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암기법 - 쉽게 외우고 오래 기억하는
정계원 지음 / 유노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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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물건 찾느라, 몇 시간을 이 방, 저 방 다니며, 구석구석 뒤져야 했다. 이젠 이런 일이 일상다반사다. 이럴 때마다 내 인생이 물건만 찾다 끝나겠구나 생각하게 되고, 이거 치매가 벌써 온 게 아닌가 하는 겁까지도 난다. 과거 내가 기억력이 아주 좋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기에 그만큼 겁이 나는 것이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그래도 기억력, 암기력이 좋아질 방법은 없을까? 고민하던 차에 딱 나에게 도움이 되는 '기적의 암기법'이란 책을 찾았다. 저자의 이력부터가 신뢰를 주는데, 그는 기억력스포츠협회 대표이사이자 더지니어스에도 출연한 기억력 국가 대표 선수 정계원 저자다. 

'기적의 암기법'의 큰 특징은 전에 봐왔던 기억법, 암기법 책과는 구성 자체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이다. 내 경우 워낙 딸린 기억력 고민으로 몇 권의 기억법 관련 책을 봐왔는데, 대부분의 책들은 암기법 종류에 대해 나열하고, 예를 한두 개 들어서 보여주는  식으로 되어 있어, 다른 일반 책들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으나, '기적의 암기법'은 기본 설명과 정리 부분이 마찬가지로 글로 되어 있긴 하지만, 아주 간결하고, 주요 설명을 아예 글이 아닌, 그림으로 하고 있다. 



 

암기법의 원리, 암기법의 과정을 그림을 통해, 체험하며, 깨닫게 만든 것이다. 이 책을 보면 알겠지만, 이 방법이 확실히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책이 380쪽이 넘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이 4쪽으로 나눠진 그림들로 되어 있어, 쉽고 빠르게 읽을 수 있는 데다, 나중에 다시 보더라도 그림만 보면 바로 그 내용이 떠오른다. 백 번의 글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는 말을 느끼게 하는 구성이다. 앞에서 다룬 내용도 나중에 반복적으로 다루고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암기가 된다. 즉 이런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책 구성 자체가 책 내용 암기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다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책을 따라 하며 암기했던 것들이 지금도 생생히 떠오른다. 610년 이슬람교 창시, 1456 장미전쟁 발발...


이 책에는 실생활에 유용한 다양한 암기법이 나온다. 1단계에서는 암기법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고, 기억법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다들 잘 알고 있는 '기억의 방', 또는 '기억의 궁전'이라 불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이는 많은 기억력 천재, 기억술사들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어떤 공간이나 이미지에 암기할 사항을 매칭해서 외우는 방법이다. 일단 단어 20개 암기 예제를 통해 기억의 궁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맛보기 정도로 익히게 된다.


그리고 2단계에는 연상, 변환을 통한 기억법, 숫자 기억법, 연도 기억, 사람 얼굴 이름 기억과 같이 더욱 다양한 암기법을 알려준다. 암기가 필요한 곳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3단계는 앞에서 배운 각종 암기법을 종합적으로 공부나 시험에 응용해보는 실전 단계이다. 각종 입시, 취업,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는 파트로 영단어 암기, 맞춤법 암기, 서술형 시험이나 면접을 위한 문장 암기, 성경이나 법전 암기, 시, 원소기호, 한국사, 공인중개사 시험 등 우리 실정에 딱 맞고, 직접적으로 활용해볼 수 있는 암기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기억력이 자꾸 떨어지고 있음을 절실히 느끼고 있는 나로서 '기적의 암기법'은 무척 도움이 되고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더 이상 나이 탓하지 않고, 얼마든지 좋아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책이다. 물론 이 책이 저절로 암기 천재를 만들어 주지는 않는다. 책 속에 나온 암기법들은 저자가 에필로그에 말했듯이 자전거의 보조 바퀴일 뿐이다. 두 바퀴만으로 쌩쌩 신나게 달리려면,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뇌과학에서도 뇌는 쓰는 만큼 발달한다고 한다. 기억력이 나쁘거나 나빠지는 것은 그만큼 안 쓰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뇌에 기름칠할 필요가 있는 분들, 특히 입시, 자격증, 취업 시험을 치러야 할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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