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녀석들
iHQ 미디어 지음, 장형심 / 성안당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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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절대 봐서는 안 되는 방송 프로가 하나 있다. 보는 순간, 무의식적으로 냉장고를 향하게 되고, 라면 젓가락질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다이어트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프로, 바로 맛있는 녀석들이다.


유민상, 김준현, 김민경, 문세윤, 이 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파블로프의 개 마냥, 침샘 자극으로 침을 꿀떡꿀떡 넘기게 된다. 볼 때마다 참 잘 먹는다. 만화영화 윌E에 나오는 다들 뚱보로 진화된 인류의 모습이 연상된다. 비만화된 미국인이나 지금의 내 모습을 봐도, 인류 진화의 끝은 뚱보다 말하고 싶을 정도다.


어쨌든 이제 맛있는 녀석들의 전국 맛탐방을 방송이 아닌, 책으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맛있는 녀석들'이란 책으로 나온 것이다. 방송에 나왔던 장면을 만화처럼 장면 장면 조각내서 구성한 책이다. 



 

우리나라를 서울과 경기, 강원도, 대전과 충청도, 광주와 전라도, 부산과 경상남도, 대구와 경상북도, 제주도 이렇게 7파트로 나눠 녀석들의 먹방 투어를 담고 있다.


좀 더 책 구성을 살펴보면, 지역 소개와 함께, 대표하는 음식, 특산물, 지역 제철 음식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어떤 요리를 먹으면 탁월한 선택인지 말하고 있다. 그 지역 음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다.




내용은 요리 서울 동대문 청국장, 전남 강진 남도 한정식, 제주시 구좌 보말칼국수와 같이 요리별로 나눠 방송에 나온 모습들을 캡처해서 보여주는데, 분명 눈으로만 보는 책인데도 귓가에서 이들이 웃고 떠들며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면을 먹는 장면에서는 후루룩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착각에 빠진다. 확실히 내가 맛있는 녀석들을 집중해서 봤나 보다. 


그리고 요리를 더 맛있게 먹는 팁, 맛팁과 같은 것도 함께 담고 있어서, 같은 요리도 좀 더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방송에서는 쉽게 놓칠 수 있는데, 책으로 되어 있어, 여유를 가지고 찬찬히 살펴볼 수 있다.




각 지역 요리 소개 끝마다 노란 테두리로 된 해장비법, 면비법, 달걀비법과 같은 출연자의 비법 소개가 간단히 나온다. 이에 이어 집에서도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맛난 요리 레시피도 두 개씩 알려준다. 대부분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꼭 한번 하나씩 만들어 볼 생각이다.


그런데 보통 맛집이나 요리를 다룬 책들은 해당 식당 정보들이 우선시 되어, 주소나 전화번호, 지도 같은 것들이 같이 첨부되는데, '맛있는 녀석들'은 맛집 정보를 거의 담지 않고 있다. 책 맨 뒤에 맛녀석 배 맛도장 리그라는 전국 맛집 지도에서 지역별로 엄선된 몇 곳만 다루고 있다. 


그 이유를 책 앞쪽에 설명해 놨다. 폐업, 위치 변경 등의 이유로 별도 수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맛있는 녀석들이 2015년부터 방송해왔기에 이해가 이 점은 이해가 된다. 게다가  맛있는 녀석들은 유명 맛집만을 찾아다니는 프로가 아니라, 길가다 우연히 방문하는 곳도 있고, 벌칙으로 급하게 보이는 데로 먹게 되는 경우도 많다. 노점 방문도 많고, 심지어 자기들이 직접 만들어 먹기도 하므로 맛집 정보를 다 담을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래도 맛집이라면 무조건 찾아가야 하는 분에게는 인터넷으로 다시 검색하는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맛있는 녀석들'을 보는 내내 방송 장면들이 자꾸 떠오른다. 배고파 하며 한 입만 하는 소리가 환청 들린다. 좀 과장해서 살찌고 싶은 분에게는 이 책을 적극 추천하지만,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에게는 금지 도서라 할 수 있다. 음식에 강인한 멘탈을 가진 분이라면 보셔도 무방하다. 다들 '맛있는 녀석들'을 보며, 맛난 상상을 즐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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