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사진 편집과 캐릭터 그리는 데 쓰려고, 태블릿을 사서, 포토샵, 클립스튜디오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은 세밀한 그림은 아직 멀었고, 낙서같이 조잡한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다. 그래도 연습 삼아, 이거저거 책을 보며, 따라 그려보고 있는데, 아예 처음부터 엄두가 안 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이 바로 배경 그리기다.
배경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도, 원근, 주제와의 어울림, 색감 등 많은 것을 따져야 하고,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파트라서 절대 쉬운 영역이 아니라 생각한다. 하지만, 만화든, 일러스트든, 애니메이션이든 주제에 어울리는 멋진 배경이 있어야 제대로 된 완성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되든 안 되든 일단 해보자는 마음으로 집어 든 책이 '캐릭터를 살리는 배경 그리기 노하우'이다. 이 책은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컨셉아티스트인 요-시미즈 저자가 썼고, 누구나 책 내용을 그대로 따라할 수 있게, 책에 나온 그림에 사용된 저자의 클립스튜디오 특전 브러시 파일 24종과 관련 그림 파일도 함께 제공을 하고 있다.
책 초반에서는 디지털 일러스트의 기본, 소개 단원을 두어, 입체 그리기, 특전 브러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클립스튜디오에 대한 기본 사용법도 알려주고 있다. 다만 아주 기본적인 개념만 다루고 있으므로 클립스튜디오 페인트 사용에 대해서는 별도로 익혀 둬야 한다.
배경 그리기 노하우는 8가지 일러스트를 하나씩 그려가면서, 종합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비록 책이 두껍지는 않으나, 보면 알겠지만, 저자만의 노하우와 팁이 잔뜩 들어가 있다.
한 예로 컬러 일러스트인데도 배경을 밝은 회색으로 채우고 그리는데, 이는 완성 이미지와의 인상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컬러로 그리면 되지 왜 이렇게 해야 하나, 이해가 안 됐는데, 하나씩 진행하면서 이것이 무척 중요한 노하우임을 알 수 있었다. 사진에서 말하는 계조와도 연관된 부분이기도 하며, 흑백톤을 통해 그림 전체를 좀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 채색의 방향을 잡기 쉽게 해주는 거 같다.
그리고 책 중간중간에 테크닉 부분이 있어, 구름 그리는 법, 꽃 그리는 법, 초원 그리는 법, 나무 그리는 법 등이 나오는데, 얼핏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그림 표현에 필요한 핵심 방법을 잘 알려주고 있어서, 혼자서 그릴 때 겪는 시행착오를 덜어주고 있다.
핵심 부분은 형광펜을 그은 거처럼 노란 줄이 쳐져 있어서, 나중에 다시 훑어볼 때 편리하다. 노란 줄 때문인지, 일종의 원포인트 레슨을 받는 거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원근법이나 구도는 배우면 되지만, 컬러 감각이나 표현 아이디어는 배우기 힘든 부분인데, 이 책에서는 그것까지 함께 얘기하고 있어서, 배경 그리기에 대한 막막함이 많이 줄었다.
요즘 아이들 장래 희망이 웹툰 작가라고 할 정도로 직업으로서 만화가에 대한 인기가 많이 높아졌는데, 웹툰뿐만 아니라, 게임 배경이나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전문 미술 활동 등 다양한 곳에 '캐릭터를 살리는 배경 그리기 노하우'가 그리기 기초를 닦고 새로운 창조 활동을 하는데, 실용적인 좋은 조언자가 되어 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