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비트코인
송재준 지음, 류정필 옮김 / 한빛미디어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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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비트코인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그것이 암호화폐, 가상화폐라고 불리는 정도는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의 경우 정책자들의 무지로 인해 암호화폐를 긍정적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고사 정책을 하는 바람에 그 부작용으로 어두운 곳으로 숨어 각종 사기 사건이 판을 치고 있으나, 세계적으로는 암호화폐와 함께 그것이 낳은 블록체인과 같은 각종 기술들은 IT와 핀테크 시장에서 중요한 미래로 여겨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사 정책을 취하는 우리나라에도 비트코인을 연구하는 이들이 많고, 시중 서점에도 비트코인이니 이더리움이니 하는 암호화폐에 대한 책들이 무척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프로그래머로서 전부터 아쉬웠던 점은 대부분의 책들이 투자와 미래 전망에 치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들어서는 블록체인, 이더리움에 대한 프로그래밍에 관련된 책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더리움 경우, 솔리디티 라는 자체 언어를 가지고 있고, 개발을 좀 쉽게 할 수 있게 되어 있지만, 전반적으로 암호화폐 프로그래밍은 쉽지 않다. 그 이유로 일단 수학적 지식 바탕이 필요하고, 암호화폐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특히 수학 파트가 문제다. 여러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므로 이해가 쉽지 않다. 


그런데 이번에 소개하는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비트코인'은 이름처럼 비트코인의 근간이 되는 수학적 기초부터 비트코인의 작동 기본 원리를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밑바닥부터 하나하나 그림과 그래픽으로 설명하고 있는 책이라, 비트코인을 좀 더 깊게 알고자 하는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여기에 올 컬러 편집으로 그래프와 코드 보기 편하다.




 

다만 이 책이 비트코인의 원리를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프로그래밍 완전 초보를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단 책에 나와 있는 코드가 파이썬으로 되어 있으므로 적어도 파이썬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 내용 테스트도 파이썬 코드로 하고 있고, 책 진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비트코인 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있으며, 각 장마다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그때그때 연습문제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파이썬 지식은 필수다. 그래도 코드와 함께 자세한 설명이 밑에 나오고, 연습문제도 뒤에 어느 정도 답이 나오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디까지나 이해만 할 수 있으면 된다.



 


앞에 수학에 대해 강조했는데, 비트코인에 관련된 수학은 주로 1장 유한체부터 4장 직렬화까지 나온다. 중고등학교 때 배운 내용이 아니다 보니, 기호도 생소하고, 용어도 새로울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걱정할 필요 없다. 나눗셈 과정과 시계를 보여주며 설명할 정도로 아주 친절히 설명을 해주고 있어서, 차분히 한 줄 한 줄 읽어 주면 대부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수학을 보다, 재미있게 느껴졌던 것은 문어처럼 생긴 타원곡선을 배운다는 것이다. 이걸 왜 배우나 했는데, 뒤에 타원곡선 암호를 익히게 되고, 유한체와 타원곡선을 통해 공개키 암호에 쓰이는 유한순환군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된다. 이처럼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비트코인'은 비트코인 관련 수학의 개념 이해부터 철저히 하고 있다. 


그리고 읽다 보니, 왜 비트코인을 암호화폐라고 부르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 인증, 모든 것들이 보안을 위해 암호 이론을 토대로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만큼 이 책 내용에 암호 이론은 중요한 부분이며, 다양한 내용이 나오고 있어서, 암호학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도 충분히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책에는 박스로 되어 있는 주의사항이나 추가 설명들도 많이 보이는데, 짧은 내용이긴 하지만, 비트코인에 관련된 여러 배경을 폭넓게 알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송재준 저자는 비트코인 프로그래머로 잡지 기고 및 텍사스 대학 강의, 비트코인 지갑으로 유명한 아머리사의 기술 담당 부사장을 역임한 자타가 공인하는 비트코인 전문가이다. 그런데 왜 역자가 있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는 어릴 적 미국으로 간 재미교포로 한글로 써진 책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읽어보면 알겠지만, 내용이 번역한 티가 안 나고,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 그만큼 류정필 역자가 용어나 주석 하나까지 애를 쓰고 공들였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초가 약하면, 그 위에 건물을 높게 세울 수 없다. 그런 면에서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비트코인'은 비트코인에 관련된 수학과 원리를 기초부터 탄탄히 익힐 수 있는 토대가 되는 책이 되어줄 것이다. 비트코인이 암호화폐의 시조인 만큼 다른 암호화폐 기술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며, 핀테크 개발자에게도 여러모로 도움이 될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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