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일본어, ‘마구로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초급1 일본미식회‘

마구로 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초급 1 - 일본미식회 ㅣ 마구로 센세의 일본어 시리즈
최유리 지음, 나인완 그림 / 브레인스토어 / 2018년 7월

일본은 출장에 여행까지 기회가 좀 있어서 나름 여러 번 갔는데, 가면 갈수록 고도의 요령만 생겨서 알았던 일본어도 까먹어 간다. 히라가나, 가타카나도 이젠 마구 헷갈린다. 그래도 다니는데 큰 문제는 없긴 하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일본어를 할 줄 아는 것과 모르는 것과는 분명 천지차이가 있다 생각한다. 맨날 여행 책자에 나오는 곳만 가는 것도 이제 식상하고, 좀 더 싸게 각종 물건들을 살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서 놓친다. 무엇보다 수박 겉핥기 문화 체험만 하게 된다는 것이 큰 아쉬움이다. 

이렇게 잘 알면서도 막상 일본어 공부하려면 쉽지가 않다. 작심삼일만 몇 년째 인지 모른다. 어학 공부의 지루함을 이기지 못한다. 그런데 최근 재미있는 일본어 책을 발견했다. '마구로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라는 책이다. 일본어를 만화로 배우는 공부의 부담감을 확 줄인 어학 교재다. 일본어 초보를 대상으로 일본어 한자의 훈독, 음독, 히라가나, 가타카나부터, 인사, 수사, 조수사, 형용사, 기초 문법, 기초 회화 등을 익히게 한다.  

이렇게 수사니 형용사니 말하니 기존 일본어 책을 다시 보는 거처럼 미리 지겨워질 수 있으나, 이 책은 좀 다르다. 만화를 이용했다고 해서 일본어 설명하는데, 곁다리로 만화라는 수단을 쓴 정도가 아니다. 일본어 공부와 함께 일본 음식을 즐겨보자는 주제를 가진 만화이다. 이 책이 초급1 일본미식회 편이 된 이유이기도 하다. 

책 구성을 보면 전체 8 강의로 되어 있고, 각 강의마다 주제가 되는 일본 음식이 나오고 이와 함께 관련된 일본어를 배우게 만들어져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맨 먼저 만화로 주제가 되는 요리에 관한 스토리를 보여주고, 요리에 관한 정보를 알려준다. 관련된 요리명이나 반찬, 관련 단어도 여기서 살짝 익힐 수 있다. 그리고 이어 '일본통 되기'에서 좀 더 많은 관련 음식과 만화에서 미처 다 말하지 못한 정보를 들려준다. 본격적 일본어 공부는 '일본어 정복'에서 다룬다. 이 부분도 대화 형식으로 일본어를 설명하고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 없다. 마지막으로 연습하기에서 앞에서 배운 것을 다시 복습하고, 직접 써보게 유도하고 있다. 

강의에 사용되는 일본어 단어나 회화도 여행에서 음식 주문이나 물건 구입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완전 실전회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만화 내용과 완전히 연결된 강의라 머릿속에도 오래 남는 거 같다.

사실 책을 보면, 일본어 공부보다 일본 음식 즐기는 게 오히려 더 주가 되는 거 같다. 오야꼬동부터 시작해서, 돈부리 전문점에서 즐길 수 있는 각종 음식, 라멘, 꼬치요리, 술, 타코야끼, 샤브샤브, 에키벤까지 일본 음식 퍼레이드를 벌인다. 마치 먹방 프로를 보는 듯하다. 밥을 먹고 나서 봐도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다시 입맛을 다시게 된다.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각종 요리인데, 일본어를 배우며 이렇게 일본 음식에 대해 다양한 정보까지 배우게 되니 일거양득이다.

이러니 '마구로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에 지겹다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 일본어 공부라는 목적을 까먹고 즐겨도 이 책은 그만한 값어치를 한다. 일본 여행 시 음식 즐길 때 아주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게다가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은 최신의 것을 담고 있다. 1강에 나온 돈부리 가격표가 2018년 7월 기준이라니…. 진짜 따끈따끈한 책이다.

이 책에서 아쉬운 게 있다면, 딱 하나, 요즘 어학 교재에 대부분 다 있는 원어민 MP3 파일이 없다는 것이다. 반복학습에 사용하게 나중에라도 제작해서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이왕이면, 회화 부분뿐만 아니라, 책 속 곳곳에 있는 모든 단어들을 일본어로 읽어주고, 한글 뜻도 읽어주는 식으로 해주면 더욱 좋을 거 같다. 

'마구로센세의 본격! 일본어 스터디' 속 학습 양은 절대 적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화라서 부담감이 없을 뿐이다. 내 경우 재미난 내용과 먹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여러 번 보게 되고, 집중할 수 있었다. 색다르게 또는 재미있게 일본어 공부를 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침 흘리고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