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간의 단절과어두운 내면을 담백하게 공유할 수 있어서 위안을 받는 작품이었다.일반화되고 일상적이라 지나치게 되는 단절을 더 작게 균열을 내서 한단계 들여다보면 그 안에서 차가운 나의 모습을 발견 하는 쓸쓸함을 맛보게된다. 그럼에도,우리는 모두 노력을 해도 이을 수 없는 단절을 가지고 있고,그것이 우리의 공통점이라면,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위로를 얻을 수 있는 밤이다.그리고 또 이질적인 따스함을 가진 우리가 , 그런 존재들이란 게 다행이라고…
작가가 좋아하는 시를 묶어놓은 것.덕분에 몇편의 마음에 드는 시를 발견하고작가도 알게 되었다.마음을 깨무는 시는 없었지만.단순한 시는 촌스럽게 느겨지고한이 서린 시는 지루하다.나처럼 아는 것도 없으면서 취향만 복잡한 독자를 만족할만한 시집 발견하고 싶다.
주인공 오기가 쓰는 소설이다.가끔 자기본위적이고 탐욕스러운 사람을 만날 때본인은 스스로를 어떻게 여기고 있을까 궁금해지곤 한다.이 소설속 주인공들이 그 비밀을 이야기해주고 있다.사고로 아내를 잃고 식물인간이 된 주인공은 장모와 함께 살게 되는 데 장모가 아내의 기록물을 보게 되면서 미저리와 같은 엽기적 생활이 시작된다.간질간질 스릴 있는 플롯 위에 특이한 인물의 캐릭터 묘사를 툭 흐르듯이 올려 놓았다. 관계와 일상에 대한 질문까지 올려져 있어 다 읽고나니 꽤 좋은 소설이라 생각이 든다.그런데.. 달리듯 읽어서일까?먼가 소설에도 조그맣게 구멍이 있는듯 한 기분은 왜 인지 모르겠다.
가끔 인생의 책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있다.지루해서 덮었던 이 책을 다시 들었을 때가 그랬다.자전적 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시간이 꽃이니 회색신사니 원형극장에 사는 누더기 소녀 따위는 애정이 가지 않았었다.내 삶에 대입되는 겹침을 발견하기 전까지는.이 책을 만나기 전과 이후 삶을 보는 내 시각은 정말 다르다.
언제 읽어도 진리.완벽한 캐릭터의 몰입이라고나 할까?자전적 소설은 그래서 살아있다.읽다보면 어느새 나는 요새말로 4차원적인 사춘기 소년과 마주하고 있다.순수함으로 인간의 허위와 가식을 꿰뚫고 있는 이 소년에게 어찌 반하지 않을까?이 책을 읽으면 나는 항상 ‘위대한 개츠비‘가 떠오른다.두 책의 공통점은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대응하는 두 인물의 순수성이다.우리는 모두 위장을 하고 산다.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자본 혹은 자본을 대체하는 무언가를 갖기를 꿈꾼다.그것이 결국은 무기가 되고 훈장이 되고 또한 우리 자신도 그것으로 또 남을 평가한다.이런 구역질나는 세상에서 주인공이 하고 싶은 일은 그래서 호밀밭의 파수꾼이다.