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투자금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번다!
최규철 지음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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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사업을 꿈꾸었던 사람이라면, 사업계획서를 만들어, 지인 또는 돈 좀 있다는 사람에게 보여준 적,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아니, 사업계획서까지는 아니더라도, 술자리나 모임에서 넌지시 좋은 사업 아이템이라며, 얘기를 꺼내 본 정도는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해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이게 참 쉽지가 않다. 일단 진지하게 들어 주는 사람부터 적고, 들어 주더라도, 흔쾌히 같이 사업하자는 사람은 아예 없다. 아니 아이디어 도용만 안 해도 그나마 다행이다. 


도용 얘기하니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추가 투자자를 찾기 위해 사업 아이템을 들고, 모회사를 방문했던 적이 있는데, 몇 달 뒤, 그 회사에서 우리가 회의에서 말했던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별도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을 알게 되었다. 진짜 화가 나고, 그때 들인 노력이 허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이렇게 나도 나름 이러저러한 경험이 많다 보니, 아이디어 하나로 돈 번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생각해왔다. 


그러다 보니, 최규철 저자의 '나는 투자금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번다'라는 책은 제목 만으로도 내 시선을 잡기에 아주 충분했다. 더군다나 차례와 머리말을 대충 떠들어 보니, 소액 창업이나 특허 판매 같은 이미 많이 알려진 내용들도 아니었다. 책 제목처럼 순전히 아이디어를 팔아 돈을 버는 거였으며, 투자금 받지 않고,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방법을 담은 책이었다. 모두 내가 오래전부터 알고 싶었던 내용들이었다. 


나도 나름 아이디어맨 소리를 들었지만, 그것으로 돈을 벌지는 못했다. 너무 앞서갔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고, 괜히 돈 구걸하러 다니는 거 같아서, 어느 순간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건 내 거가 아니야 하며, 일부러 외면하며, 사장시켰다. 나에게 있어 아이디어는 돈과 무관한 그냥 머릿속 생각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보니, 내가 왜 아이디어로 돈을 벌지 못했는지 하나하나 알 수 있었다. 나는 아이디어의 주인이 아니었다. 진짜 주인이 되기 위해, 제안하고 설득하는 일이 일상이 되었어야 했으며, 아이디어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야 했다. 남들에게 똑똑한 놈 정도로 보이는 것으로는 안되고, 그 아이디어를 능수능란하게 지배해야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너무 실천력이 부족했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되든 안 되든 도전 정신으로 바로 실행했어야 했는데, 난 그저 환경과 인맥, 돈 핑계만 했던 것이다. 내가 가졌던 각종 문제점을 책에서 마구 후려쳤다.


'나는 투자금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번다'를 보면, 많은 이들이 불가능하다는 일들을 너무나 자연스럽고 쉽게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하루 만에 소설쓰기, 하루 만에 작곡하기, 연필인물화 2시간 만에 배우기, 스펙 없이 취업하기 등 황당한 아이디어가 사업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이런 아이디어를 간단히 제안하며, 팔고 있었다. 현금으로도 받고, 지분으로도 받고 있었다. 특허를 가지고 있어도 쉽지 않은 것을 당연한 듯이 하고 있었다. 비즈니스의 고정 관념들을 깨는 많은 이야기가 들어 있었다. 역시 하고자 하는 의지가 크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그리고 저자가 했던 웨딩사업 이야기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웨딩사업하면, 당시에도 비슷한 것들이 많았으나, 저자는 투자를 받을 수 있었다. 누구나 아는 아이디어라도 얼마든지 사업화 할 수 있고, 성공 여부도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오늘 뉴스를 보다 보니, 당근마켓 이야기가 있었다. 중고거래로 위메프, G마켓을 제쳤다는 소식이었다. 중고 거래 아이디어는 이미 다들 잘 알고 있는 중고나라부터 있었다. 유사 마켓도 계속 있어왔다. 그러나 그 속에서 새로운 강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역시 아이디어의 주인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서는 멋진 문서, 구체적 데이터, 화려한 프리젠테이션, 인맥 모두 중요한 것이 아님을 저자는 말하고 있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사업계획서 여러 번 작성해봤지만, 쓰면서 사기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을 어떻게 장담하나, 아무리 잘된 문서, 구체적 자료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화려한 장식품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런 보장을 해주지 못한다. 진짜 필요한 것은 저자가 말했듯이 장기적 안목, 항상 준비된 차원 높은 대안, 대범함과 용기가 필요하며, 특히 그 아이디어에 대한 누구보다 강한 확신과 자신감이 더욱 중요하다.


'나는 투자금 없이 아이디어만으로 돈을 번다'를 보면서 이 책을 더 일찍 봤다면, 난 어떻게 변했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만큼 좋은 조언을 들을 수 있었으며, 아이디어로 큰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은 아이디어 없는 사람이든, 아이디어가 넘치는 사람이든,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아이디어로 돈 버는데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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