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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 - 인간관계편 ㅣ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심리실험
이케가야 유지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19년 2월
평점 :
최근에 심리 관련 책 중에 진짜 재미있게 본 책이 이케가야 유지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3가지 심리실험'이었는데, 그 재미에 빠져, 그가 쓴 다른 책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을 보게 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번 책도 새롭고 재미난 볼거리가 가득했다. 이는 다른 학자들 동태 파악을 실시간으로 하고자, 일어나자 하루 100여 편의 논문을 눈도장 찍는 다는 저자이기에 가능한 것일지 모른다. 그만큼 열정적으로 최신 연구를 발 빠르게 접하다 보니, 다른 책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 가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책에도 심리와 관련된 정신의학, 사회심리학, 뇌과학과 관련된 내용을 담고 있는데, 부제 인간관계편 답게, 좀더 인간의 심리적인 내용을 더욱 파헤치고 있다. 각 주제는 관련 실험을 한 쪽에 먼저 소개하고, 이어 자세한 실험이나 관련된 이야기 또는 저자의 경험을 얘기하고 있다.
여러 볼거리 중,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갑질과도 관계있는 내용도 보인다. 상류층의 도덕 관념 희박에 대한 연구를 보면, 비싼 고급 승용차를 타는 사람이 끼어들기나, 횡단보도에서 교통 법규를 2.5배나 더 많이 무시했다고 한다. 사회적 지위가 높을수록 거짓말도 더 잘했고, 사탕 집는 실험에서도 상류층 사람이 더 많이 집었다고 한다. 실험 참여자에게 자신이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도록 요청하니, 그들도 탐욕스러워졌다고 한다. 여기에 '물욕은 부끄러워할 필요 없는 인간이 가져야 할 정당한 욕구'라는 문구를 붙이니 무례함이 상류층 사람보다 심해졌다고 한다. 이 연구를 보면서, 갑질을 하고 안 하고는 종이 한 장의 차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상류층의 갑질이 많긴 하지만, 식당이나 각종 매장에서 갑질은 꼭 그들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갑질을 조장한 정당한 욕구라는 문구처럼 '손님이 왕이다'라는 말이 결국 갑질을 오히려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본다.
4장은 대부분 뇌과학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중에 서번트 신드롬에 대한 주제도 나온다. 자폐증 환자 중에 기억력이나, 수학적 능력, 예술적 능력이 뛰어나는 현상이 간혹 생기는데, 대신 언어능력이 문제가 된다고 한다. 뒤에 나오는 뇌를 전기 자극해서 수학 능력을 올리는 실험도 비슷한데, 뇌의 어떤 능력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다른 기능에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강철의 연금술사'에 자주 나오는 등가교환의 법칙을 보는 듯하다.
간략히 두가지만 소개를 했지만, 이렇게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61가지 심리실험'에는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들이 많다. 단순히 재미있는 내용도, 여러 번 깊이 생각해볼 내용도 있다. 인간관계에 숨겨진 사람의 심리가 궁금하다면, 분명 얻어갈 것이 많은 책이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들은 길지 않아, 버스나 지하철 안에서 읽기도 좋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기에도 좋은 볼거리가 풍부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