 수술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기에 단도직입적으로 수술 얘기부터 시작한 거라 추측된다. 나도 이런 구성이 마음에 들었다. 결찰 절제법, 화이트 헤드법, PPH법 등 다양한 치질수술을 소개하면서 #거상치질수술 과의 차이점, 특장점을 알 수 있었다. 전에 봤던 치질 책에서 봤던 수술법도 나왔는데, 그 수술법에 단점도 새롭게 알 수 있었다. 거상 치질수술 경우, 절개 폭이 좁고, 길이도 짧아서, 피부 결손이 없고,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협착이나 변실금이 거의 없다고 한다.



첫 장부터 일러스트로 상세한 수술 방법이 나오다 보니, 수술이 겁이 났다. 그러나 뒤에 나오는 치질의 진단, 진찰 방법, 수술 중 통증, 어떤 마취법을 쓰게 되는지, 수술 후 통증은 어떤지, 수술 후 경과와 배변 방법, 퇴원 후 관리법 등이 과정 하나하나 그림과 사진으로 자세히 나와 있어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에서 벗어나, 내가 어떻게 수술 준비하면 될지 확실히 알고 시간 및 비용 등을 계획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취를 예를 들면, 치질수술에 이용되는 방법으로 척수마취, 수면마취, 천골마취, 전신마취와 같은 방법 중에 고혈압, 폐질환, 심장질환, 허리 통증, 치매 등 환자의 몸 상태, 질환 등에 맞게 하나를 이용한다고 한다. 통증관리도 각종 통증 원인과 함께 통증조절펌프, 진통제 주사, 진통제, 배변통 약제 등을 어떻게 사용하게 되는지 잘 알려주고 있다. 사전 검사 비용이나 입원 수술 비용도 상세하게 나와 있고, 수술 후 배변 가이드에는 진통제 복용 방법, 수술 뒤 날짜 별 배변 방법, 배변 자세도 자세히 이야기 하고 있다. 무엇보다 각 과정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두통, 배뇨 곤란, 수술 봉합사 녹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 같은 것들을 숨기지 않고 알려주고 있고, 대처 방법도 함께 나와 있어 환자가 이상 증상으로 당황하지 않게 돕는다.


내 관심사가 치질 수술이다 보니, 수술 위주로 이야기를 했는데, '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에서는 치질에 걸렸다고 모두 수술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내치핵의 경우 1, 2, 3, 4도로 분류하는데, 1, 2도는 수술하지 않고, 약이나 연고, 주사, 간단한 시술로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따라서 항문에 이상 증세가 느껴지면, 바로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만 질질 끌다 보면, 병을 키워 수술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 후반부에는 #치핵, #치루, #치열 3대 항문 질환에 대한 설명과 함께 치료 방법을 알려주고 있고, 치질 예방 방법, 유산균의 효과, Q&A 같은 것들도 다룬다. 임산부와 유아 치질에 관해서도 친절한 설명이 되어 있다.


치질 예방법을 보면, 역시 내가 병을 무럭무럭 잘 키웠음을 알게 된다. 물도 잘 안 먹고, 화장실 갈 때, 책은 필수품이고, 한번 앉으면 몇 시간이고 일어나질 않는다. 운동도 잘 안 한다. 치질을 자초한 거다. 그나마 다른 이유로 요즘은 물도 신경 써서 많이 먹으려 하고 있고, 화장실에 책 가져가는 횟수도 많이 줄였다. 운동도 조금이라도 하고 있다. 물론 지금 내 상황에서는 사후 약방문이긴 하다.


'치질 해방, 거상 치질수술'은 182쪽의 가벼운 분량에 그림도 많고, 환자 입장으로 설명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서 이해하는데 전혀 부담이 안 되는 책이었다. 특히 내가 전부터 궁금했던 것들을 담고 있다 보니 무척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 뿐만 아니라, 치질로 고생하는 분들에게도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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