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얼마나 내 삶을 지배하는가
플로리안 아이그너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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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속에서 우연이라는 단어는 요리 속의 향신료처럼 강한 자극을 남긴다. 우연히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이나 배우가 되기도 하고, 외국에서 동네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우연한 기회로 연인을 만나기도 한다. 만남뿐만 아니라, 길거리 가다 우연히 돈을 줍기도 하고, 우연히 , 복권이 당첨되어 대박 행운을 얻기도 한다. 이렇게 우연은 운과도 관련이 있는데, 항상 좋은 쪽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불운도 존재한다


생각할수록 점점 신비함을 느끼게 하는 단어가 우연인 같다. 그래서 우연을 정의하라면 뭐라 말해야 할지 난감하다. 더욱이 우연을 과학적으로 얘기하라면 기가 막힐 것이다.  


그런데 정의하기 어려운 우연을 물리학, 진화론, 심리학, 통계학과 같은 여러 과학을 가지고 생각해본 책이 있다. 그것이 바로 '우연은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가'이라는 책이다. 우연이라는 책의 주제도 독특한데다, 우연을 우리 삶과 과학으로 풀어내는 재치 있고, 일리 있는 황당함이 너무나도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 플로리안 아이그너는 양자물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로 미신과 신비주의를 과학으로 파헤치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이번엔 우연을 주제로 우리 삶에 우연이 어떤 의미를 주고, 과학적으로는 어떤 해석을 있는지 알아본 것이다


'우연은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가'라는 제목만 가지고 보면, 사실 책이 과학적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 자기 계발서나, 심리학 책이 아닌가 오해를 수도 있을 것이다. 일부 그런 내용을 담고 있긴 하지만, 절대 그런 책이 아니다.


그는 먼저 성공과 운에 관계를 생존자 편향, 심리 실험 등을 통해 따져봤다. 성공한 사람들은 어떻게 성공했으며, 무엇이 작용했나 알아본 것이다. 그런데 주된 요소는 의외로 행운 우연이라는 것이다. 똑같은 노력, 똑같은 재능 같은 조건에서도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는 것은 우연이라는 힘이 크게 작용해서 생기는 것으로 누가 잘났고 못났냐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소위 노오력을 해도 안되는 좋은 우연이 찾아오지 못해서 그런 것이므로 기죽거나, 너무 실망할 필요 없고, 성공한 사람도 자기가 잘나서 그런 것으로 착각해서도 안된다고 말한다. 우리는 이런 우연이 존재하며 그것이 우리 삶을 언제든지 새로운 방향으로 휘몰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입장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야기다. 우연을 그냥 받아들이라고? 뭔가 화가 난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저자는 우연을 예측할 있는지 과학적으로 따져봤다. 우선 우연이라 불리는 것은 과거 과학이 많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는 갑작스러운 태풍이나 가뭄과 같은 설명할 없는 자연현상을 우연이라 여겼고, 우연을 받아들일 없기에 신과 같은 존재나 동시에 벌어진 사건을 연결 지어 필연으로 만들게 것이라 봤다.


그래서 우연을 과학적, 논리적 해석이 가능한지 따져 것이다. 모든 우연을 뉴턴 시대에는 수학적 물리학적 해석이 가능하리라 생각을 했다. 심지어 아인슈타인까지도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 하며, 부정했으나, 결국 양자역학과 같은 도대체 알지 못하는 과학의 등장으로 또 다른 국면으로 빠지게 된다. 카오스 이론과 삼체문제와 같이 어떤 사건에 발생한 우연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많은 자료가 필요한데, 이는 계산이 가능하지 않으며, 양자 자살과 같은 다중 세계로 들어서면 더욱 분석은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우연이 필연인 진화론에도 적용이 된다. 우연을 인정하지 않고는 진화론을 이해했다고 없는 것이며, 실제 대장균 실험에서도 이와 같은 결과가 발생함을 알게 된다. 우리가 그동안 알았던 기린 목이 길어지는 이유와 같은 적자생존 이론의 적용은 틀린 것이며 적자생존으로 모든 진화를 얘기할 없으며, 진화에도 많은 우연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지구를 지배하는 현재 인류가 다른 생물보다 잘나서 그렇게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연으로 발생한 각종 사건에 인류가 단지 살아남아서 이렇게 것이라는 소리다


그러므로 우연을 야구 선수의 강박적 징크스와 같은 미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우연을 패턴화하는 것도 바보스러운 짓이며, 로또를 분석을 통해 맞출 있다는 착각에 빠져서도 안된다. 성모 치유의 기적과 같은 비과학적인 통계의 오류에 빠져서도 안된다


우연은 말 그대로 우연한 현상으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우연은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므로 이로 인해 과학전 도전이나 삶의 희로애락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우연은 그냥 우연으로 받아들이면 되는 것이다


'우연은 얼마나 삶을 지배하는가'는 독창적인 시점으로 써진 책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많은 과학적 사실과 사건, 실험 등이 나오다 보니 다소 어려운 책이기도 하다. 하지만 책을 보고 나면, 사고의 크기가 달라질 것이다. 보는 시선이 넓어질 것이다. 깨달음을 얻기 위한 화두를 거머쥔 선승의 심정을 느끼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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