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표제인 <숏컷>은 『소녀를 위한 페미니즘』에 수록된 내용이라고 한다. 청소년기에 특히 민감한 이성관계와 친구관계에서 생기는 갈등과 고민들은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그 속에서 이른바 '탈코르셋'이라고 하는 '숏컷'을 중심으로 몰카범죄와 페미니즘 이슈들이 녹아있다.
승아는 주목받기 위해, 좋아하는 남자애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선택한 수단으로 '숏컷'을 했다. 그 결과 좋아하는 남자애 이수에게도 관심을 받고, 주목도 받는다. 그런데 예상치 못하게 카리스마있어 보였다는 이유로(?) 다연이에게 생겨난 문제에 얽히게 된다. 다연이와 함께 노래방을 간 남자애들이 다연이의 영상을 찍어 성적 대상화가 되도록 편집을 한 뒤 유포한 것이다. 뜨아~~ 승아는 골치아프면서도 기대를 충족시켜주고 싶다. 그러다 점점 진심으로 돕게되는 승아.
페미니즘 이슈가 불거지자 남친 이수는 승아에게 머리를 길으라 말한다.
"아, 그건 못생긴 애들이 어차피 외모로 승부를 못 보니까 똑똑한 척하느라, 남자인 척하느라 그런거지."
라는 이수의 말은 승아에게 현실 각성을 하게 해준다. 이수가 어떤 아이인지 드러나는 말이다.
"심지어 동영상을 건네받은 사람에게 동영상 속의 주인공은 익명의 존재에 불과하므로 아무런 죄책감 없이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 악의조차 없으므로 더 해롭다. 악의를 가지고 한 행동은 당사자의 마음에 미세한 흔적이라도 남기는데 무신경하게 퍼뜨리는 자들은 자신이 무슨 행동을 하는지 의식조차 못 할 것이다. p.55"

스스로에게 당당한 선택을 하는 삶.
"하지만 이 일은 내 일이기도 하니까. 아니, 우리 모두의 일이니까."라고 말하는 승아의 말에 백번 공감했다. 만약 승아가 다연이의 사건을 모른척하고 남친에게 예쁨받기 위해 '난 똑똑할 수 없다고'라고 합리화 했다면. 남친 이수와 그 친구들 모두 문제가 문제인지도 모른채 살아가겠지.
"앞으로 쟤들하고 같은 지구, 같은 나라에서 몇십 년은 같이 살아야 하는데 문제가 없는 척 덮어 둘 수는 없다"고 다짐하며 힘들지만 싸우기로 결심하는 승아. 승아의 결정에 나도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