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구어 영문법 - 알기 쉬운 해설로 업그레이드된 영어회화를 위한 영문법 바이블
제프리 리치.얀 스바르트빅 지음, 김주성 감수 / 빅북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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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회화를 공부하다 보면, 가끔씩 왜 이런 문장을 쓰는 건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숙어나 역사적 의미가 있는 관용어야 그나마 그런 이유가 있다고 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보니, 문법적 설명이 힘든 것은 그냥 무조건 외워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오랜 시간 배워온 문법은 문어체 위주로 쓰이는 거고, 회화에는 문장 패턴 정도로만 쓰인다고도 생각했다. 


한국어를 모국어로 쓰고 있는 입장으로 봐도, 내가 왜 이렇게 말하는지 문법적으로 외국인에게 설명할 자신이 전혀 없으니, 영어 역시 똑같을 거라 생각해왔다. 그래서 답답해도  시간 지나면 언젠간 저절로 알게 되겠거니 여겼다.


그런데 이런 답답한 마음에 시원한 사이다 같은 역할을 해줄 책을 하나 보게 되었다. 그게 바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구어 영문법'이라는 책이다. 구어 영문법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보게 된 책이다. 구어 영문법이라는 것도 있었구나 했다. 그런데 당황스럽게도 이 책이 3판이란다. 그동안 국내에는 소개가 되지 않았던 것이다. 왜 소개가 이렇게 늦었지 의문이 들었는데, 책 표지 바로 안쪽에 있는 기획 의도 및 목적을 보고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이 나오는데 무려 3년이 걸렸고, 그 사이에 번역, 교정, 감수 등에 많은 분들의 참여와 노력이 있었다 한다. 한마디로 대충 번역해서 나온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읽어 보면 알겠지만, 이해하기 쉽게 번역이 잘되어 있고, 용어 선정도 무척 신경 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우선 구성을 보면, 500여 쪽에 747개의 영문법 토픽을 다루고 있다. 내가 너무 두꺼운 영문법 책만 봐와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난 이 책이 영문법 책 치고는 그리 두껍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깔끔하게 핵심만 설명된 문법책은 단시간에 여러 번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이 책 같은 경우는 좀 더 깊이 있는 설명과 다양한 문장 예제를 면밀히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은 파트1, 2로 크게 나눠지는데, 파트 1은 이 책의 활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재미있게도 이 책의 소개나 차례까지도 747 토픽 속에 포함되어 있고, 미국식 영어와 영국식 영어의 큰 차이점이나, 친근체, 공손체, 유화체, 잠정체, 문학체, 고상체, 수사체, 일상체와 같은 다소 생소한 이름의 문체에 대해서도 예문을 통해 잘 설명하고 있다.


본격적인 문법은 파트 2에서 다뤄진다. 수, 양, 시간의 개념, 평서문, 의문문, 긍정 부정, 분위기, 감정, 태도, 조동사, 절, 수동태 등 총 60개의 주제를 익힌다. 큰 주제별로 보는 것도 좋고,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사전처럼 찾아가며 익혀도 된다. 차례보다는 뒤에 있는 색인을 이용하는 게 원하는 내용을 찾기 더 쉽다.




이 책을 보다 보니, 내가 처음부터 문어체 영문법, 구어체 영문법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 것부터가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책 표지 의도와 목적에 나온 말처럼 둘은 대동소이했다. 문어체 영문법과 구어체 영문법 두 가지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다만, 이 책에서는 왜 그렇게 쓰는지 회화라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 보니, 전에 봤던 문법인데도 전혀 다르고, 완전히 새롭게 느껴졌고, 전에 이해하지 못했던 것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책에 어떤 활용이 더 옳고, 뉘앙스에서 어떤 차이가 생기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어서 구어체를 더욱 올바르게 쓸 수 있게 돕는다. 곳곳에 실제 회화에 사용되는 적절한 감정 표현, 뉘앙스 차이와 같은 것이 참 잘되어 있다.





문법 중에 전치사 파트를 보면, 이 책이 얼마나 일목요연하고 심플한 지 알 수 있다. 전치사를 점과 선의 그림으로 한눈에 들어오게 잘 설명했다. 전에 여러 책을 통해 비슷한 것들을 보긴 했지만, 봤던 것 중에 가장 종합적이면서 심플하다 느낀다. 머릿속에도 명확히 박힌다. 무엇보다 남에게 전치사를 설명할 때, 아주 좋은 방법이란 생각을 한다. 책 곳곳에 이처럼 잘 정리된 문법 설명들을 발견할 수 있다.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구어 영문법'는 확실히 독특한 영문법 책이다. 다른 문법책에는 잘 설명하지 않은 내용들이 많이 들어 있다 보니, 이미 영문법 책을 가지고 있는 분이더라도, 이 책은 꼭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을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좀 더 깊은 영어 대화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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