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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밤새읽는 수학 이야기 : 프리미엄 편 ㅣ 재밌어서 밤새 읽는 시리즈
사쿠라이 스스무 지음, 장은정 옮김, 계영희 감수 / 더숲 / 2018년 7월
평점 :
요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과학 책 시리즈를 들라면, '재밌어서 밤새 읽는'을 들 수 있다. 일본에서 55만 부나 팔릴 정도의 인기 과학시리즈로 화학, 물리, 수학 등 다양한 과학 분야를 다루고 있고, 시리즈 이름처럼 재미있고 내용이 쉬워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에 뚝딱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이 시리즈 중 수학은 여러 편이 나왔는데, 이번에 새롭게 수학 이야기 프리미엄편이 추가로 나왔다. 보통 수학이라면 고개를 좌우로 젖는 분이 많은데, 갈수록 인공지능, 빅데이터, 각종 인식 분야 등에서 수학의 중요성이 나날이 커져가면서 최근 서점가에 수학 관련 책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게 된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수학 이야기 프리미엄편'도 이런 트렌드를 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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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더 이상 딱딱하고 골치 아픈 수학이 아닌, 생활 속에 관련된 수학 이야기, 그 원리와 역사적 에피소드 등을 들려주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수학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으로 파트 1에서는 해바라기, 솔방울, 나뭇가지와 같은 자연을 들여다보고, 그 속에 감춰진 피보나치수열과 같은 것들을 알아본다. 이를 통해 황금비, 황금각에 대한 원리도 이해한다. 토너먼트 경기, 한 붓 그리기, 포커 속에서도 숨겨진 수학을 찾아본다. 로그에 얽힌 이야기, 그 속에서 탄생한 소수점 이야기도 들려준다. 첫 파트답게 전혀 부담 없는 수학 이야기인 것이다.
파트 2에서는 나름 수학식도 보이고 계산도 나온다. 계산 나온다고 겁낼 필요 전혀 없다. 구구단이나 가벼운 퍼즐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는 루트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분수의 특징도 얘기하고, 수학의 노벨상, 필즈상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소수도 살짝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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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 3은 페르마의 작은 정리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소수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소수의 특징과 활용성도 알아보고, 최종적으로 리만 가설까지 얘기를 한다. 사실 리만 가설은 1859년 제기된 이후 150년 넘게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많은 수학자들이 노력했을 만큼 쉽지 않은 것인데,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수준을 낮춰, 고급 수학의 묘미를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게 한 점이 아주 신선했다. 기존의 가벼운 수학 책에서 다뤄왔던 흔한 주제가 아니기에 더욱 그랬다. 어려운 것을 쉽게 설명하는 저자 사쿠라이 스스무의 내공일 것이다.
책 전반에 다양한 그림들이 있어서 바로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제목처럼 책 속 이야기에 빠져 단숨에 다 읽고 말았다. 아는 내용도 있었지만, 역시 모르는 게 많았다. 저자가 일본인이다 보니, 일본 수학에 대한 것들이 등장하는데, 역사 속 우리 수학은 어땠는지 궁금함이 생겼다. 나중에 한번 꼭 관련 책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나는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책 제목을 프리미엄이 아닌 프라임편으로 잘못 봤었다. 눈이 나빠서 그런 것도 있지만, 수학과 절대 떨어트릴 수 없는 게 소수, prime number이기에 당연히 그럴 것이라 지레 짐작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연이지만, 잘못 본 게 완전 틀리진 않았다. 내용에 많은 부분이 소수에 대한 이야기였으니까 말이다.
앞으로 수학적 상식은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교양 과목으로 수학을 필수로 배우는데, 사실 계산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이 배운 수학을 생활에 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수학은 논리적이고 단계적인 학문이다. 합리적 판단과 바른 비판, 결과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해준다. 따라서 이공계통 출신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알아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가짜 뉴스가 판치고, 누군가 의도된 여론 조작을 일삼는 세상에 산다면, 속지 않기 위해 기본적 수학적 소양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밌어서 밤새 읽는 수학 이야기 프리미엄편' 같은 책을 읽다 보면, 당장은 재미있게 읽기만 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수학을 자주 접하다 보면, 알게 모르게 수학적 소양이 쌓이게 될 것이다. 어쨌든 가장 중요한 것은 수학과 좀 더 친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