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수학 모델 12
하마다 히로시 지음, 안동현 옮김 / 프리렉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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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학생도 아닌 내가 다시 수학 책들을 많이 보고 있다. 특히 통계학 관련해서 많이 보고 있는데, 예전 같았으면, 이러한 책은 전공자 아니면, 다들 손도 대기 싫어했다. 가뜩이나 수학에 수자만 들어도 졸리고, 멍해지는데, 이미 학교도 졸업한 사람이 이 재미없고 어려운 걸 또다시 보겠냐 할 거다. 내게도 통계학은 단순 계산만 반복적으로 하는 데다, 데이터 자료도 너무 지루해서 다른 어느 수학보다 진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와서는 이 중요한 통계학을 왜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나, 땅을 치고 후회하고 있다. 


통계학은 지금 IT 트렌드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머신러닝, 데이터과학에 직간접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인문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그 필요성을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다. 일종의 통계학 전성기를 보는 듯할 정도다. 따라서 통계학을 이해하는 것은 문, 이과 전공 상관없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앞에서 얘기했듯이, 통계학은 재미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재미도 있고 이해도 쉬운 책을 찾다가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의 성격은 책 제목과 함께 '사회 현상을 이해하는 수학 모델'이라는 부제에 잘 나와 있다.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은 그냥 수학 책처럼 통계학을 배워 나가는 것이 아니라,  거짓 응답 속에서 진실 찾기, 취업 성공 확률 높이는 방법, 뒤로 미루는 게으름 분석, 방 구하기와 같이 우리 삶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실적 주제를 하나씩 풀어가며, 통계학을 기초부터 찬찬히 배워가는 책인 것이다.


게다가 내용 전개 방식이 남녀 주인공에게 일어난 일과 대화로 풀어나가고 있어서, 마치 드라마나 만화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만든다. 이는 수학 공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일종의 완화제 역할을 해준다. 편하게 진도를 나갈 수 있고, 모르겠다면, 다시 여러 번 읽어 보면 된다. 




다만 이게 안 맞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소설 형태보다는 그냥 일반 수학 책 형태가 맞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대화체로 구성되어 있다 보니, 괜히 글만 길어지게 느낄 수도 있다. 장단점이 분명 있는 형태다. 나 역시도 책 초반에 이거 괜한 시간 낭비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읽다 보니, 엄청 중요한 장점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일반 수학 책은 문제에 대한 답만 구하는 데 급급한데, 이 책은 어떤 현상을 수학 모델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 대화로 되어 있어, 실제 어떤 문제를 수학적으로 모델링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우산을 가지고 갈지 말지와 같은 일을 단순화하고 추상화된 수학 모델로 만드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다른 일반적인 책들 보면, 내용을 나눌 때, 챕터나 파트, 장으로 나누는 반면,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은 모델로 나누고 있다. 책 초반에 참고를 위해 모델별 난이도도 알려주고 있고, 모델이 끝나는 곳마다 내용 정리해놨고, 참고 문헌과 함께 관련 내용에 대한 부연 설명도 해주고 있다.






책 전반에 수학 공식과 식들이 난무하고 있긴 하지만, 기초부터 하나씩 일일이 설명하고 있는 만큼 수포자라고 해도 아예 모르겠다고 하지는 않을 수준이다. 빨리 진도 나가려 하지 말고, 천천히 여유 있게 이해하며 보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고등학교 이과 수준을 넘어, 데이터 과학에 필수 중요 이론들까지 익힐 수 있다.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을 보고 나면, 확실히 우리 인생에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수학 모델로 만들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철학적 사고도 얼마든지 모델링 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떠오르는 미드가 있다. 천재 수학자가 범죄 수사에 수학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넘버스'라는 미드다. 참 좋아했던 미드였는데, 주인공이 수학적 가설을 세우는 모습이 너무 멋졌다. '인생에도 수학처럼 답이 있다면' 보고 나니, 넘버스 주인공에 한 걸음 가까워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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