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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
다나카 겐이치로 지음, 김은철 외 옮김 / 영진.com(영진닷컴) / 2019년 3월
평점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추천하는 빠르게 프로그램을 배우는 좋은 방법은 일단 프로그램을 짜보는 것이다. 프로그램 언어에 관해 얼추 훑고, 간단한 프로그램부터 만들어 보는 것이다. 처음부터 사소한 거에 집착하지 않고, 만들어보며, 모자란 부분을 채워 나가는 식이 좋다는 것이다. 영어나 중국어 같은 외국어도 자주 써야 머리에 오래 남고, 이해도가 높아지는 거처럼, 프로그래밍 언어도 직접 써야 머릿속에 오래 남고, 제대로 쓸 수 있다.
'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은 나처럼 실전 위주로 코딩을 익히려는 사람에게 파이썬을 가장 빨리 배울 수 있는 아주 좋은 책이다. 우선 프로그래밍 관련 책은 보통 천 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것들을 연상하기 쉬운데, 이 책은278쪽으로 단행본 소설 두께 밖에 안되는 그리 크게 부담되지 않는 분량이라 좀 더 단기간에 파이썬을 배울 수 있어 좋다.
책은 크게 기초편과 게임편 두개로 분량도 책의 반반 정도 차지하고 있고, 기초편으로 파이썬 문법을 다루고, 게임편은 게임 9개를 실제로 만들어 보면서 파이썬을 익히게 구성되어 있다.
'파이썬 초보 주제에 어렵다는 게임을 어떻게 만들 수 있겠어?' 할 수도 있는데, 책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아시게 될 것이다. 기초편부터 단순히 파이썬 문법을 다룬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문법을 먼저 다루고, 게임 만드는데 꼭 알아야 할 PyGame 라이브러리에 관련된 기초 사용법과 삼각함수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게임에서빼놓을 수 없는 객체지향에 관해서도 여기서 다루고 있다. 이렇게 게임을 짜기 위한 파이썬 문법을 어느 정도 알게 하고, 게임편에서 본격적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게임편에 있는 게임들도 초창기 오락실에서 즐겼던 지금은 고전게임이 되어 버린, 블록깨기나, 갤러그, 스네이크, 테트리스와 같은 것들로 좀 더 단순화해서 만든 것이다. 첫 게임으로 나오는 Cave 같은 경우 main 함수만 있는75줄의 무척 간단하게 만든 게임이다. 코드를 보지 않았다면, 아무리 간단한 게임이지만, 그래도 이런 게임을 고작 75 라인으로 짤 수 있으리라고 절대 생각 못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그랬다. 여기서 이 책이 주는 한가지 교훈이 드러난다. 게임은 장황한 코드가 아니라, 아이디어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게임 코드를 하나하나 분석하면서, 내가 게임을 너무 어렵게만 생각했구나 반성하게 된다. 그러면서 막연했던 파이썬과 좀 더 친근해지고, 활용에도 자신이 붙어진다. 테트리스 코드도 전에 봤던 그 어떤 코드보다 짧고 효율적이었는데, 그만큼 파이썬이 게임분야에도 잘 만들어진 언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책을 게임을 다뤄서 그런지 몰라도, 전체가 컬러로 편집 디자인되어 있다. 컬러 책 좋아하는 나에게 딱이다. 중요 부분이 눈에 쏙쏙 들어오게 되어 있고, 부족한 지면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설명도 자세하다. 선도 그어 설명하고, 그림도 그려 이해가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최근 파이썬 책을 보면, 문법만 설명되어 있거나,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야 위주로 출간되고, 게임은 유니티 위주로 책이 나와, 주제와 언어들이 너무 편향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왔는데, '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은 그런 면에서파이썬의 새로운 활용을 제대로 보여줬다 생각한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PyGame나 게임관련한 국내에 발간된파이썬 책이 많지 않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게임으로 배우는 파이썬'은 전산 전공자가 아니더라도 파이썬을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가뜩이나 알면 알수록 어려운 프로그래밍인데, 입문 단계부터 일부러 어렵게 배울 필요는 없다. 그래서 파이썬을 빠르게배우고 싶거나, 실력이 잘 늘지 않는다 생각되면, 이 책을 봤으면 한다. 책에 있는 게임을 짜며 분석하는 사이에 파이썬 실전 내공이 어느새 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