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 의식주의 모든 영역을 집어삼키는 최강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법칙
닛케이 크로스 트렌드 지음, 조사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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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라는 말이 무척 생소할 수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그다지 낯선 것도 아니다. 우리가 전부터 집이나 사무실에서 받아왔던, 잡지 구독, 신문 구독, 우유 배달, 정수기 렌탈 등과 같은 서비스들이 바로 구독경제의 대표적인 예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매달 사용료를 내며 서비스를 받는 매달 사용료를 내고 듣는 멜론이나 지니 같은 음원 서비스나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와 같은 동영상 서비스, 휴대폰 사용이나 인터넷 사용 역시도 구독경제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구독경제는 그다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아니다. 그러나 환경을 생각하고, 급등하는 부동산에 따른 주거 공간의 제한, 무소유, 미니멀 라이프와 같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로 최근 들어 물품을 소유가 아닌 서로 빌려 쓰고 대여하는 공유경제의 붐이 일면서, 전에는 없었던 신선한 정기구독 비즈니스 모델들이 탄생하고 있다 보니,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내가 구독경제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것은 운전 중에 들었던 라디오 방송에서였다. 요즘은 차를 사지 않고, 구독을 한다는 내용이었다. 무척 신선했다. 차는 렌트 또는 리스를 하거나 경제 사정에 맞춰 할부 구입하는 게 일반적인데, 잡지처럼 구독하며, 차 모델도 취향에 따라 매달 바꿀 수도 있다니, 무척 재미있게 들렸다. 


그 뒤로 구독경제라는 단어만 들리면, 관심 있게 봐왔다. 그러던 중, 최근에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라는 책을 통해, 그동안 조각조각 단편적으로만 들어왔던 구독경제에 관한 것들을 아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었다.


일단 이 책은 일본의 구독경제 비즈니스 상황을 분석한 책이다. 나라마다 문화와 산업 환경이 다른 만큼, 한국에서도 똑같이 된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래도 서양보다는 우리와 가까운 환경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의 구독경제 사례를 통해, 우리와 어떤 환경적 차이가 있는지, 우리에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 여러 상상과 함께 책을 보면, 더욱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는 입고, 먹고, 살고, 이동하고, 즐기고, 실패 사례, 성공 비결, 이렇게 일곱 가지 파트, 의, 식, 주, 동, 락, 패, 비로 나눠 얘기한다. 책 속에는 여러 구독경제 사례가 나오지만, 단순히 소개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의 도입 배경, 성공 요인, 성장과정 등도 함께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명품가방 무제한 대여 서비스 라쿠사스 경우, 구독료, 회원 수, 고객유지율, 서비스 종류와 같은 일반적인 내용과 함께, 라쿠사스 만이 가진 독창적인 시스템 환경이나 기술, 구독자 성향과 같은 것도 이야기하고 있다. 


간단해 보이는 가방 대여 서비스이지만, 인공지능과 위치정보와 같은 최신 IT 기술을 접목해서 지속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재미있었던 것은 라쿠사스는 가방을 함부로 다루거나, 상담자에게 갑질 언사를 하는 회원은 민폐 고객으로 분류, 가차 없이 바로 퇴출한다는 점이다. 1%의 민폐 고객으로 인해, 99%의 우수 고객이 손해를 본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했는데, 정지 당한 고객 중 90%가 잘못을 사과하고 재가입을 신청한다고 한다. 게다가 상담 직원들의 노동 환경 개선에도 도움이 되었고, 서비스 요금도 인하할 수 있었다니, 유사 비즈니스를 머릿속에 두고 있다면, 참고할만한 중요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책에는 무제한 옷 대여 서비스, 손목시계, 안경, 콘택트렌즈, 무제한 음료, 맥주 배달, 샴푸 등 살짝만 봐도, '이거 참 좋은 아이디어네'할 만한 여러 구독경제 사례들이 나온다.



 


그 중 브릿지스톤의 타이어 관련 사업 이야기도 기억에 남는데, 타이어는 정기적으로 교체가 필요하므로 이것도 구독경제 서비스로 좋은 아이템이라 공감이 되었다. 그런데 읽어보니, B2B 비즈니스로 버스나 트럭, 화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로 단순히 타이어만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타이어 재생과 정기적 관리 서비스를 같이해서, 환경도 지키고, 비용도 낮추면서, 사고의 원인도 줄이는 멋진 사업이었다. 


타이어에 대한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한 업체만이 가능한 사업인 만큼, 아무나 덤빌 수 없다는 점에서 좋았다. 사실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 진입 장벽이 낮은 비즈니스는 유사 비즈니스가 난립하기 쉽고, 나중에는 자본 많은 자가 이길 수밖에 없게 된다. 구독경제가 트렌드이지만, 겁 없이 덤볐다가는 망한다. 


그래서 그런지 책 후반부에는 실패한 구독경제 사례와 원인 분석을 함께 하고 있다. 양복 구독이 왜 실패했으며, 미국에서 성공한 면도날 구독이 왜 일본에서 허망이 무너졌는지 잘 말하고 있다. 즉 다른 국가에서 성공했다고 해서, 어느 나라나 성공한다고 보장할 수 없으며, 생활 습관, 국민 정서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만큼 사업 초기부터 세세한 것까지 다 따지고 검토를 해야 하는 사업이다.


책 마지막 파트에 있는 정기구독 사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5가지 성공 비결을 보면, 간단하게 나마, 구독경제 비즈니스 사업 플랜을 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추가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바로 투자라 생각한다. 


구독경제 비즈니스가 성공하려면 많은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 그만큼 전국적인 서비스를 염두에 둬야 한다. 국내 서비스 마켓컬리의 성공 요인 중에 하나도 적절한 시기에 이뤄진 투자유치라 생각한다. 이게 없었다면, 대대적인 홍보도 불가능했고, 마켓컬리만의 배송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도 힘들었을 것이다.


아무튼 앞에서 얘기했듯이, '구독경제는 어떻게 비즈니스가 되는가' 이 책 한 권으로 구독경제에 대해 깔끔히 정리할 수 있었다. 여러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었고, 구독 경제 운영 중에 생길 수 있는 각종 문제점과 해결 방법에 대한 것도 엿볼 수 있는 책이었다.


새로운 창업 아이디어를 찾는 분 또는 스타트업 기업, 기존 비즈니스를 확장하여 새로운 마켓을 개척하려는 회사, 이 밖에 구독경제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고 도움이 될 아주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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