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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바이 아마존 Death by Amazon - 새로운 유통 전쟁의 시대, 최후의 승자는?
시로타 마코토 지음, 신희원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참 많은 사람들이 해외 직구를 하고 있다. 나 역시도 타오바오, 알리바바, 이베이, 기어베스트, 아마존 등 여러 해외 쇼핑몰을 통해 국내가 보다 저렴한 상품이나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제각각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주문할 수 있는 곳은 아마존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아마존이 들어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없어, 직배송이 안되면, 배대지를 이용하는 불편함이 있기도 하고,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아마존의 킨들도 제대로 사용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아마존이 정식 론칭하기를 바랐다.
이런 나의 생각은 나만 그런 것이 아니다. 아마 직구를 해봤다면, 아마존 한국 론칭을 많은 분들이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아마존도 이를 잘 알고 있을 텐데, 아직까지 한국에 안 들어온 것은 왜 그럴까? 보도에서 아마존 한국 상륙준비 중이라는 얘기를 여러 번 접했지만, 아직까지 확실한 소식은 없다. 내 추측은 한국 기업과 정부가 막고 있는것이라 생각한다. 아마존이 한국에 들어오는 순간, 유통계는 적자생존의 전쟁터에 내몰릴 것이다. 많은 인터넷 서점, 많은 쇼핑몰, 심지어 택배 업계까지 전쟁의 화마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입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잘 정리한 책이 노무라종합연구소 미래유통 전문가 시로타 마코트의 '데스 바이 아마존'이다. 일본은 우리와 달리 이미 아마존이 상륙해 있는 나라다. 그만큼 자국 내에 어떤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지 직접적인경험치를 가지고 있다. 책에도 일본의 사례를 여럿 담고 있어서, 아마존이 국내 진출 시 어떻게 유통이 재편될지에 대한 예측 힌트도 얻을 수 있다.
'데스 바이 아마존', 즉 '아마존에 의한 죽음'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약 200조 원의 거대한 매출 규모의 아마존이 움직이면, 관련 유통 업계는 흡수되거나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오죽하면 아마존 때문에 망할 수 있는 기업 리스트인 아마존 공포종목지수라는 것까지 생겼겠나. 우리가 잘 아는 코스트코, 월마트뿐만 아니라, 백화점, 슈퍼마켓, 할인점, 드럭스토어, 서점, 의류 판매사, 건강식품 판마사, 스포츠용품, 패션, 가구 등 다양한 유통 업체들이 아마존에 죽임 당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아마존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까지 진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다. 아마존 고의 등장과 홀 푸드 인수처럼 통신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에서 영업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가 재벌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을 욕했는데, 아마존은 유통계의 문어발 기업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많은 유통 기업들은 사형수처럼 그저 처형될 날만 기다려야 하는 건가? 그건 아니다. 아마존 대항의 길을 찾아보고 고민하는 것이 이 책의 주제다.
아마존이 못하는 섬세함에 길이 있는 것이다. 상품 정보만 제공하고 사라고 강요하는 기존 방식이 아닌, 소비자가경험해보고 공감을 이끌어 충성 고객을 만드는 방법을 활용해서 대항하는 방법이다. 애플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고, 나이키나 아디다스도 비슷한 방법을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유니클로는 IT 기술을 이용하여 개인 맞춤형 의류서비스를 시도하고 있고, 자라는 편리성을 강조한 입어보기 예약 시스템을 도입했다. 어떤 곳은 가상현실을 활용도 한다. 즉 아마존 할 수 없는 디테일한 감성 서비스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다.
물론 아마존도 가만히 보고는 있지 않고 있다. 알렉사로 인공지능 스피커 열풍을 일으켰고, 대시버튼이라는 아주간편한 주문 결제 시스템 시행 후 현재 에코로 대신하는 변혁을 일으키고 있다. 배송에 있어서 드론 이용은 이미옛이야기가 되고 있고, 자율주행로봇 활용 방법도 모색하고 있다. 패권을 쥔 자라고 여유 부리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에서 살아남으려는 시도는 구글 연합 전선 형태로도 보이고 있다고 한다. 대여 시스템으로 아마존과의 경쟁을 피하는 방법을 쓰는 기업도 있다. 아마존 공포종목지수에 오른 코스트코도 손 놓고 있지 않고 박스드라는 서비스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얼추 이런 내용만 봐도 아마존과의 전쟁이 얼마나 피비린내 나게 치열한 지 알 수 있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언제까지 아마존 국내 진출을 막을 수 있는지 아무도 장담 못한다. 아마존이 한국 시장을 완전히 무시하면 좋겠지만, 여러 차례 진출 얘기가 나온 것 보면, 절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므로 현명한대비는 꼭 필요하다.
물론 나야 일개 소비자이니 더 나은 서비스와 좋은 가격만 제공된다면, 어느 쪽이 이기든 관계없다.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국내의 잘못된 유통시장을 완전히 혁파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