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WAR 1
안철주 지음 / 봄봄스토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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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머릿속에 그저 아름다운 섬의 이미지만 떠오르지는 않을 것이다. 독도는 광복 75주년을 맞이한 현 상황에서도 일본의 야욕이 아직까지 현재 진행 중인 역사적 장소이다. 일본은 자기 땅이라며 역사를 날조하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고 하고 있고, 틈만 나면, 도발을 일삼고 있다.


'독도 WAR'는 이런 한일 상황을 기반으로 해서 가상으로 지어진 픽션 만화다. 독도 인근 해역에서 한일 공동 유전 개발 중, 한국인 직원이 추석 휴가를 떠나고 단 한 명만 남은 상태에서 80억 톤의 매장량을 가진 원유가 솟아나는데, 일본은 유전을 독차지하기 위해 한국인 직원을 죽이고, 사실을 숨긴다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독도를 차지하기 위한 일본의 간교한 계략으로 국제적으로도 궁지에 몰린 한국. 결국 일본과 한국은 전쟁을 하게 된다는 줄거리를 가진 만화다. 


'독도 WAR'는 원래 '대국'이라는 제목으로 1994년에 첫 발행되었다가 이번에 보다 구체적인 제목으로 출간된 직품이다. 25년이 넘는 세월이 흐르다 보니, 당시의 상황과 지금과는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많은 차이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당시만 해도, 국민소득 만 달러를 갓 넘은 상황으로 일본은 우리에게 넘사벽 경제 대국이었다. 군사면에서도 우리는 북한과 대적하기에 바쁜 처지였다. 게다가 1997년에는 IMF 금융 위기까지 겪었다. 누구도 지금의 한국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만화 속에서도 통일 한국 상황에 각종 예산 부족으로 일본에 무상 차관을 받는다는 설정까지 보인다. 만화에 등장하는 무기에서도 일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함을 보이고 있다. 과거의 시선으로 한일 전쟁 상황을 보게 되니, 확실히 느낌이 새롭다.


그동안 우리는 일본을 욕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무척 무력한 대응밖에 못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차관 구걸도 필요 없고, 군사력도 일본이 겁내할 정도까지 다다랐다. 만화에서는 통일 한국에서도 버거운 싸움이었다면, 지금은 남한의 군사력으로도 얼마든지 일본과 싸울 수 있는 상황이 되었고, 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일본과 전쟁시 한국이 승리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만화 속에서 한국이 일본 열도를 장악하는 상황이 희망사항이나 망상이 아닌 실제 가능한 현실이 된 것이다.


밀리터리 덕후, 밀덕이 아니더라도 현재 우리 군사기술은 대단한 발전을 이룬 것을 뉴스를 통해 알 것이다. 얼마 전 탄두 중량 제한을 벗어난 현무-4는 일본 뿐만 아니라 중국도 두려워하는 존재가 되었고, K-9 자주포, 초음속 훈련기 T-50 등 각종 무기를 국내 개발해서 세계에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화 속에서 우리 해군이 두려워한 일본의 이지스함도 이젠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 해군력도 막강해져, 핵잠수함, 경항공모함 제작을 논하고 있다.


현재 국제적 한국의 위상은 국제재판소에 올려진 독도 문제에 맥 없이 당하는 만화 속 한국의 설정과는 거리가 멀게 되었다. 이런 완전 변화된 한국의 현 상황 때문에 '독도 WAR' 보는 재미가 더 있고, 그동안 전혀 느끼지 못했던 우리의 성장을 다시 확인하며 자신감도 느껴본다.



 

'독도 WAR'에서는 각 권 시작부에 임진왜란, 정유재란의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며, 일본에 또 당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만화 속에 등장하는 정치인들은 임진왜란 당시의 조정처럼 무능한 존재로 나오는데, 이는 솔직히 지금과도 차이가 없는 거 같다. 아니 오히려 속에 숨어 있던 친일파들이 아예 대놓고 등장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광복의 노력과 의미를 부정하고, 일본 침략을 부정한다. 뻔뻔하게 일본을 찬양하는 무리도 있다. 이런 자들이 사회 지도층에 남아 있다는 것은 참 걱정스럽다.



 

그러고 보니, 우리도 한때 7광구로 산유국의 꿈을 꿨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이 만화에도 반영이 되었다. 지금도 대륙붕 어딘가에 엄청난 원유가 있을 거라고 한다. 우리가 산유국이 된다면 분명 좋은 일이지만, 지금은 세상이 변해서 그런지 산유국이 된다고 무조건 좋은 일만은 아닌 거 같다. 많은 산유국들이 기름에만 의존했기에 제대로 산업 발전을 못했다. 결국 기름값 폭락으로 오히려 고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기름 한 방울 없이도 지금의 경제 성장을 이뤘다. 아이러니하게도 천연자원 부족이라는 현실이 우리를 긴장시키게 했고, 제대로 된 발전을 이루게 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면, '독도 WAR'은 분명히 국뽕에 제대로 취하게 만드는 만화다. 하지만, 국뽕도 적당히 취해야 한다. 군대 사조직 하나회를 연상시키는 배달회는 만화에서는 좋게 표현되었지만, 분명 위험한 부분이고, 전쟁만이 최선의 방법이 아님도 알아야 한다. 만화는 재미를 위해 극적인 부분을 살리기 위해서 그렇게 설정하는 거지, 이걸 그대로 받아들여서도 안된다. 물론 만화 보고 그렇게 생각할 사람은 적겠지만, 간혹 만화를 보고 너무 흥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말하는 거다. 만화는 만화일 뿐, 너무 심각해지지는 말자.


어쨌든 재미있게 한편의 스릴 넘치는 드라마를 보는 기분으로 단숨에 '독도 WAR'를 봤다. 일본에 '독도는 우리 땅이다. 우리 땅 넘보다 다친다! 옛날의 우리가 아니란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책을 또 20년 뒤에 본다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진다. 그때는 독도 문제가 과연 후련하게 해결됐을까? 우린 통일을 이뤘을까? 대한민국의 위상은 더 발전했을까? 부디 더욱 좋은 방향으로 한국의 모습이 바뀌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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