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거짓말, 가짜 건강상식 - 최신 의학으로 밝혀진 건강상식의 치명적 오류에 대한 폭로
켄 베리 지음, 한소영 옮김 / 코리아닷컴(Korea.com)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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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의 말에는 많은 권위를 가지고 있다. 아무리 별거 아닌 말도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느 누구도 그냥 가벼이 여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울러 의사는 최고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믿음 또한 큰 한몫을 한다. 그런데 의외로 방송을 보다 보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는 의사를 많이 보게 된다. 그 한 예가 바로 비타민 C에 관한 것으로, 비타민 C를 충분히 섭취를 해서, 감기를 예방하라는 것이다. 실제 많은 사람들이 비타민 C가 감기에 좋다고 알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오래전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가 이 주장을 한 것이 여러 언론을 타고 사실로 굳어진 것이다. 그러나 연구를 통해 이는 사실이 아님이 증명됐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 오래전 틀린 사실을 아직도 진실로 믿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의학정보나 건강상식이 의외로 많은데, 유명 유튜버이자 미국 가정의학 전문의인 켄 베리의 '의사의 거짓말'이 이러한 주제를 다룬 책이다. 그는 이 책의 1장에 의사를 비난하려고 쓴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그 뒤의 내용을 보면, 학위나 자격증을 따고 더 이상 공부하지 않는 의사를 비판하고 있으며, 왜 그런 거짓말이나 잘못된 정보가 만들어지는지를 의사, 정부, 제약회사 간의 연결 고리를 분석하여 설명하고 있다.


추천의 글에 나오는 '의학도로서 여러분이 배운 지식의 절반은 향후 10년 이내에 거짓으로 판명될 겁니다'라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참 크다.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진실이 바뀐 거처럼 과학은 더 옳은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이다. 의사는 과학도로서 새롭게 알게 된 의학 정보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하며, 바르게 대중에 전달돼야 한다. 바로 이것이 잘못된 가짜 건강상식을 밝히고 있는 '의사의 거짓말'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그만큼 책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여러 의학정보들이 나오는데, 아마 많은 이들이 그 사실을 믿기 힘들어할 것이다. 제일 먼저 앞에 말한 비타민C 보다 드라마틱한 얘기가 바로 우유 이야기다. '우유 먹고 키 크자', '우유에는 칼슘이 들어 있어, 뼈에 좋다', '우유는 완전식품이다'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우유는 우리 몸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음식인데, 이 책에서는 그런 연구 결과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최근 연구 결과에는 유제품 소비량이 가장 높은 국가가 골다공증 발생 비율이 높게 나왔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과는 완전히 모순된 결과다. 그뿐만이 아니다. 하루 두 잔 이상 마시는 집단이 적게 마시는 집단보다 전립선암 발병률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결국 우리는 아무런 근거 없는 광고에 여태 속아 온 것이다.



 


소시지, 베이컨과 같은 가공육의 경우, 질산염, 아질산염과 같은 것이 많이 들어 있어서 먹으면 암에 걸릴 수 있다고 WHO에서 발표한 적이 있었다. WHO에서 그런 소리를 하다 보니, 안 먹을 수는 없어서 스팸도 씻어 먹곤 했다. 그런데 이 역시 근거가 미약하다고 한다. 질산염은 샐러리, 사탕무 등 채소에 높은 함량을 가지고 있고, 아질산염은 우리가 먹는 채소에서 90%를 섭취하게 되고, 침에도 다량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암이 무섭다면, 가공육보다 더 많이 들어 있는 침도 채소도 먹어서는 안되는 거다. 이건 과학이 아니라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잘못된 정보인 것이다.


그 밖에 콜레스테롤에 대한 오해, 소금에 대한 억지 누명, 운동과  체중 감량 관계, 피부암과 태양 등 다양한 건강에 대한 유언비어가 '의사의 거짓말'에는 나온다. 워낙 알고 있는 것과 다른 것이 많아서, 이 책의 내용이 진짜 맞는 건지 더 큰 의심이 들 정도다. 그러나 책 구성에 나오는 거짓의 근거, 상식적으로 사고하기, 연구 결과 살펴보기를 보면, 안 믿을 수도 없다. 마음 따로, 뇌 따로인 것이다.


'의사의 거짓말'은 의사들이 먼저 많이 봐줘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잘못된 통념으로 잘못된 조언을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저자가 잘못된 정보를 적었다면, 이 또한 전문가로서 지적을 해줘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쨌든 책을 통해 내가 잘못 알았던 많은 건강 상식을 바로 잡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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