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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은 가을도 봄
이순원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20년 7월
평점 :

고등학교때 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춘천을 한 세네번 여행 다녀왔다. 가깝지만 멀기도한 춘천은 경춘선으로 이동이 가능하면서 강원도를 왔다는 여행의 기분도 만끽하게 해주었기 때문에 자주 찾게 되었다. 그런 춘천을 배경으로 한 '그때 그 시절'의 '청춘'이야기가 궁금했다.
장발이 자유의 상징이자 검거의 대상이 되던 시기, 반공방첩이 붙고, 가장 비싼 하숙집의 하숙비가 월 3만 원 하던, 닭갈비가 가장 저렴한 음식이었던 그 시절의 춘천
"그때는 그랬다. 모든 눈과 귀와 입이 오로지 '유신 과업' 수행과 이를 위한 '국민 총화'로 열려 있어야 했다.(198P)"
진호는 잘사는 집안에서 자라며 나라와 사회가 잘못되었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런 잘못 한가운데에 있는 아버지위 죄를 대속하는 의미로 나서야할 것 같은데 용기 없어 행동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이 또 초라하게 느껴졌을 것이다. 수치스러웠을 것이다.
호승지심 가득했던 청춘의 한 면이 공감된다.
어떤 개(교수)가 말한 진정한 용기란 "스스로 소영웅주의적행동을 자제할 줄 아는 것"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그 반대를외친다. 그리고 분노와 흥분이 아닌 침착하게 침묵 연좌 시위만 하여 다른 이유들이 개입되어 본 뜻을 흐리게하지 않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오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현실의 결과는 불합리했으며 안타까웠다. 진정한 용기란 무엇일까.
이 소설은 주인공의 얼룩들이 모여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지나 큰 그림을 보니 그 얼룩들은 자화상이다. "밉건 싫건 수치스럽고 부끄러웠던 과거도 모두 '나'의 일부가 되며 이를 통해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자신이 와 있는 길을 가늠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얼룩은 가치를 지니게 된다."
내가 찍어가는 점들, 때로는 그게 얼룩같아 보일지라도 실패와 얼룩으로 남는 것이 아닌 나라는 사람을 그려내는 소중한 흔적이라고 말해준다.
주인공이 글을 쓰겠다고 할 때 당숙은 " 그래, 하여라. 스스로에게는 고통스러운 열정일 것이나 장치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할 따뜻한 삶에 대한 그리움으로. 설사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이 끝내 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는 물론 누구도 감히 너의 열정을 실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232p)"
시인인 당숙의 위로되는 조언들과 실패에 아픔에 자신에 대한 수치스러움을 겪으며 돌아본 주인공의 얼룩진 삶은 지금의 나의 삶도 위로해준다.
내 삶에서의 수치스러움, 부끄러움의 순간들 그리고 앞으로의 불안과 위태로움 속의 방황들이 분명 가치있을 것이라 말해준다.
그리고 지금 나를 이루고있는 시공간과 타인들. 이것들은 나의 세계에 개입하고 있다. 저자는 타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과 세상을 이해하게 게 된다.
나의 세계에 개입하고 있는 모든 것들 속에서 나또한 선물들을 발견하면서 살아가야지. 그 선물을 열어보며 기뻐하며 발전해 나가야지. 하고 다짐해본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고, 사람에게는 사람의 길이 있다 - P236
그래, 하여라. 스스로에게는 고통스러운 열정일 것이나 장치 우리 모두에게 있어야 할 따뜻한 삶에 대한 그리움으로. 설사 네가 가고자 하는 길이 끝내 열리지 않는다 하더라도 너 스스로는 물론 누구도 감히 너의 열정을 실패라고 말할 수 없을 것이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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